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콘텐츠의 화려한 성장 뒤에는 묵묵히 자신의 자리를 지키며 생태계를 지탱하는 수많은 창작자와 기업, 그리고 이들을 연결하는 에이전시가 있다. 화려한 수식어 대신 현장의 목소리에 귀 기울이며 라이선싱 시장의 플레이어 모두가 상생하는 시스템을 구축해 가고 있는 이너부스 오은진 대표의 이야기를 들어본다.

운영 중인 서비스를 간략히 소개해달라
이너부스는 캐릭터 IP를 보유한 창작자와 이를 활용해 상품화를 원하는 제조·유통 기업, 그리고 이들을 잇는 전문 에이전시가 한곳에 모여 시너지를 낼 수 있도록 돕는 라이선싱 매칭 지원
플랫폼이다. 라이선싱 과정이 보기와 달리 조건 협상이나 절차가 다소 복잡한 편이다. 우리는 이 과정을 시스템화해 각 주체가 겪는 시행착오를 줄이는 조력자다.
서비스의 핵심 강점은 무엇인가?
실용성이다. 단순히 창작자와 제조사를 연결하는 1:1 중개를 넘어 크리에이터는 물론 에이전시의 영업 채널 확장과 업무 효율을 극대화하는데 도움을 준다. 기존 에이전시의 영역을 대체하는 게 아니라 더 넓은 시장을 겨냥해 잠재력 있는 파트너를 선제적으로 발굴할 수 있게 돕는, 믿을 수 있는 ‘레이더’라 할 수 있다.
협업을 망설이는 제조·유통 스타트업에 어떤 도움을 줄 수 있나?
스타트업은 좋은 제품을 갖고 있어도 라이선싱은 대기업만의 전유물이라 생각하거나 높은 진입 장벽 때문에 주저하는 경우가 많다. 이너부스는 이들이 탐색하는 데 들이는 비용과 소모 시간을 줄여준다. 기업의 제품군과 가장 잘 어울리는 검증된 IP 또는 전문 에이전시를 연결해 주고 계약의 수위나 방식을 유연하고 투명하게 조율할 수 있도록 중재한다. 덕분에 리스크를 최소화하면서 브랜드 가치를 높일 수 있다.

최근 시장 상황을 어떻게 바라보고 있나?
SNS나 개인 취향을 바탕으로 작지만 단단한 팬덤을 가진 신진 IP가 정말 많아졌다. 취향이 극도로 세분화되고 있는 시대라는 걸 실감한다. 반면 이들을 활용하고 싶은 수요처도 다변화하고 있다. 대기업뿐 아니라 신선한 아이디어와 제품력을 갖춘 스타트업이 계속 생겨나고 있다. 다만 시장의 외형은 이렇게 빠르게 커지는데 이를 뒷받침하는 계약이나 매칭 관행은 여전히 전통적인 수동 방식에 머물러 있다. 눈에 보이지 않는 시스템도 함께 성숙해져야 할 때가 아닌가 한다.

라이선싱 생태계 활성화를 위해 가장 먼저 개선해야 할 점은?
정보의 비대칭성을 해소하고 협업의 선택지를 넓히는 것이 출발점이라고 생각한다. 현장에서 기업들을 만나보면 매력적인 캐릭터를 찾고도 정작 계약 절차나 적정 로열티 기준을 몰라 주저하는 경우가 많다. 반대로 에이전시나 창작자는 늘 새로운 협업 풀(Pool)에 대한 갈증이 있다. 매번 보던 브랜드, 익숙한 카테고리를 넘어 시장에 계속 새롭게 등장하는 유망한 스타트업들과 빠르게 연결될 수 있는 통로가 부족하다. 이 간극을 메우고 신뢰할 수 있는 기준을 만들어가는 것이 시장 활성화의 첫 단추가 아닐까.

이를 위해 어떤 노력을 기울이고 있나?
적합한 파트너를 효율적으로 빨리 만나고 즉각 협업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들어가고 있다. 지금의 트렌드는 수 주, 수개월 단위로 무섭게 바뀌고 있다. 과거처럼 파트너를 찾고 협상하는 데만 반 년씩 소요된다면 제품이 세상에 나왔을 때는 이미 소비자의 관심이 떠난 뒤일 것이다.
검증된 메가 IP뿐 아니라 새로 등장한 유망 스타트업까지 서로의 니즈만 맞으면 복잡한 절차 없이 빠르게 매칭해 실행에 옮길 수 있는 시스템이 필요하다. 속도가 곧 경쟁력인 시대인 만큼 프로세스를 간소화하고 협업의 타이밍을 놓치지 않도록 돕는 ‘빠르고 효율적인 인프라’구축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과거에는 검증된 메가 IP와 대기업 제조사 중심의 협업이 주를 이뤘다면 이제는 특정 타깃층의 니즈가 확실한 중소형 IP와 제조 스타트업의 유기적인 결합이 시장 트렌드를 주도하고 있다.
이때 필요한 건 타깃 소비자의 실제 반응과 정교한 매칭 데이터다. SNS에서 IP의 핵심 팬층이 누군지, 새로 등장한 스타트업의 유망 제품군과 어떻게 잘 맞는지 같은 지표를 투명하게 공유한다면 에이전시나 기업도 훨씬 더 넓은 시야를 갖고 새로운 협업 기회를 발굴할 수 있다.
이너부스가 꿈꾸는 미래는?
거창한 건 없다. 당장 국내 크리에이터, 에이전시, 역량 있는 브랜드 파트너가 이너부스를 통해 ‘실패하지 않는 좋은 파트너십‘을 한 건이라도 더 체결하도록 돕는 것이 우리의 목표다. 라이선싱 시장은 어느 한쪽의 희생이 아니라 창작자 아이디어와 에이전시의 전문성, 제조사의 기술력이란 삼박자가 맞을 때 건강하게 성장한다. 이너부스가 그 중심에서 묵묵히 뒷받침하겠다. 상생의 생태계를 만들어갈 우리의 여정을 지켜봐 달라.
아이러브캐릭터 / 장진구 기자 master@ilovecharact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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