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익선관을 아는가. 조선시대 왕과 신하들이 정무를 볼 때 쓰던 모자로 익선은 매미 날개를 뜻한다. 왕의 모자에는 한쌍의 매미 날개가 위로 달렸고, 신하들이 쓰는 모자에는 날개가 양쪽 옆으로 뻗어 있다. 익선관은 문, 청, 렴, 검, 신 등 매미의 오덕을 잊지 말라는 뜻이 담겼다. 이 말은 중국 진나라의 시인 육운이 쓴 한선 부(늦가을의 매미를 노래하다)에 나온다. 육운은 매미에 대해 ‘머리에 관대가 있으니 문인의 기상을 갖췄고(문), 천지를 기운을 품고 이슬을 마시니 청정함을 갖춘 것(청)이 요, 곡식을 먹지 않으니 청렴함을 갖춘 것(렴)이요, 거처할 곳을 만들지 않으니 검소함을 갖춘 것(검)이요, 때에 맞춰 자신의 도리를 다해 울어대니 신의를 지킨 것(신)’ 이라고 칭송한다. 즉, 왕과 신하가 익선관을 쓴 것은 매미처럼 성덕을 갖추고 매미 날개같이 투명하게 선정을 베풀라는 깊은 의미를 내포하고 있다.
경기도 여주시의 세종대왕릉을 둘러본 뒤, 문득 백성을 굽어 살피던 세종대왕이 쓴 익선관의 시선으로 집현전 학사 들이 연구해 만든 한글의 창제 과정과 원리(상형, 가획, 합성)를 그림으로 재미있게 풀어보면 어떨까란 생각이 들었 다. 그렇게 만들어진 것이 바로 세종대왕, 훈민정음 자음과 모음, 익선관 등의 캐릭터다.






세종대왕과 집현전 학사인 정인지, 최항, 박팽년, 신숙주, 성삼문, 이개, 이선로, 강희안은 우리말과 중국말이 너무 달라 한자로 쓰기 어렵고 하고 싶은 말이 있어도 글로 쓰지 못하는 백성들을 위해 훈민정음 28자를 만들었다.
한글은 세상의 모든 소리를 담을 수 있는 가장 합리적인 문자다. 세계에서 유일하게 누가, 언제, 왜 만들었는지 알수 있는 자랑스러운 한글을 누구나 쉽게 알 수 있도록 자음· 모음은 동물의 모양과 소리글자를 연결한 이미지로 표현했다. 우리가 영어 알파벳을 배울 때 A와 사과 그림을 보며 애플 이란 단어를 익히고 동물의 이름 첫 글자로 이미지를 떠올려 알파벳을 학습한 것처럼, 외국인들이 한글에 더욱 관심을 갖고 쉽게 배울 수 있게 해보자란 마음을 담았다.
특히 자음은 푸르른 나무 어금닛소리 기역, 뜨거운 불 혓소리 니은, 부드러운 흙 입술소리 미음 등 입 모양과 소리를 표현했고 모음은 둥근 하늘, 평평한 땅, 서 있는 사람 등 자연 모양의 기본글자와 깜찍한 형상의 결합글자로 구성했다.
세종대왕이 쓰고 있던 익선관은 훈민정음 창제 원리를 설명하는 캐릭터다.


이 캐릭터는 세종대왕과 집현전 학사들이 한글을 만드는 과정을 노래와 애니메이션으로 소개하는 훈민정음 창제 콘텐츠 영상에도 등장한다. 근엄한 집현전 학사들을 음악 밴드로 재미있게 표현해 훈민정음 노래를 즐겁게 따라 부를 수 있게 했다.
다시 한글날이다. 우리 고유의 언어로 우리의 생각을 자유 롭게 말하고 쓸 수 있으며, 쓰기 쉽고 배우기 쉽고 풍부하고 다양한 표현을 할 수 있는 위대한 명품 유산을 남겨준 성군 세종대왕에게 경의를 표한다.






출처 : 월간 <아이러브캐릭터> 2020.10월호
출처 : <아이러브캐릭터 편집부> (master@ilovecharact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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