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0년, OTT 관점에서 본 애니메이션 흐름2_안홍주 PD의 글로벌 소식 ❺

애니메이션 / / 2020-05-20 16:20:39
Column

 

여전히 시장을 주도하고 혁신적 변화의 중심에 서 있는 미국의 OTT 회사(SVOD 서비스를 제공하는)의 관점에서 본 애니메이션 시장의 흐름에 대한 이야기를 지난 호에 이어 계속해보고자 한다. 이는 이미 그 변화의 흐름을 따라가고 주도하는 해외 개발 제작사는 물론 세계 애니메이션 시장의 큰 축을 이루고 있는 아시아와 한국의 창작자, 제작사 들에게도 시사하는 바가 있을 것이다.


OTT의 대표 주자들의 전략

가장 앞서가고 있는 넷플릭스는 소위 스트리밍 세대의 욕구와 니즈가 끊임없이 진화, 발전하고 있다는 점을 누구보 다도 먼저 간파했다. 기존의 TV는 물론 모바일, 랩톱, 전화기 등 다양한 기기를 통해 언제 어디서나 원하는 콘텐츠를 보고 싶어하는 고객을 따라잡아야 한다는 도전에 직면해 그 어느 때보다 콘텐츠의 다양성과 대표성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그 증거로 넷플릭스는 가족들이 서로 요구하는 콘텐츠가 다르다는 사실에 기반해 작품 선정과 제작 투자를 하고 있다. 즉 세계의 모든 아동과 성인 가족의 구미를 맞추기 위해 배경이나 인종과는 무관하게 온갖 다양한 종류의 캐릭터와 이야기를 만들어내는 노력을 하고 있는 것이다. 더구나 전통적인 기존 방송 콘텐츠와의 경쟁에서 이기기 위해서는 더욱 그럴 수밖에 없는 것이다.

 


애플이 제작 중인 애니메이션 스누피 신작

워너 계열인 HBO Max 경우, 애니메이션 팬은 늘 신선한 것을 찾는다는 믿음하에 스타일, 이야기, 장르 믹스 등으로 완전히 새로운 콘텐츠를 만들기 위한 노력을 경주하고 있다. 애플TV는 현재 스누피의 새로운 얘기를 제작하고 있다. 비글 강아지 스누피가 NASA의 지원으로 우주인으로 변신해 모험을 떠나는 시리즈다. 이 밖에도 세서미 스트리트 팀과 공동으로 유아들에게 코딩을 가르치는 머핏 이야기, 장편 Wolf Walkers, 센트럴파크 등을 제작하는 중이다. 아마존은 아쉽게도 이미 알려진 바와 같이 타사와 경쟁이 안 된다고 판단했는지 아동용 애니메이션은 점차 줄여 나가고 조직도 축소한다고 발표했다.

 


넷플릭스가 제작 중인 장편 애니메이션

마지막으로 북미는 물론 한국에서도 많은 관심을 받고 있는 제프리 카젠버그가 드림웍스 매각 후 1조 5,000억 원의 자금을 유치하며 올해 4월에 론칭한 퀴비(Quibi)를 살펴보자. 그의 사업모델은 10분 이하의 단편(실사와 애니메 이션 포함) 콘텐츠만 모바일기기에서 서비스하는 것으로, 스톱모션인 Gloop World, Trill League(based on Anthony Piper’ s superhero comic), Your Daily Horoscope, 그리고 The Andy Cohen Diaries 등을 확정 했다. 코로나19가 한참 미국을 강타하던 올 4월에 전격적으로 서비스를 개시해 주목받고 있는바, 잠깐 그 전략을 살펴보자(다음 기회에 퀴비 서비스 모델과 전략은 별도로 자세히 다루어볼 생각이다).

참고로 Quibi는 퀵 바이트(quick bite)를 줄인 말로 ‘간단히 먹는 음식’ 을 뜻한다. 말하자면 그동안 모든 콘텐츠는 극장 아니면 TV라는 매체를 통해야 했지만 이제는 휴대용 기기를 통해 이동 중에 잠깐씩 볼 수 있는, 시대 흐름에 맞춘 제프리 카젠버그식 사업모델이라 할 수 있다. 스토리텔링의 귀재로 알려진 그답게 10분 전후로 이야기를 전달하 고자 하는 것이다.

퀴비는 크게 3가지 콘텐츠를 선보이는 것으로 알려졌는데 긴 영화를 10분 전후로 편집하는 방식(Movies in Chapters), 단편, 그리고 일간 소식(Daily Essentials:

라이프스타일과 뉴스 중심)으로 월 이용료는 광고를 안볼 경우는 7.99 달러, 광고를 볼 경우는 4.99 달러로 책정 됐다.


크리에이티브의 자유와 다양성 추구

주요 스트리밍 업체들은 현재의 애니메이션 스트리밍 시장의 흐름에 대해 상당히 낙관적으로 전망하는 입장을 보인다. 다만 애니메이션 창작자들 입장에서는 고객들의 수준이 최근 몇 년 사이에 매우 높아져 다양한 종류의 기기에 맞는 다양한 스토리텔링의 중요성이 더욱 강화됐다는 도전 과제가 놓여 있다.

넷플릭스는 창작자들의 비전을 서로 어떻게 차별화할 것이 냐에 더욱 초점을 맞추고 있는 것 같다. 넷플릭스의 가족용 애니메이션 제작·투자 책임자인 멜리사 캅에 따르면 “서로 다른 형태의 애니메이션을 침해하지 않는 수준에서 창의력을 발휘하는 창작자들과 같이 일하는 환경을 조성하는 것” 이 회사 원칙이라고 한다. 항시 스튜디오의 현실적인 구속에 짓눌려 제대로 된 지원을 받아보지 못한 창작자들 에게 가능한 관여를 줄이는 방향으로 창작력을 펼쳐보도록 하는 원칙을 도입한 것이다. 이를 통해 최근 몇 년 사이 선보인 작품 중에 화제가 된 작품이 여럿 있으며 또 새롭다는 평가를 받을 만한 작품이 나올 것으로 기대된다.



Quibi가 제작 중인 단편 애니메이션

 

 


안홍주(프로듀서)

·미국 Astro-Nomical Entertainment 공동대표/프로듀서

·캐나다 툰박스 공동대표 역임

·한국 레드로버 고문 역임

·KT 콘텐츠 전략/IPTV 콘텐츠 수급 담당 전문 임원 역임

·홍익대/한양대 겸임교수 역임

·Walt Disney Kore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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