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립영화관 98] 모효진 감독, 태도와 감정이 오래 남는 작품 만들 거예요

애니메이션 / 장진구 기자 / 2026-02-26 08:00:11
Interview


지난해 열린 안시국제애니메이션영화제에서 커미션드 필름(Commissioned Film) 부문에 초청받은 <Get Back>은 시네마틱 영상으로, 공동 연출을 맡은 ‘학생 ’모효진 감독의 뛰어난 모델링 기량과 아트 감각이 돋보이는 작품이다. “딱 한 번 만드는 졸업작품인데 학생이 만드는 수준을 넘어 상업물 같은 퀄리티 높은 영상을 만들어보고 싶어서 멘토로 여기는 감독님께 도와달라고 먼저 요청했죠.”



간략한 소개를 부탁한다

애니메이션과 졸업을 앞둔 학생이다. 오문영 감독님과 함께 ‘Get Back’을 공동 연출했다. 난 캐릭터 모델링과 배경 매트 페인팅을 포함한 아트 작업 전반과 화면 구성을 맡았다. 이 외에도 리얼타임 기반의 캐릭터 작업, 광고 영상에 사용하는 캐릭터 및 배경 모델링 등 다양한 프로젝트에 참여하며 경험을 쌓았다. 여러 프로젝트를 해보고 해외 영화제도 다녀보니 다양한 문화와 작업 방식을 이해하려면 영어를 배워야겠다는 생각이 들어 요즘은 영어 공부에 집중하고 있다.



<Get Back>은 어떤 이야기인가?

동아시아 신화와 전통문화를 모티브로 한 오리지널 세계관의 시작을 알리는 시네마틱 영상이다. 한국, 일본, 중국을 포함한 동양 문화의 정서와 상징을 바탕으로 새롭게 각색한 신들의 이야기인 ‘프로젝트 GOT’(가칭)의 출발점에 해당한다. ‘Get Back’은 이 거대한 세계관의 극히 일부분의 시작을 비교적 간결하게 소개하는 작품이다. 주인공인 번개의 신 라이진의 봉인과 부활을 중심으로 이야기가 펼쳐지는데 다른 신들과의 관계를 전투 장면을 통해 간접적으로 드러내고, 앞으로 전개될 이야기에 대한 여운을 남겼다.



애니메이션을 해야겠다고 결심한 건 언제였나?

중학교 2학년 여름방학 때 모아나를 보고 나서부터다. 모아나는 정답이 보이지 않는 상황에서도 자신의 선택을 믿고 앞으로 나아가는 인물이다. 두려워도 선택을 미루지 않는 태도가 특히 인상 깊었다. 그때 처음으로‘저런 캐릭터를 만드는 사람이 되고 싶다’고 생각했다. 단순히 그림을 잘 그리고 싶다는 욕심보다 누군가에게 용기를 주는 인물을 만들고 싶다는 마음이 컸다. 이후 3D 애니메이션과 캐릭터 작업에 흥미를 느꼈다. 애니메이션은 내게 가장 솔직한 표현 방식이라는 확신이 생겼다. 애니메이션 특유의 함축적이고 직관적인 표현 방식이 잘 드러나는 작품을 감상할 때, 그리고 스크린을 통해 사랑스러운 캐릭터들과 좋은 이야기를 마주할 때 느끼는 설렘은 예나 지금이나 여전하다.



애니메이션을 만들면서 얻는 즐거움은?

제작에 들어가면 대부분의 시간은 반복적이고 세밀한 작업으로 채워진다. 이번 작품에서는 하나의 장면을 설득력 있게 보여주기 위해 같은 컷을 수십 번씩 테스트하는 시간이 많았다. 생각만큼 화면이 잘 안 나오면 답답하고 고통스럽게 느껴질 때가 있다. 그럼에도 작업을 계속하는 이유는 아무것도 없던 상태에서 점차 형태와 의미가 생겨나는 과정을 직접 만들어가는 즐거움 때문인 것 같다. 이번 프로젝트에서도 캐릭터의 실루엣이나 포즈, 화면 구성의 작은 변화만으로 장면의 인상이 크게 달라지는 경험을 수차례 했다. 미세한 조정이 화면 전체의 분위기와 전달력을 바꾸는 걸 직접 확인할 때마다 애니메이션이라는 작업의 복잡함과 그 매력을 실감한다. 시행착오의 반복 속에서 화면이 점점 정리되고 작업의 의도가 분명해지는 순간들이 존재한다. 그 순간들이 쌓이면서 힘들어도 이 작업을 계속하고 싶다는 생각이 든다. 그게 애니메이션을 만들며 느끼는 가장 솔직한 즐거움이다.

 

 

앞으로 어떤 이야기를 들려주고 싶은가?

요즘 가장 만들고 싶은 캐릭터는 나 자신에 가깝다. 취업을 준비하면서 회사가 원하는 모습과 업계가 요구하는 기준을 의식하다 보니 예전보다 자신감이 줄어든 것 같기도 하다. 그래서 인물들이 웃고 노래하며 결국 각자의 자리에서 살아가는 이야기에 더 끌린다. 서사의 개연성은 조금 부족하더라도 캐릭터가 존재하는 것만으로도 충분히 의미가 있는 이야기가 좋다. 불안과 기대, 자책과 희망 같은 감정이 동시에 존재하는데 이를 있는 그대로 캐릭터로 만들고 싶다. 앞으로 만들고 싶은 건 거창한 세계관이나 극적인 설정보다 인물의 태도와 감정이 오래 남는 작품이다. 완벽하지 않아도 계속 움직이는 인물들에 관한 이야기일 것이다. 그 인물들이 어떤 선택을 하든 그 선택이 존중받는 이야기를 들려주고 싶다.

 

 

 

아이러브캐릭터 / 장진구 기자 master@ilovecharact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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