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른 마켓 행사들이 취소 또는 연기되는 사례가 많았다. 사실 SPP도 일정을 연기하려 했다. 하지만 위기를 기회 삼아 전통적인 오프라인 행사를 온라인으로 전환해 선제적으로 대응해나가보자고 결정했다. 온라인 비즈니스 상담회를 점진적으로 확대해나갈 계획이었지만 코로나19로 그 시기가 앞당겨진 셈이다. 준비하는 과정 에서 많은 시행착오도 있었지만 참여자들이 온 · 오프라인 행사에서 체감하는 양적 · 질적 격차를 최소화하고자 노력했다.” 3일간 오프라인에서 열리던 국내 최대 콘텐츠 마켓 행사가 한 달여간의 온라인 행사로 바뀌면서 성패 여부를 놓고 기대와 우려가 교차하고 있다. 하지만 분명한 것은 행사에 참여한 바이어가 오히려 지난해보다 30% 늘었고 참여국가(권역)도 더욱 다양해졌다는 점이다. 현장 일선에서 온라인 비즈매칭을 진두지휘하고 있는 서울산업진흥원 전략산업본부의 이정우 콘텐츠 육성팀장을 만나 이번 행사의 의미를 물었다.
온라인 상담회가 2017년부터 도입됐던데?
정확히 표현하자면 2017년 온라인 비즈매칭 시스템이 도입된 것이다.
기존의 수기(手記) 형태의 매칭 방식을 프로그램화한 정도다. 비즈매칭을 위한 플랫폼 구축을 본격화한 시점은 지난 해부터다. 분야별 세부검색, 작품열람 및 열람기록 저장, 바이어를 위한 플레이 리스트의 작품저장 등의 기능들이 추가됐다. 올해는 다른 업종과의 비즈니스 기회를 만들기 위해 게임 분야가 추가됐다. 또 참여자의 입력 정보와 행동 데이터 등을 분석해 콘텐츠를 자동으로 추천하는 기능도 탑재됐다. 아직 보완할 점이 많다. 행사를 급히 준비하다 보니 보완 사항도 계속 발견되고 있다. 때문에 올해는 지금 부터 내년에 활용할 플랫폼을 준비하면서 보완하거나 개발 하는 시간을 충분히 확보할 계획이다. 이용자 환경(UI)을 개선하고 검색엔진을 강화하겠다. 머신 러닝(Machine Learning, 기계의 학습능력 향상)을 통한 콘텐츠 추천 기능도 추가할 것이다.
대면 상담과 비대면 상담의 차이점은 뭔가?
매우 명확하다. 장점이라면 물리적 이동으로 발생하는 시간이나 비용을 투입할 필요가 없어 더 많은 바이어들이 참여할 수 있다. 실제 올해 SPP에 참여한 바이어 수는 목표한 것보다 30%를 초과했다. 또 바이어와 셀러를 합쳐 현재 600여 개가 넘는 회사들이 플랫폼에 들어와 있다. 참여기업도 많아진 만큼 참여국가(권역)도 확대됐다. 단점의 경우 일단 상황을 보면서 검증해야 할 부분일 것 같은데, 우선 익숙하지 않은 환경이라는 점이 가장 크지 않을까 싶다. 서구권에서는 콘퍼런스 콜(Conference Call, 전화 회담)이나 화상회의 등을 통한 비즈니스가 활성화됐지만 아시아권은 상대적으로 이에 익숙하지 않다. 이동으로 인한 시간과 비용의 투입이 없는 부분이 반드시 장점이라고 볼 수도 없다. 투입한 노력이 낮으면 결과에 대한 기대수준이 낮을 수 있고, 이는 화상회의에 임하는 자세에도 영향을 줄 수 있는 요인이다.
향후 온라인 상담으로의 완전한 전환은 가능한가?
당장 코로나19가 종식되더라도 포스트 코로나 시대에 대응하는 차원에서 온라인의 중요성은 더욱 강화될 것으로 본다. 최근 미국에서 열린 라스베이거스 라이선싱 엑스포(Las Vegas Licensing Expo 2020)가 좋은 평가를 받았다고 들었다. 또 온라인 상담을 주선하고 수수료를 받는 사설 비즈니스 모델도 등장한 것으로 알고 있다. 점차 많은 행사들이 온라인으로 전환 중이고 업계도 온라인에 익숙해지면 해외에 나가는 수고로움을 덜려고 할 것이다. 특히 효율성을 중시하는 서구권에서 이런 경향이 더욱 짙어질 것이다. 이 같은 흐름에 비춰본다면 온라인과 오프라인이 병행되는 구조로 진행될 것으로 본다. 이를 위해 SPP 비즈매칭 플랫폼의 고도화에 힘을 쏟고 있다.
올해 행사를 준비하면서 중점을 둔 부분은?
크게 보면 두가지다. 홍보 강화를 통한 인지도 제고와 신규고객 발굴 및 유입이다. 또 다른 하나는 비즈매칭의 질적 향상이다. 참여자들이 체감하는 오프라인 매칭 행사와 온라인 매칭 행사 간의 차이를 최소화하고 싶었다. 이를 위해 유력 바이어들의 참여를 지속적으로 독려했다. 또 오프라인 행사에서의 편의성을 온라인에서도 제공하고자 바이어와 셀러가 온라인에서 만날 때까지 모든 미팅을 모더레이터(Moderator, 중개인)가 보조할 수 있게 했다. 업체에 상담환경을 맡기지 않고 매칭에 적극 개입하는 형태다. 또 리마인더 메일과 링크를 제공해 참여자의 편의성을 더욱 높였다. 아울러 노쇼(no-show, 급작스런 약속 취소) 등 예기치 못한 상황이 발생하면 현장에서 융통성 있게 대응하게끔 모더레이터와 통역자가 상담회를 진행할 수 있게 했다. 아울러 장비가 열악하거나 상담에 집중하기 어려운 셀러들은 파트너스하우스에 마련된 상담회장에서 매칭을 진행할 수 있다. 또 철저한 방역 시스템도 마련해 바이러스 감염 예방에도 만반의 준비를 하고 있다.
업계 활성화를 위한 SBA의 계획과 방향은?
예산이 많지 않기 때문에 소중한 재원을 어떻게 효율적으로 활용할지 항상 고민하고 있는데, 중점을 두고 있는 방향 중 하나는 네트워킹을 통한 외부재원과의 시너지다. 이의 일환으로 지난 2017년부터 온·오프라인 상설 네트워킹 플랫폼 SPP 파트너스를 내걸고 사업을 진행하고 있다. SPP 파트너스의 여러 프로그램 중 제작지원-SBA 출자펀드-투자사를 연결하는 콘텐츠 투자 패스트트랙이 대표적이다. 현재 개선 중인 SPP 비즈매칭 플랫폼(가칭)을 구심점으로이 같은 네트워킹 사업을 강화해나갈 방침이다. 해외 마케 팅에 나선 기업들을 대상으로 마케팅 비용을 지원하는 사업도 기획해 기업들에게 실질적인 도움이 될 수 있도록 하겠다.
출처 : 월간 <아이러브캐릭터> 2020.8월호
<아이러브캐릭터 편집부> (master@ilovecharact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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