웹툰, IP로 진화하다: 콘텐츠 소비형태 변화에 주목해야 한다 - 2 _ 서범강의 웹툰 이야기 15

칼럼 / 서범강 회장 / 2022-09-21 08:00:05
Column
웹툰은 모바일 환경에 최적화된 대표적인 디지털콘텐츠로 언제 어디서나 쉽고 빠르고 편하게 즐길 수 있다는 특징을 지닌다. 그렇다면 왜 웹툰만이 가장 최적화된 디지털콘텐츠라고 하는 것일까. 드라마나 영화, 숏폼콘텐츠는 물론 K-팝, 게임, 웹소설까지 모바일에서 즐길 수 있는데 말이다.
이 점에 대해서는 굳이 여러 예를 들지 않더라도 하나의 예시만으로 충분히 설득할 수 있다.
앞서 우리는 팬티는 포기해도 스마트폰은 포기할 수 없다는 걸 알았다. 그렇다면 이어폰은 어떨까. 요즘은 웨어러블이라고 해서 옷을 입듯 언제나 착용하고 있는 기기가 됐지만 우리는 여전히 책상 위에 올려놓은 걸 깜빡하거나 충전기에 꽂아둔 채 밖으로 나서는 경우를 경험한다.
잘 챙겼다 하더라도 방전된 상태라면 무용지물이다. 스마트폰으로 무선충전이 가능한 시대라지만 충전할 수 있는 상황이 되기 전까지는 여전히 사용불가의 상황에 놓이게 되는 셈이다.
이어폰을 사용할 수 없는 상황을 가정해보자. 드라마나 영화, 숏폼콘텐츠를 시청하거나 음악을 감상하기에 한계가 있을 수밖에 없다. 드라마나 영화를 본다면 자막에 의존할 수 있고 숏폼도 영상만 봐도 상황을 알 수 있겠지만 과연 최적화된 상태로 즐긴다고 말할 수 있을까. 게임도 마찬가지다. 게임 자체를 컨트롤해 즐길 순 있지만 소리 없이 액션과 피드백에 대한 체감 효과를 온전히 즐기기에는 한계가 있다.
오로지 웹툰만이 이어폰 없이도 온전히 감상할 수 있는 디지털콘텐츠다. 웹소설도 이어폰의 영향력에서 벗어난 콘텐츠지만 아쉽게도 시각적인 효과에서 웹툰을 따라갈 수 없기에 최적화된 콘텐츠에서는 제외된다. 이 시대에 웹툰이 최고의 콘텐츠로 각광받게 됐고 이용률이 증가하게 된 이유를 확실히 이해할 수 있는 대목이다.

