간략한 자기소개를 부탁드린다 2012년 투니버스 공채 8기로 데뷔했다. 나서는 것을 별로 좋아하지 않는 성격이었는데 성우를 꿈꾸면서부터 외향적인 성격으로 바뀌었다. 내안의 똘끼가 터져 나왔다고나 할까.(웃음) 하지만 일을 마치고 혼자 있을 땐 조용히 뜨개질을 하거나 게임을 즐기곤한다.
성우란 직업을 택한 계기가 있나? 고등학교 1학년 때였다.
첫 미술 시간에 자신의 꿈을 그림으로 그리는 수업을 하는데 , 성우를 꿈꾸던 친구의 그림을 보고 문득 흥미롭고 내게 딱 맞는 직업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그 친구를 통해 인터넷 카페에 가입해 친구들을 만나면서 내 꿈에 대한 확신을 갖게 됐다. 스무 살 때 상경해 성우 지망생들과 어울리면서 스터디를 해오다 정미숙 선배님을 만나게 되면서부터 체계적으로 공부하기 시작했다. 성우 데뷔는 늦은 편이다. 13번 낙방하고 14번째 만에 투니버스에 합격할 수 있었다.
투니버스를 보며 성우를 꿈꿔왔는데 가장 오고 싶은 곳에 입사했으니 정말 기뻤다.
대표작들을 소개해달라 모두가 잘 아실만한 작품이라면 신비아파트의 두리 캐릭터다. 사실 신비 캐릭터에 욕심이 났지만 같이 오디션을 본 조현정 선배님의 목소리는 정말 넘사벽이어서 두리를 맡은 것도 정말 큰 행운이라고 생각했다.(웃음) 또 투니버스 전속 시절 첫 주인공 역을 맡았던 아이엠스타의 마린이 , 요리를 소재로 한 따스한 힐링 애니메이션 달콤달콤 짜릿짜릿의 귀엽고 사랑스러운 여아 이누즈카 츠무기 , 프리랜서 1년차 때 연기했던 말랑요정 치치의 주인공 치치도 있다. 최근에는 이 멋진 세계에 축복을이란 작품에서 다크니스란 캐릭터를 맡았는데 코믹물인데다가 다소 야릇한 캐릭터여서 재미있게 작업했다. 출시 1주년을 맞은 쿠키런 킹덤의 상징적인 캐릭터 공주맛 쿠키도 내가 목소리 연기를 했다.
자신의 목소리가 어떤 캐릭터를 가장 잘 표현한다고 생각하나? 잘하는 것과 잘하고 싶은 것으로 나뉜다. 잘하는 건 개성 있고 성격이 엇나가거나 정신이 특이한 캐릭터들이다.(웃음) 목소리 톤이 따뜻하면서도 조금 낮고 힘이 있어 남아 역할을 많이 하는 것 같다. 잘하고 싶은 것은 요정처럼 극강의 귀여움을 뽐내는 캐릭터다. 내 동기인 방연지 성우의 목소리를 좋아하는데 매우 살랑거리고 귀여우면서 러블리해 그저 듣는 것만으로도 사르르 녹는다.(웃음)
가장 애착이 가는 캐릭터가 있나? 신비아파트의 두리다.
두리는 원래 내성적이고 귀신을 무서워했다. 하지만 회를 거듭하면서 용감해지고 정의감도 커져 활약상이 두드러지고 있는데 두리의 성장 과정이 나와 비슷해 애착이 간다.
신비아파트는 투니버스의 역사를 다시 썼을 정도로 큰 성과를 낸 작품 아니던가. 국산 애니메이션으로 흥행에 성공한 작품에 참여해서인지 더 마음이 간다. 특히 여러 행사나 이벤트 또는 일상에서 만난 아이들이 신비아파트를 얘기하면 눈에서 빛이 나고 작품에 등장했던 귀신들을 줄줄 외울 때 정말 감동받았다.
성우가 갖춰야 할 가장 중요한 요소를 꼽는다면? 이제는 나도 중견 성우로 접어든 것 같다.(웃음) 입사 동기인 한신 오빠의 권유로 시작한 강의가 올해로 3년째를 맞는다. 성우 지망생들에게 강조하는 건 자신감과 소리다. 굉장히 특별한 소리가 아니어도 평범하지만 변성이 잘되는 소리가 있는 것처럼 또렷하고 건강한 소리 , 그리고 자신을 잘 알고 사랑하는 마음이 성우로서 꼭 필요한 자질이라고 생각한다. 또한 장르를 가리지 않고 도전하고 자신과 비슷한 톤의 성우를 찾아 따라하며 연습을 많이 하는 노력파 친구들이 빨리 성장하더라. 겉으로 보기엔 얌전한데 연기가 시작되면 과감하고 거침없이 돌변하는 친구들이 가진 똘끼도 있다면 더욱 좋다.(웃음)
기억나는 에피소드가 있나? 강남의 한 녹음실에서 오케이케이오란 작품을 더빙할 때였다. 기합을 넣는 신이 있었는데 당시 배가 많이 아팠던가 보다. “ 헙! 헙! 으헙~! ” 하면서 기합을 넣는 대사를 할 때 그만 방귀를 뀌고 말았다. 바로 뒤에 앉아 있던 박상훈 선배가 분명 소리를 들었고 냄새도 났을 텐데 후배가 민망할까봐 지금까지 아무에게도 말하지 않은 것 같다. 이해해주신 선배님께 너무 감사드린다.
김채하에게 성우란? 내게 성우란 무지개와 같다. 일곱 색깔처럼 찬란하고 화려해 매일매일이 새롭다는 의미다. 성우란 꿈을 꾸고 나서부터 삶이 다채로워졌고 성우로 데뷔하면서 인생 2막이 시작됐다. 좋아하는 일을 할 수 있는 삶에 그저 감사하고 고마울 따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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