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D 열전] 문픽 장문석 PD, 왜 애니메이션 만드냐고? 세상에 필요한 일 중 가장 재미있으니까

애니메이션 / 장진구 기자 / 2026-08-18 14:00:15
Interview

애니메이션 업계를 떠나는 이들이 늘고 있다. 불투명한 비전, 강도 높은 노동량, 낮은 처우 탓에 애니메이션의 길을 선택하는 이들도 줄고 있다. 그럼에도 어디선가 오늘도 묵묵히 구슬땀을 흘리며 작품을 만들기 위해 열과 성을 다하는 PD들이 있기에 한국 애니메이션의 미래는 여전히 밝다. 현장의 PD들을 만나 애니메이션을 향한 그들의 꿈과 열정, 그리고 장인정신의 의미를 되새겨 본다.

 


간략한 소개를 부탁한다

불투명한 비전을 눈이 부시도록 선명하게, 노동의 강도는 최저로, 구성원에게는 물심양면으로 좋은 처우를 보장하는 애니메이션 제작사 ‘문픽’을 만들기 위해 오늘도 노력 중이다. 극악의 난도를 자랑하는 애니메이션 PD 겸 경영자의 인생 1회차를 플레이 중이다.

 

원래 애니메이션 PD를 꿈꿨나? 

영화 시나리오를 전공했다. 졸업 무렵에 상상만 해도 온몸에 근육통이 몰려올 것 같은, 긴장의 연속인 영화 제작 현장에 출근하지 않으면서 콘텐츠 제작업에 종사할 길을 찾고 있었다. 그때 너무도 ‘성실한 삶’을 살던 친구가 애니메이션 PD였는데 마침 작가를 구한다던 어느 제작사에 날 소개했다. 그때부터 애니메이션계에 몸담게 됐다. 처음부터 PD가 된 건 아니다. 약 5개월간 작가로 참여했던 프로젝트의 투자가 무산되자 좀 허탈했다. ‘드디어 이 나라의 청년 실업률에 큰 보탬이 되는 존재가 되는 건가’라는 생각에 빠져 있을 때, 그 프로젝트를 이끌었던 PD님이 내게 제작 관리 업무를 맡겼다. 이를 계기로 디알무비 제작부의 일원이 됐다. 이후 투바앤으로 옮겼다가 앞서 말했던 ‘너무도 성실한’ 그 친구를 통해 퍼니플럭스에서 일했다.

 

 

가장 애착이 가는 작품을 꼽는다면? 

OEM 프로젝트였던 디즈니 아시아의 TV판 <스티치>도, 지금은 유튜브 구독자 1,000만 명을 넘긴 <라바>도, 어느덧 시즌 10을 방영 중인 <슈퍼윙스> 모두 함께했던 사람들과 함께했던 시간, 그리고 작품 자체의 매력 때문에 매우 각별하고 애착이 간다. 어느 하나 꼽을 수 없을 만큼 모두 소중하다. 지금은 문픽이 제작 중인 <고스트로이드 헌터>와 <슈룸 붐!>에 가장 많은 시간과 애정과 돈을 쏟고 있다.(웃음)

 

 

 

작품을 만들면서 가장 뿌듯한 순간, 아쉬운 순간은 언제인가? 

함께 만드는 사람들과 수많은 우여곡절을 겪고, 밤낮으로 일어나는 암투와 사랑 속에서 아주 가끔 ‘언어 난투극’까지 벌어지지만, 기어이 샷들이 하나하나씩 만들어지고 합쳐져 하나의 작품으로 세상에 나가는 걸 보는 순간이 가장 뿌듯하다. 머잖아 미래에는 투자금 입금의 순간, 프로젝트 손익분기점을 넘기는 순간에도 도파민이 인생 최대치로 빵빵 터지는 경험을 할 것이라 예상한다.(웃음) 아쉬운 순간? 아쉽다기보다 몸담았던 곳을 떠날 때 정들었던 사람, 캐릭터, 공간을 뒤로하면서 약간의 죄책감과 미련, 슬픔이 뒤섞인 감정이 들곤 했다.

 

애니메이션을 만드는 동력은 뭔가? 

회사원일 때는 월급 입금에 감사하며 열심히 애니메이션을 만들었다. 어느 한 번은 밀린 월급을 조금이라도 빨리 받으려고 더 열심히 움직였다.(웃음) 지금은 구성원들의 월급을 책임지기 위해 가열차게 애니메이션을 만들고 있다. 다른 일이 아니라 왜 애니메이션이냐고 묻는다면, 합법적이면서 세상이 필요로 하는 일 가운데 가장, 아주, 매우 재미있는 활동이기 때문이다.

 

도전해 보고 싶은 장르나 이야기가 있는가? 

도전해 보고 싶은 특별한 장르가 있기보다 만들어 보고 싶은, 결이 다른 작품이 한 9만 개 정도 있다. 갑자기 떠오른 아이디어와 쓰다 만 이야기, 계속 쓰고 있지만 도무지 결말에 이르지 못한 채 포기하지도 못하는 시나리오까지 정말 줄을 섰다. 올해는 <이세계 천자문>이라는 한자 교육 에듀테인먼트 작품을 개발하고 있다. 스스로 기대가 큰 작품이기도 하고 정부 기관이 당근과 채찍을 함께 내밀면서 제작을 ‘독려’하고 있는 작품이기도 하다. 조만간 완성해 마켓에 선보일 예정이니 기대해 달라.

 

아이러브캐릭터 / 장진구 기자 master@ilovecharact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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