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왼쪽부터 김성경 스토리보드 작가, 고은섭·허성진 시나리오 작가, 김채원·김민성 애니메이터 |
공룡이나 로봇처럼 소재가 익숙해 색다른 흥미요소를 만들기 어려웠을 텐데?
고은섭 사실 시청자를 끌어들이는 애니메이션의 흥미 요소는 어느 정도 정해져 있다. 때문에 이런 기본적인 요소들을 어떻게 재미있게 잘 버무려 완성도와 독창성을 높이느냐에 성패가 달렸다고 보는데, 우리는 사회적 이슈나 갈수록 심각해지는 환경오염에 관한 문제를 아이들이 생각해볼 수 있도록 교육적인 메시지를 녹여내려고 했다.
허성진 SNS 중독이나 따돌림처럼 흔히 벌어지는 일들을 다뤄 시청자들이 공감할 수 있게 이야기를 꾸몄다. 또 악당 캐릭터가 매력적으로 보이게끔 했다. 이를 위해 동양권의 설화, 민담, 전설에 등장하는 귀신이나 괴물 등을 조사해 사이몬이란 캐릭터를 탄생시켰다.
제작진끼리 호흡은 잘 맞았나?
김성경 글 형태의 시나리오를 2D 그림으로 완벽하게 표현 할 수는 없을 것이다. 시나리오의 내용을 최대한 따라가되 이야기의 큰 흐름에서 벗어나지 않는 선에서 내 생각을 덧붙여 스토리보드를 만들었다. 사실 스토리보드는 시나리오와 영상 제작을 잇는 중간 공정이다. 영상제작팀이 부족한 부분이 드러나지 않도록 잘 메워주지 않았나 싶다. 감독님과의 소통도 문제없었다. 내가 진행하는 방식과 의견을 믿어주신 덕에 더욱 자신 있게 할 수 있었다.
김민성 영상을 만들다 내용을 이해하지 못해 시나리오를 다시 확인한 적은 없었다. 그만큼 스토리보드가 탄탄하고 직관적으로 잘 구성된 덕분이다.
고은섭 글을 쓰다 보면 막히기도 하고 스트레스도 받는데 감독님의 배려로 편안한 분위기에서 부담 없이 작업할 수 있었다.
허성진 감독님이 대안 없는 피드백을 주신 적이 없다. 작법서처럼 밀도 있는 피드백에서 더 나은 방향을 찾아 이야기를 발전시켜 나간 과정이 내겐 매우 편했다.
영상 제작이나 이야기를 구성할 때 특별히 신경 쓴 부분은?
김성경 캐릭터별 고유의 특성과 개성이 잘 드러날 수 있도록 장면을 구성하는 데 초점을 맞췄다. 또 시청 연령대를 고려해 보기에 편하면서도 박진감 넘치도록 연출했다.
김민성 무엇보다 로봇들이 대결하는 액션신에 집중했다.
감독님이 주문하신 건 로봇들의 대결이 쉽게 끝나지 않고 극적으로 이겨야 한다는 것이었다.(웃음) 힘든 작업이었지만 내 실력이 늘었다는 건 확실히 느낀다.
김채원 드라마신처럼 비교적 정적인 장면이나 대사하는 장면을 주로 맡았는데 캐릭터의 감정이나 성격이 잘 느껴지고 상황에 맞는 연기와 몸짓, 표정이 효과적으로 보이게 노력했다.
허성진 애니메이션은 성공담이 아니라 성장담이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그래서 캐릭터마다 콤플렉스를 갖고 있지만 친구들을 만나고 악당들과 맞서면서 로봇들의 기술적 진화와 함께 인격적으로 성숙하는 모습을 보여주려고 했다.
고은섭 애니메이션을 보는 아이들은 자신이 좋아하는 캐릭터의 말에 감정을 공유한다. 때문에 대사를 통해 힘든 상황에서 서로 돕고 우정을 쌓으며 보듬어가는 메시지를 전하려고 애썼다.
어떤 작품으로 평가받고 기억되길 바라나?
허성진 어른 아이 모두 10분이란 러닝타임이 무척 짧게 느껴지는 시간순삭 애니메이션이자 어른이 돼서도 주제곡을 절로 흥얼거리는 작품으로 남았으면 한다.
고은섭 우리가 어릴 때 봤던 슈퍼 그랑죠, 기동전사 건담을 성인이 돼서도 추억하고 얘기하는 것처럼 아이들이 커서도 즐겁게 회자할 수 있는 작품이 됐으면 좋겠다.
김성경 공룡이나 로봇 장르물을 꼽을 때 다이노파워즈가 자연스레 떠올려졌으면 하는 바람이다.
김채원 아이들이 캐릭터에 몰입하고 세계관에 매료돼 재미있게 볼 수 있는 작품으로 남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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