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0년 우리나라 콘텐츠 산업이 남긴 자취는 어떤 것일까. 또 2021년 콘텐츠 산업은 어디를 향할 것인 가. 문화체육관광부와 한국 콘텐츠진흥원은 지난 12월 ‘콘텐츠산업 2020년 결산과 2021년 전망 세미나’ 를 온라인으로 진행했다. 코로나19로 비대면이 일상화되고 제작 · 유통 · 이용 등전반에 걸쳐 변화를 겪은 콘텐츠산업의 어제와 오늘을 돌아보고 내일을 전망해본다.
2020년을 관통한 키워드는?
‘숫자로 보는 2020년 콘텐츠산업’ 이란 주제로 발제에 나선 콘진원 정책본부 박혁태 산업정책팀장은 지난해 산업을 관통한 키워드로 위기를 기회로 극복한 콘텐츠산업의 태세 전환, 세계를 열광시킨 K-콘텐츠, 코로나 블루를 치유하고 위로하는 웰니스 콘텐츠, 장수 콘텐츠 IP의 재해석, 코로나 이후를 준비하는 콘텐츠 분야의 디지털 뉴딜 등을 꼽았다.
박 팀장은 K-pop의 온라인 공연, 극장에서 OTT로 선회한 영화, 콘솔 시장으로 눈길을 돌린 게임산업 등을 위기를 기회로 바꾼 사례로 꼽았다. 또 유튜브 누적 조회수 72억 회를 돌파한 동요 핑크퐁 상어가족, 태국 지상파 채널 시청률 1위에 오른 애니메이션 신비아파트, 대만에서 매장 방문객수 1만 명을 넘어선 카카오프렌즈 등 국산 캐릭터, 애니메이션을 비롯해 BTS로 대표되는 K-pop, 영화 등이 한류 콘텐츠의 확산을 이끌었 다고 강조했다.
아울러 뉴트로 열풍과 숏폼 콘텐츠, 웹소설 등은 기존의 콘텐츠를 재해석해 소비자에게 신선한 재미를 안겨줬던 한해였다고 평가했다.
그렇다면 새해 콘텐츠산업을 이끌 키워드는 무엇일까. 콘진원 정책본부 송진 미래정책팀장은 ‘키워드로 전망하는 2021년 콘텐츠산업’ 이란 주제의 발제를 통해 새해 트렌드를 선도할 8개 주제를 소개했다. 송 팀장은 우선 가상과 현실을 융합한 메타버스를 언급하며 현실과 가상이 어우러진 엔터테인먼트 콘텐츠가 점차 확산할 것으로 전망했다. 메타버스는 초월을 뜻하는 메타 (meta)와 현실세계를 뜻하는 유니버스(universe)를 합친 말로, 가상세계와 현실세계가 융합해 상호작용하는 초현실 세상을 의미한다. 또한 증강현실, 인공지능 기술 등을 활용한 아바타의 등장과 다양한 장르의 융합으로 새로운 비즈니스 모델이 창출될 것으로 내다봤다.
송 팀장은 콘텐츠 IP 확장 방식이 더욱 다양화할 것이라고도 했다. 웹툰의 애니메이션화, 드라마의 게임화, 게임의 영화화 등 리메이크, 리부트, 리유즈를 통해 IP 확장이 다각화되고 콘텐츠와 콘텐츠, 콘텐츠와 비콘텐츠간 교차 경쟁이 확대될뿐더러 연결과 협업의 경계가 점차 사라질 것으로 예측했다.
이와 함께 비대면과 대면이 혼재하는 콘텐츠 환경 속에서 보다 편하게 집 또는 차에서 콘텐츠를 즐기는 현상과 꼼꼼 해진 콘텐츠 이용자들의 선택기준을 통해 이용자들의 자기 표현이 강화되고 있는 현상에 대해 설명하면서 보다 깐깐 해진 이용자들을 만족시킬 콘텐츠의 필요성을 역설했다.
