쌍감 정책 영향으로 변화하는 콘텐츠시장
지난해 7월, 중국 공산당 중앙위원회와 국무원 판공청은 쌍감 정책을 발표했다.
쌍감 정책은 의무교육 단계 학생의 과중한 숙제 부담과 사교육(학원, 학습) 부담을 효과적으로 줄이는 교육 정책을 뜻한다. 쌍감 정책이 빠르게 시행되면서 아이들의 등교시간이 늦춰졌고 밤늦도록 숙제를 하거나 주말에 학원을 가야 하는 일이 줄었다.
이에 따라 아이들을 타깃으로 한 콘텐츠 수요가 증가할 것으로 전망돼 중국의 콘텐츠 플랫폼 기업들은 자유시간이 많아진 아이들을 붙잡아놓기 위해 사업다각화 전략을 세우고 있다.
아울러 지난해 9월 중국의 TV, 라디오, 신문, 출판, 영화 산업의 관리·감독을 맡고 있는 광전총국은 우수 애니메이션에 대한 지원을 강화하고, 각 온라인 시청 프로그램 서비스 기구는 소아 채널, 청소년 전문 채널을 활용해 청소년에게 양질의 시청 환경을 제공해야 한다고 발표했다. 여기에 세 자녀 출산 정책도 발표되면서 중국의 키즈시장은 더욱 가파르게 성장할 것으로 관측되고 있다.
중국의 조사기관 아이리서치가 지난 2월 발표한 보고서에 따르면 2019년 1/4분기부터 현재까지 OTT 플랫폼에서 키즈 콘텐츠의 트래픽이 급증했다. 이에 OTT 플랫폼들은 자체 IP를 개발하거나 국내외 스튜디오와 공동제작에 나서고 있으며 한국의 미니특공대, 캐치! 티니핑, 헬로카봇, 꿈의 왕국 소피 루비 등을 방영하고 있다.
유쿠 키즈의 작품 라인업과 동향
지난 2015년 초 동영상 플랫폼 유쿠에서 채널이 분리된 유쿠 키즈는 중국 키즈 콘텐츠시장의 선두주자 중 하나로 1억 3,000만 명의 가입자를 보유하고 있으며 0∼12세 어린이를 메인 타깃으로 자체 개발하거나 공동개발한 IP가 50개를 넘는 등 보유한 콘텐츠가 1만 편이 넘는다.
유쿠 키즈는 지난 2월 22일 올해 콘텐츠 및 산업전략 발표회를 열고 우수 콘텐츠를 바탕으로 소아산업 생태계를 구축해 사업다각화를 지향한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페파 피그, 퍼피 구조대, 부니베어 등 유명 IP의 방영권을 구입했을 뿐 아니라 국내외 우수 제작사와 협업해 오리지널 시리즈를 만들고 있는 유쿠 키즈는 슈퍼 IP 시리즈, 실사 프로그램, 극장판 애니메이션 분야 등 3대 트랙에 집중할 방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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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upin’s tales 시즌2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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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ina & Tony |
우선 루팡의 이야기 모험, 티나토니 등의 IP를 성공적으로 론칭한 유큐 키즈는 여아극장, 공룡극장, 열혈극장, 코미디극장, 비이클극장 등 5개의 카테고리로 나눠 아이들에게 다채롭고 흥미로운 슈퍼 IP 콘텐츠를 제공할 계획이다.
또 완구체험, 드라마, 여행·문화체험, 지식보급 등 다양한 코너로 구성된 중국판 캐리와 친구들인 판니(FUNNY)의 8개 프로그램을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꾸준히 선보일 예정이다.
유큐 키즈는 지난 2월 극장판 애니메이션 희양양과 회태랑(Pleasant Goat and Big Big Wolf:Dunk For Future)을 개봉해 1억 5,000만 위안(한화 287억 원)을 벌어들이는 성과를 거두기도 했다.
또한 알리바바 계열사들을 적극 활용, 시나리오 구성부터 상품화까지 IP 산업 체인을 구축해 원스톱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으며 현재 온라인 직영몰 8곳, 오프라인 판매점 1,200곳 이상을 확보하고 있다.
실제 유쿠 키즈는 루팡의 이야기 모험의 기획 단계부터 참여해 시나리오 감수, 애니메이션 제작을 이끌었고 30여 개 나라에 배급하는 동시에 라이선싱 파트너와 MD 제품 200여 종을 개발해 판매했다.
중국 키즈 콘텐츠시장에서 IP를 활용한 수익 다각화는 풀기 힘든 난제이므로 알리바바가 든든히 받쳐주고 있는 유쿠 키즈가 IP 사업 다각화에 성공할 수 있을지 기대가 모아진다.
올해 유쿠 키즈에서 볼 수 있는 작품은 코미디, 액션, 마법, 모험 등 다양한 장르의 2D, 3D 애니메이션과 실사극이다.
주목할 부분은 중국에서 애니메이션보다 상대적으로 콘텐츠 양이 부족한 실사 프로그램 분야를 공략해 판니 브랜드를 성공적으로 론칭했다는 것이다.
여아물 애니메이션 관심 높아져
한편 최근 2∼3년간 중국의 완구사나 OTT 플랫폼들이 많은 관심을 보이고 있는 분야가 바로 여아물이다. 실제 메이저 동영상 플랫폼 중 하나인 아이치이(IQIYI), 광저우의 유명 완구사 선보이(Sunboy), 최근 들어 주목받고 있는 신흥 완구사 이아키(EAKI), 제이슨 아니메(Jason Anime)도 여아물 콘텐츠를 개발할 의향이 큰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왜냐하면 한국의 콩순이, 시크릿 쥬쥬, 캐치! 티니핑 등 여아 타깃 IP들이 미취학 아동부터 초등 저학년을 아우르는 상품으로 소비자들을 적극 공략하고 있지만 중국에서는 우수한 여아물이 별로 없기 때문이다.
따라서 여아를 대상으로 좋은 기획 작품을 보유한 한국의 스튜디오가 중국 파트너사에 공동제작을 제안해보는 것도 좋은 기회가 될 수 있을 것이다.
최자인
·모꼬지 콘텐츠사업본부 과장
(모꼬지 한·중 프로젝트 책임 담당자)
·중국 링동(광저우 링동 창상문화 과기유한공사) 창의센터 기획 PD
·한중일 대학생 교류 프로그램 CAMPUS Asia 1기 졸업생
아이러브캐릭터 / 최자인 과장 master@ilovecharact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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