변화에 대처하라
10년 전과 비교할 때 최근 국내 애니메이션 제작환경은 정말 열악하다. 낮은 단가로 제작하는 중국 , 태국 , 베트남 , 인도네시아 등과 OEM 경쟁을 피할 수 없고 요즘 투자환경이 최악인 창작 애니메이션은 더욱 그렇다.
살아남기 위해 국내 애니메이션 리딩 기업들은 직접 제조 및 유통으로까지 비즈니스 영역을 확대하고 있다. 신사업 요소에는 두 가지가 있다. 니즈(Needs)와 시즈(Seeds)다.
세상이 필요로 하는 사업이 있고 기업의 기본역량을 바탕으로 사업을 연계하며 확장하는 방식이다. 이제 애니메이션 제작사들이 완구 , 출판 , 의류를 직접 만들어 유통한다.
변화하는 환경에서 살아남기 위한 몸부림이라 판단된다.
그나마 미래에 대한 예측과 수요를 대비하는 것은 매우 고무적인 일이다. 미디어 플랫폼 환경이 바뀌고 주 시청 타깃도 변화하고 있다. 콘셉트도 당연히 바뀐다. 로봇이 등장하는 유아용 타깃의 TV시리즈에서 애니메이션 기획에 변화를 줘야 하고 제작 외에 다양한 캐시카우 비즈니스를 발굴 해야 하는 점은 이제 선택이 아닌 필수다. 지속 가능한 기업으로서 존재하기 위해 애니메이션 제작사도 변화에 적응하는 사업전략을 수립해야 한다.
칼럼을 마치면서
10개월 전 월간<아이러브캐릭터>에 10회분의 칼럼을 기고하기로 했는데 이번 칼럼을 마지막으로 마무리하려 한다.
처음에는 제목처럼 실무 중심의 시시콜콜한 내용으로 글을 작성하려고 의도했으나 애니메이션 회사 대표님들을 만나면서 조직관리와 기획에 초점을 맞춰 글을 써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보통 스튜디오에서 직원으로 근무하거나 다년간 제작에 대한 경험을 쌓아 애니메이션 회사를 창업하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PD나 코디네이터로 OEM 일거리를 확보해 창업하는 사례도 있었다. 제작에 대해서는 감히 필자가 논할 내용이 없다. 창업하는 경영자들은 제작에 대해선 이미 프로다. 제작 경험을 바탕으로 창업하면 세무회계 등 낯선 장애물을 만나게 된다. 그 업무는 그나마 세무 대리인을 통해 해결할 수 있지만 조직관리는 하루아침에 되지 않는다. 사람과 사람의 관계에서 일어나는 일이다.
앞서 얘기했듯 국내 창작환경은 열악하다. OEM을 통해 제작기술이 충분해도 창작은 또 다른 세상이다. 견적 , 수주 , 제작 , 납품의 사이클로 진행된 OEM과 달리 창작은 기획 및 투자 , 제작 , 방영 등 더 복잡한 과정을 거쳐야 한다.
그리고 TV 방영으로 모든 과정이 끝나는 게 아니다. 이제부터 시작이다. 사업으로 돈을 벌어 투자자에게 자금을 상환해야 할 의무도 뒤따른다. OEM과 달리 홍보 , 마케팅도 알아야 하고 라이선스 , 배급 , 제조 , 유통 등 알아야 할 지식의 범위는 더 넓어진다.
오랜 직장생활을 통해 느낀 점과 조직관리에 대한 철학을 지면을 통해 공유하고자 했다. 앞으로는 개인 블로그(https://blog.naver.com/jdkim612)에서 실무에 관한 이야기를 전하고자 한다. 10개월간 지면을 허락해주신 월간<아이러브캐릭터>에 감사드리며 대한민국 모든 애니메이션 제작사들의 성공을 진심으로 응원한다.
▲ 사진제공 : 김중대 기획이사 |
아이러브캐릭터 / 장진구 기자 master@ilovecharacter.com
[ⓒ 아이러브캐릭터. 무단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