이 밖에 데이터, 네트워크, AI 등 인프라의 중요성과 그에 따른 디지털 일자리 창출, 재택근무 등 콘텐츠산업 분야의 고용, 노동환경의 변화, 새로운 지역과 유통방식을 중심으로 한 한류의 지속가능성 등의 전망도 제시했다.
새 도약을 위해 필요한 건 무엇인가?
이날 세미나에서는 코로나19 이후 콘텐츠산업의 변화를 분석하고 새로운 도약을 위해 필요한 것이 무엇인지를 논의하는 종합토론도 진행됐다.
고려대 최세정 교수가 진행을 맡은 토론회에는 ‘바람의 나라: 연’ 으로 올해 게임시장의 복고 트렌드를 유행시킨 넥슨 강민혁 본부장, AR 아바타 서비스 ‘제페토’ 로 Z세대의 사랑을 받은 네이버제트 김대욱 대표, 토종 OTT 플랫폼 콘텐츠 웨이브 이희주 실장, K-pop 한류를 이어가고 있는 FNC엔 터테인먼트 유순호 부장, 드라마‘킹덤’을 성공적으로 이끈 에이스토리 추대호 본부장, 유튜브에서 최고 인기를 구가하고 있는 웹콘텐츠 ‘문명특급’ 을 만든 SBS 디지털뉴스랩 홍민지 PD 등 다양한 장르의 전문가들이 패널로 참여했다
네이버제트 김대욱 대표는 “현재의 메타버스는 과거와 달리 사용자 이용 패턴이 콘텐츠 소비에서 생산에까지 확대 됐다” 며 “제한된 콘텐츠 내에서 소비해야 했던 소비 계층의 취향을 사용자들 스스로가 메우고 이를 통해 판매수익 까지 얻을 수 있게 되면서 새로운 생태계가 형성되고 선순환 구조로 성장하고 있는 상황” 이라고 진단했다. 이어 “앞으로의 메타버스는 기본적인 세계관만 존재할 뿐정해진 것 없이 사용자들이 스스로 세상을 만들어갈 것으로 예상된다” 며 “현실세계와 가상세계의 경계를 넘는 훨씬더 다양한 활동들이 메타버스 안에서 가능해질 것이라고 기대한다” 고 덧붙였다.
FNC엔터테인먼트 유순호 부장은 “과거의 오프라인 시대 로는 다시 돌아가기 어려운 만큼 VR, AR 등의 시각효과로 비대면의 한계를 극복해야 한다” 며 “티켓을 사고 MD 를 사며 공연장에 입장해 무대와 군중의 열기를 느끼는 일련의 공연 관람 과정이 온라인에서 최대한 디테일하게 구현될 수 있어야 한다” 고 말했다.
그러면서 “공연에 의존하던 아이돌 그룹의 활동도 IP를 활용한 캐릭터, 드라마, 영화, 웹툰, 게임, 출판, 다큐멘터리등 2, 3차 콘텐츠를 만드는 데 집중될 것” 이라고 전망했다.
콘텐츠웨이브 이희주 실장은 “국내외 미디어 산업은 OTT 를 중심으로 급격한 지각변동이 이미 시작됐고 코로나19 는 그 흐름에 촉매역할을 했다” 며 “OTT는 단순한 인터넷 서비스가 아닌 차세대 미디어로 급부상하고 있고 글로벌 미디어 전쟁을 촉발했다” 고 분석했다.
이 실장은 “국내 OTT도 전 세계를 염두에 두고 서비스를 확장해나가야 하는 숙명을 갖게 됐다” 며 “글로벌 OTT로 인한 위기 상황에서도 국내 콘텐츠산업의 선순환 구조를 이루기 위해 노력해나갈 것” 이라고 강조했다.
출처 : 월간 <아이러브캐릭터> 2021.1월호
출처 : <아이러브캐릭터 편집부> (master@ilovecharact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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