아이러브캐릭터 - 광고비 아끼고 브랜드 이미지 높여 일석이조

유통가에서 자체적으로 만든 캐릭터를 활용한 마케팅 전쟁에 불이 붙었다. 브랜드 이미지를 부각시키면서 광고비도 줄일 수 있기 때문이다. 또 소통 문턱을 낮춰 소비자들에게 친근하게 다가갈 수 있어 그들의 지갑을 공략하기에도 한층 수월하다. 바야흐로 자체 캐릭터 전성시대의 서막이 열리고 있다.

앞다퉈 캐릭터 선보이는 식품업계 

캐릭터 활용이 활발한 곳은 단연 식품업계다. 캐릭터가 들어간 제품군 중 소비자들의 눈에 띄기 쉽고 자주 찾아 그만큼 구매가 집중되고 있는 분야가 바로 식품 및 음료이기 때문.

소비자들이 뜨겁게 반응한 캐릭터는 올 초 SNS에서 화제가 된 빙그레우스 더 마시스다.

빙그레 왕국의 왕위 계승자로 등장하는 빙그레우스 더 마시스는 빙그레를 상징하는 액세서리를 착용하고 나와 특유의 세계관과 말투, 스토리 등으로 SNS 이용자들에게 색다른 재미를 선사했다. 그러자 이제는 아이스크림을 의인화한 투게더고리 경, 비비빅군, 옹떼 메로나 부르장 등의 캐릭터도 등장하고 있다. CJ제일제당은 지난 5월 즉석밥 브랜드 햇반의 쌀알이 패밀리 캐릭터 8종을 선보였 다. 쌀알이는 백미, 브라우니는 현미, 까미는 흑미, 킹콩은 검은콩, 기기와 조조는 기장과 조, 뽀리는 보리, 삐삐는 병아리콩을 형상화했다. 이후 팝업스토어 개설과 함께 캐릭터를 활용한 햇반 프리미엄 제품을 내놓는가 하면 CJ더마켓에서 온라인 기획전도 진행했다. 이어 카카오톡 이모티콘을 비롯해 인형, 휴대폰 팝소켓, 스티커, 학용품 등도 출시할 예정이다. 

동원F&B는 동원참치의 오리지널 캐릭터인 다랑이를 만들었다. 다랑어를 의인화한 캐릭터로 참치 캔을 타고 바다를 떠다니며 세계를 여행하는 모습을 통해 동원참치의 건강한 이미지를 전한다. 동원F&B는 밀레니얼 세대와 적극 소통하고자 다랑이를 활용한 첫 번째 콘텐츠로 스마트폰 테마를 제작해 무료로 배포했다. 

도미노피자는 최근 자체 캐릭터 도디를 공개했다. 도디는 피자 도우처럼 하얗고 동그란 얼굴에 커다랗고 야무진 손을 가진 만능 재주꾼이다. 도디는 도미노피자의 다양한 프로모션과 공식 SNS 채널 등에서 만나볼 수 있다. 또 도미노피자 공식 유튜브에서 드라이빙 픽업 서비스와 비대면 안전배달 서비스를 도디와 함께 소개한 캠페인 영상도 볼수 있다. 

롯데칠성음료의 오가닉 유기농 적포도&보라당근의 패키지는 자체 개발한 캐릭터로 제작됐다. 캐릭터 이름은 아이들이 쉽게 기억할 수 있도록 앞서 선보인 크니(사과&당근), 쁘니(레드비트&배&토마토)에 이어 트니(튼튼이)로 지어졌다. 롯데칠성음료는 신제품 출시와 함께 크니, 쁘니와 친구들이 춤과 노래로 새로운 친구 트니를 소개하는 광고를 선보이기도 했다. 

한국야쿠르트도 야쿠르트D20이란 자체 캐릭터를 제작했다. D20은 프로바이오틱스 유산균을 의인화한 캐릭터다. 

몸체는 야쿠르트 병 모양으로, 얼굴은 동그란 유산균 모양 으로 표현했다. 로봇을 연상하게 하는 외모는 장까지 살아가는 유산균의 강인함을 뜻한다. 캐릭터 이름인 D20은 DAY20의 줄임말로 야쿠르트 1병을 만들기 위해 20일 동안 엄격한 제조과정을 거친다는 뜻을 담았다.

백화점 · 온라인몰도 가세 

제조사에서 시작된 자체 캐릭터 제작 열풍은 백화점과 온라인 쇼핑몰 등 유통가에도 불고 있다. 

신세계백화점은 지난 2017년 선보인 자체 캐릭터 푸빌라를 활용한 상품을 출시했다. 백곰을 모티브로 탄생한 이 캐릭터는 백화점 업계 최초로 기획, 개발, 론칭까지 전 과정을 직접 진행해 화제가 됐다. 

네덜란드의 유명 일러스트 작가 리케 반 데어 포어스트와 협업해 만든 푸빌라는 매년 크리스마스에 신세계백화점 본점 외관을 장식하면서 신세계를 상징하는 캐릭터로 자리 잡았다. 신세계백화점은 SNS에서 선보일 푸빌라 애니메이션을 제작하고 매장도 푸빌라 캐릭터로 꾸미며 다양한 마케팅을 진행한다. 

현대백화점도 지난해 독일의 일러스트 작가 크리스토프 나만 과 손잡고 개발한 흰디(Heendy)를 마케팅 전면에 내세웠다. 흰디는 지난해 5월 현대백화점의 영문 이니셜의 초성인 H와 D를 사용해 만든 강아지 캐릭터로 매사 끼어들기를 좋아하며 엉뚱하지만 미워할 수 없는 친근한 이미지의 캐릭터다. 현대백화점은 흰디를 시즌별 테마에 맞춰 온 · 오프라인 채널 연출과 각종 마케팅에 적극 활용하면서 생활소품 등 라이선싱 제품 론칭에도 나섰다. 

이 밖에 롯데쇼핑의 통합 플랫폼인 롯데온(ON)도 자체 캐릭터 5종을 공개했다. 레오니(레드+롯데온)와 아콩(초록색), 피옹(파란색), 도돼(보라색), 설기(흰색) 등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