웹툰의 개념과 웹툰 IP의 정의
웹툰은 인쇄를 바탕으로 한 아날로그 방식의 만화와 달리 철저히 디지털 환경을 목적으로 하며 디지털 디바이스에 최적화된 제작과 연출, 열람의 방식을 따르는 신개념의 창작물이자 디지털콘텐츠다.
역사적으로나 시간의 흐름으로 볼 때 웹툰은 만화의 연장선에 있는 건 확실하나 개념만 놓고 엄밀히 따지면 만화와 웹툰은 전혀 다른 콘텐츠다. 따라서 웹툰은 미래 성장동력 역할을 하는 새로운 산업으로서 독립성을 지니며 이에 따라 산업에서 새롭게 분류돼야 하고 새로운 정책도 수립돼야 한다.
웹툰 IP란 웹툰을 기반으로 다양한 장르의 확장과 부가사업을 가능토록 하는 지식재산권의 개념을 지닌다. 동시에 하나의 작품으로서 권리 획득을 통해 OSMU 개념물로 확장된 결과를 지칭하기도 한다. 이제 웹툰산업에서 무척 중요한 위치를 차지하게 된 웹툰 IP에 대해 보다 자세하게 살펴보기로 하자.
웹툰 IP 비즈니스는 웹툰의 지적재산권을 기반으로 작품의 장르와 부가사업을 확장하는 OSMU 형태의 활동을 의미한다. 웹툰 IP 비즈니스를 할 수 있는 대상은 웹툰 IP를 소유하고 있거나 대여하고 있는 사람만이 가능하다. 이때 웹툰 IP가 지니는 경제성과 경쟁력은 비즈니스 활동을 통해 사용자 환경과 맞물리며 최상의 효과를 발휘한다.
웹툰산업이 시작된 이후 웹툰 플랫폼의 성장과 해외시장 진출의 기회와 더불어 OTT산업의 성장은 웹툰 IP 비즈니스를 위한 최적의 환경을 제공한다.
게다가 디지털콘텐츠란 특징을 활용해 다양한 융복합을 시도, 기술 친화적으로 진화하며 웹툰 IP의 필요성을 더욱 높이고 있다. 그야말로 조물주 위에 건물주, 건물주 위에 콘텐츠 IP 주인이라는 말이 괜히 생긴 게 아닌 셈이다. 성공한 웹툰 IP를 하나라도 소유하거나 많은 웹툰 IP를 소유 할수록 그만큼 강력한 지위와 영향력을 갖게 되는 것이다.
특히 이제는 웹툰 IP의 세계관과 캐릭터의 무한한 확장성이 이전에 없던 규모와 다양한 형태의 비즈니스모델을 제시한다. 그렇기에 웹툰 IP에서 빠질 수 없는 것이 바로 슈퍼 IP다.
슈퍼 IP란 웹툰을 기반으로 두터운 팬덤을 활용해 처음부터 활용성과 확장성을 전제로 만들어진 웹툰 IP를 말한다.
웹툰의 세계관을 공유하면서 장르의 형태나 제작방식을 변형해 또 다른 가치를 만들어내는 강력하고 거대화된 개념이다.
초창기의 슈퍼 IP는 심플한 형태에서 비롯됐는데, 웹툰을 구성하는 캐릭터와 스토리를 통해 작품과 작품의 세계관에 교차점을 둬 서로의 연관성이 다양한 줄기처럼 이어지고 뻗어가는 IP 유니버스에서 출발했다.
하지만 지금의 슈퍼 IP는 조금 더 진화했다. 기존의 IP 유니버스가 드라마, 영화, 게임, 공연 등의 2차 창작물에 그쳤다면 이제는 작품 속 세계관으로 한정되는 것이 아니라 플랫폼과 플랫폼의 경계는 물론 실제 비즈니스모델을 연결하거나 확장한다.
또 초기에는 하나의 IP에서 성과에 따라 점차 여러 갈래의 줄기를 뻗어가며 확장해나갔지만 지금은 동시다발적으로 추진되는 대규모 프로젝트로 진화하고 있다. 이러한 시도는 웹툰시장의 성장과 기술의 발전에 맞춰 끊임없이 이뤄지고 있으니 아직은 그 끝을 상상할 수도, 알 수 없다. 이 역시 웹툰이 미래 성장동력으로 인정받는 가능성이자 가치다.

왜 웹툰인가
한국콘텐츠진흥원이 발간한 2020 만화산업 백서에 따르면 웹툰의 향후 잠재시장 가치는 100조 원, 대표적인 웹툰 플랫폼인 네이버웹툰과 카카오페이지의 적정 가치는 총 10조 9,000억 원으로 추정된다.
북미, 유럽, 아시아, 동남아를 무대로 확장되는 웹툰은 충분히 인정받을 만하다. 하지만 그보다 웹툰의 가능성을 더 크게 볼 수밖에 없는 이유가 있다. 그것은 웹툰산업이 단기간에 비약적으로 성장했음에도 여전히 성장 초기단계라는 것이다. 다른 콘텐츠 분야에 비해 역사나 시간이 비교도 안될 만큼 짧고 이제 막 출발한 시점이지만 가히 선두라 불릴만큼의 역할을 해내고 있으니 그저 두고 볼 일은 아니다.
웹툰산업과 함께 디지털콘텐츠산업에서는 OTT 플랫폼으로 인한 지각변동이 일고 있다. 넷플릭스, 웨이브, 티빙, 왓챠, 쿠팡플레이 등 월 100만 명 이상이 구독하는 OTT를 자세히 들여다보면 웹툰에 의한 재미있는 현상들이 벌어지고 있다.
OTT 콘텐츠의 원작이 되는 웹툰 IP를 확보하기 위한 경쟁은 불이 붙어 이제는 아예 웹툰 사업으로 영역을 확장하거나 사업 자체를 변경하는 등 드라마와 영화, 애니메이션, 게임 회사들이 지속적으로 늘고 있는 것이다.
웹툰과 웹소설산업은 이미 OTT 사업의 유료시장과 맞먹는 규모를 갖췄을 뿐 아니라 성장속도가 빠르고 가능성도 높다.


웹툰 IP의 진화는 영역의 경계를 허물고 꼬리에 꼬리를 물어 NFT와 메타버스의 기술적 진화로도 이어진다.

 

 

 

 

서범강
· (사)한국웹툰산업협회 회장
· 아이나무툰 대표

 

 

 

 

 

 

 

아이러브캐릭터 / 서범강 회장 master@ilovecharact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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