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일 감정 고조, “업계 간접 피해 예상”_반일 불매운동 확산

캐릭터 / / 2019-09-06 16:47:24
Insight



일본의 한국 수출 규제는 화이트리스트에만 국한된 것이 아니었다. 유니클로, 아사히 등 생활에 밀접한 브랜드와 제품을 넘어 그 여파가 캐릭터와 애니메이션 업계로까지 확대됐다. 극장판 애니메이션은 개봉을 잠정 보류했고, 일본 캐릭터와 브랜드의 협업은 계약 직전 무산됐다. 또한 홍보 및 마케팅이 축소되면서 업계 전체 위축으로 이어지는 것은 아닌지 우려의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현재 업계는 이번 반일 불매운동 확산으로 국산 캐릭터가 반사이익을 보고, 일본 캐릭터가 퇴출돼야 한다는 미시적인 관점에서만 바라볼 수 없는 상황이다.


규제마다 직간접적인 피해 입는 업계



소비자들은 온라인 커뮤니티와 SNS를 통해 일본 불매운동 리스트, 일본산 베스트 제품 등 불매운동에 나설 일본 기업 리스트를 만들어 확산시키기 시작했다. 리스트에는 일부 국내 유통 중인 캐릭터와 캐릭터 라이선싱 상품에 대한 내용도 포함됐다. 누리꾼들은 해당 리스트를 공유하고 개인 SNS에 해시태그를 다는 등 불매운동에 동참하고 있다.

지자체는 최근 일본 정부의 수출규제와 관련해 피해 가능성이 있는 기업들의 현황 파악에 나섰다. 조사 결과 직접적인 피해는 접수되지 않았으나, 반일 정서 및 불매운동에 따라 일본 캐릭터를 사용하는 기업들의 매출 감소 등의 문제점이 나타났다고 밝혔다. 특히 고양시는 기업지원 관련 부서 및 세정과, 지역 내 기업 지원 유관기관, 기업인 단체를 포함하는 비상대책반을 구성한 상태다.

한 라이선시 관계자는 “직접적인 피해는 드러나지 않지만 국가 간 규제에서 적지않은 피해를 매번 보는 곳이 우리 업계라 생각한다”며 “지난번 사드 사태와 같이 규정한 적은 없지만 ‘한한령’으로 업계가 타격을 입었던 것처럼 이번 사태도 영세 제조업체에게 피해가 가거나 향후 콘텐츠의 일본 진출 등의 상황에서 불리하게 작용되는 것은 아닌지 우려된다”고 전했다.










일본 콘텐츠 보유 기업 주가 하락

주식시장에서도 캐릭터와 애니메이션 관련 업계를 예의주시하고 있다. 일본 제품 불매운동이 시작되자 일본 콘텐츠를 보유한 기업의 주가는 하락세를 보였다. 일부 기업은 캐릭터 불매운동 수혜주와 관련해 정보와 분석을 늘리고 있다. 주식 관계자들은 불매운동이 극장, 방송계 등 문화계까지 전방위적으로 확산되고 있다고 분석했다. 이런 상황에서 주목받은 기업은 국산 캐릭터 및 애니메이션 제작 관련 라이선서 혹은 라이선시 업체들로 현재의 불매운동에서 전반적으로 수혜를 기대할 수 있는 종목으로 평가됐다.


극장판 도라에몽 개봉 보류, 얼어붙은 극장가

이번 불매운동에 있어 소비 심리에 불을 지핀 사건은 애니메이션 업계에서 먼저 발생했다. 일본 만화 신세기 에반게리온의 작가가 일본 위안부를 기린 평화의 소녀상을 더럽다고 비하하고 한국 팬들에게 에반게리온을 보지 말라 해도 볼 거 아니냐는 조롱으로 비난 여론이 형성됐다. 애니메이션 산업 및 극장 관계자들이 언제, 어디에 불똥이 튈지 촉각을 곤두세고 있던 때에 에반게리온 조롱 사건이 발생되면서 국민들의 반일 감정이 더욱 고조된 것이다.

에반게리온 조롱 사건이 정점을 찍기 이전부터 극장가는 도라에몽: 진구의 달 탐사기가 8월 14일 개봉 예정돼 있었으나 일찍이 개봉을 무기한 연기한 상태다. 또한 일본 원작이지만 기획과 제작비를 한국에서 담당한 안녕, 티라노는 반일 기류가 강해지자 한 시사회에서 애니메이션의 국적에 대한 질문을 받기도 했다. 안녕, 티라노는 한국, 중국, 일본이 공동으로 제작과 투자를 했음에도 한국 애니메이션이라고 강조하며 개봉하는 상황에 이르렀다. 극장판 엉덩이 탐정: 화려한 사건 수첩은 개봉 전 호평을 받다 반일 감정 고조 시기가 맞물리면서 네이버 영화사이트에서 평점 테러를 받기도 했다.

