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니메이션과 캐릭터를 분리했다고?

애니메이션 / 장진구 기자 / 2022-02-02 14:00:22
Special Report
한국콘텐츠진흥원이 올 초 정기 인사발령을 단행한 가운데 애니캐릭터산업팀을 각각 애니메이션산업팀 , 캐릭터라이선싱산업팀으로 분리했다. 이 과정에서 그간 대중문화본부 관할이었던 애니메이션 관련 업무가 방송영상본부로 이전돼 그 배경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콘진원은 지난 1월 10일자로 본부장 , 실장 , 단장 , 국장 , 팀장급 25명에 대한 정기 인사발령을 단행하면서 그간 대중문화본부 소속이었던 애니캐릭터산업팀의 업무를 분할해 애니메이션산업팀과 캐릭터라이선싱산업팀을 출범시켰다.
또 애니메이션 관련 업무를 영상콘텐츠산업군에 포함시키는 차원에서 방송영상본부가 애니메이션산업팀을 관할하도록 했다.
팀을 신설해 분산 배치한 목적은 특성이 조금 다른 애니메이션과 캐릭터산업의 비즈니스를 더욱 활성화하기 위한 것이라고 콘진원 측은 설명했다.
이는 IP 경쟁력 강화와 유통 활성화에 방점을 찍은 조현래 원장의 의지에 따른 것으로 해석된다.

 

 

조 원장은 지난해 12월 열린 미디어간담회에서 “ 콘텐츠산업 환경 자체가 빠르게 변화함에 따라 슈퍼 IP 발굴·관리를 위한 TF팀을 꾸리고 IP 경쟁력 강화를 위한 신규 사업 추진에 예산을 추가 편성했다 ” 고 밝히면서 새해 콘진원 사업의 초점을 IP 발굴과 비즈니스 활성화에 맞췄다.

콘진원은 방송영상산업 환경의 변화로 유통 채널이 다변화함에 따라 애니메이션도 영상콘텐츠로서 유통돼야 비즈니스 효과가 더욱 높아질 것으로 보고 있다.
콘진원 관계자는 “ 기업들이 아이디어나 IP를 많이 갖고 있지만 유통 채널 확보에 어려움을 느끼고 있다 ” 며 “ 콘텐츠를 개발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제작 지원에만 그치지 말고 유통과 홍보를 강화해보자는 차원에서 직제를 소폭 개편했다 ” 고 말했다.
이어 “ 캐릭터도 IP 비즈니스산업의 핵심 요소인 만큼 라이선싱에 주력해 기업들이 더 큰 성과를 낼 수 있도록 유도해 나갈 것 ” 이라고 덧붙였다.

이를 두고 일각에서는 IP산업에서 비중이 컸던 애니메이션이 드라마 , 예능 등 상대적으로 수요가 높은 영상콘텐츠에 밀려 찬밥 신세가 되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나온다. 독립 장르로 존속해야 할 애니메이션이 일반 영상콘텐츠와 똑같이 취급돼선 안 된다는 얘기다.
A사 대표는 “ 애니메이션이란 콘텐츠 장르의 상징적인 측면에서 볼 때 관할 상급 부서를 방송영상본부로 바꾼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 ” 며 “ 애니메이션을 영화처럼 독립된 하나의 장르로 봐야하는데 이를 방송을 위한 영상콘텐츠 중 하나로만 보는 인식의 차이에서 비롯되지 않았나 싶다 ” 고 말했다.
그는 “ 애니메이션으로 창출되는 시장 규모가 더 큰데 캐릭터산업과 굳이 분리해야 하는 이유가 무엇인지 모르겠다 ” 며 “ 캐릭터와 애니메이션 콘텐츠는 상호 영향을 주고받는 유기적인 관계라는 특성을 이해해야 한다 ” 고 덧붙였다.
B사 대표는 “ 콘텐츠의 원천 소스인 캐릭터가 IP란 형태로 뭉뚱그려지면서 경계가 모호해졌는데 이제 와서 굳이 나눌 필요가 있을까란 생각이 든다 ” 며 “ 효율성의 시각으로 접근해 볼 필요가 있다 ” 고 말했다.
이번 개편이 애니메이션 업계에 새로운 기회로 작용할 것이란 기대도 있다.
C사 대표는 “ 관할 부서가 바뀌었다고 해서 사업 규모나 예산이 특별히 줄어든 게 아니고 오히려 콘텐츠 활성화를 위해 지원이 더 늘어날 수도 있다 ” 며 “ 특성이 비슷한 콘텐츠와 묶이는 것이 비즈니스 차원에서 보면 더 나을 수 있다 ” 고 기대했다.
그러면서 “ 제작 특성 등을 따진다면 애니메이션은 분명 캐릭터산업과 다르다 ” 며 “ 콘텐츠산업과 미디어 환경의 흐름 또는 트렌드에 따라 유연하게 대처해나가는 과정이라고 생각한다 ” 고 부연했다.

한편에서는 애니메이션 분야 사업지원이 축소될 것이란 색안경만 끼고 볼 것이 아니라 업계가 스스로 자초한 일인 만큼 자성의 계기로 삼아야 한다는 시각도 존재한다.
D사 관계자는 “ 애니메이션 업계가 수년간 지원받은 규모에 걸맞은 성과를 내놓지 못했고 성공 사례가 없어 결국 존재감이 낮아지는 것 ” 이라며 “ 실제 성공모델을 만들어내지 못하면서 시장 자체도 성장할 수 없는 구조로 고착화되고 있다 ” 고 지적했다.
이어 “ 무턱대고 우려만 하지 말고 기관에서도 일단 운영해 본 뒤 효율성이나 결과를 따져볼 것이니 차분히 지켜보면 될 일 ” 이라고 말했다.
E사 대표는 “ 제작 , 유통 , 비즈니스 등의 구조가 애니메이션이나 다른 영상콘텐츠 모두 비슷하다는 판단에서 직제를 개편했을 것 ” 이라며 “ 웹툰이나 OTT 등으로 시청자들의 눈높이가 갈수록 높아지는 상황에서 애니메이션은 어린이 콘텐츠라고 보는 고정관념이 문제인데 자생력을 확보하지 못한 업계가 자성해야 할 대목 ” 이라고 꼬집었다.

 


 

아이러브캐릭터 / 장진구 기자 master@ilovecharact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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