불매운동의 시작 즈음 개봉된 명탐정 코난:감정의 권은 두터운 고정 팬층을 자랑하고 있음에도 지난해에 비해 확실히 낮은 수치의 관객수를 보였다. 영화홍보사도 국민정서를 고려해 극장판 명탐정 코난에 대한 홍보 마케팅이나 이벤트를 축소 진행했다고 전했다.

 

 



키덜트 시장에도 퍼진 불매운동 영향

캐릭터 업계로도 일본 제품 불매운동이 확산됐다. 부모 소비자들은 자녀들이 사용할 제품을 구입할 때 일본 생산 제품, 일본 캐릭터 라이선싱 상품은 구매하지 않겠다는 불매운동에 나서고 있다. 아이에게 장난감을 사줄 때도 신중하게 결정하겠다는 의견을 온라인 맘카페에 게시하기도 한다. 뿐만 아니라 키덜트 시장에서는 프라모델, 피규어, 게임기 등의 취미용품의 판매량이 급감하고 있는 상황이다.

불매운동의 중심으로 불리는 웹사이트 노노재팬은 일본 캐릭터와 애니메이션과 관련 브랜드 등을 업로드하기 시작했다. 웹사이트를 찾은 누리꾼들은 해당 콘텐츠와 라이선싱 제품의 대체제에 대한 의견을 교환한다. 항목별로 나눠 정리했으며, 앱을 통해 바코드를 찍으면 상품의 정보를 한눈에 볼 수 있게 정보를 제공하고 있다.

노노재팬은 제품의 정보를 살펴보고 영리한 소비활동을 돕는 홈페이지로 소개되고 있다. 노노재팬에 이름을 올린 제품과 브랜드를 살펴보면 일본에 제조공장을 둔 브랜드, 기업의 가치나 이념 등의 정보가 담겨 있다. 댓글을 통해 네티즌들은 일본 기업이 맞는지, 허위 정보는 없는지를 판별하며 정보 공유에 적극 나서고 있는 상황이다.

캐릭터 애니메이션에 대해서도 국산 혹은 타 국가의 콘텐츠를 대체제로 공유하는 의견이 교환되고 있다. 일부에서는 일본 제작진이 합류했는지 여부까지 확인하자는 의견도 눈에 띄었다.


정확하지 않은 정보, 관련 없는 기업도 피해

국산 콘텐츠임에도 캐릭터의 풍이나 명칭 때문에, 혹은 일본 내에서의 호응 때문에 일본 콘텐츠로 오해를 받거나 불매운동 리스트에서 사실 확인이 이뤄지지 않은 채 공유되는 등 또 다른 문제점도 야기되고 있다. 이를 인지한 기업이 나서서 수정을 요구하기도 했으나 빠른 시간에 퍼진 불매운동 리스트를 수정하기란 쉽지 않다. 이 같은 영향은 매출 감소로 이어지기도 한다.

공유에 공유가 거듭되면서 정보에 대한 수정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자 일본과 관련 없는 기업들이 자칫 피해를 볼 수 있는 상황에까지 이르게 된 것이다.

캐릭터 업계 관계자는 “잘못된 정보와 리스트를 공유하는 개인 SNS 사용자에게 정보 수정을 요구하고, 정보 수정을 위한 근거 자료를 보내기도 했다”며 “게시글 등을 수정해 주고 있지만 수정 이전의 게시물이 공유가 이미 빠르게 진행된 상항이라 속수무책”이라고 말했다.


기약 없이 지켜봐야 하는 시장과 여론

당분간 일본 제품 불매운동과 관련된 캐릭터와 애니메이션은 시장의 추이를 지켜봐야할 것으로 보인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화이트리스트 1차 규제부터 콘텐츠와 브랜드 간 진행하려던 협업이 중단되기도 했다. 기업들은 소비자의 기준이 엄격해진 만큼 브랜드와 기업 이미지에 타격을 입을 수 있는 부분들은 최대한 배제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실제 기업과 프로모션 등의 협의가 진행되던 일본 캐릭터는 직전에 계약이 철회되기도 했다. 여론의 눈에서 벗어나야 하는 것이, 현재로서는 아무것도 하지 않는 것이 최선책이라는 뜻이다.

홍보 관계자는 “소비자들을 자극해서는 안된다고 판단해 기존 협업과 홍보를 자제하고 있다”며 “기획했던 홍보 및 마케팅이 잠정중단한 채 시장과 여론을 지켜보는 것으로 의견을 모았다”고 전했다.




출처 : 월간 <아이러브캐릭터> 2019.09월호

<아이러브캐릭터 편집부> (master@ilovecharact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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