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D 열전] 이대희애니메이션스튜디오 이임걸 PD, 내가 기획한 이야기로 사람들과 공감하고 싶어요

애니메이션 / 장진구 기자 / 2025-05-12 08:00:09
Interview

애니메이션업계를 떠나는 이들이 늘고 있다. 불투명한 비전, 강도 높은 노동량, 낮은 처우 탓에 애니메이션의 길을 선택하는 이들도 줄고 있다. 그럼에도 어디선가 오늘도 묵묵히 구슬땀을 흘리며 작품을 만들기 위해 열과 성을 다하는 PD들이 있기에 한국 애니메이션의 미래는 여전히 밝다. 현장의 PD들을 만나 애니메이션을 향한 그들의 꿈과 열정, 그리고 장인 정신의 의미를 되새겨본다.

 

 

간략한 소개를 부탁드린다

애니메이션 PD로 일한 지 24년째다. 현재 미스터 로봇이 개봉해 바쁜 나날을 보내고 있다. 운 좋게도 애니메이션계에 들어올 때부터 PD로 일할 수 있었다. 처음에는 교육용 플래시 애니메이션이나 홍보용 애니메이션을 기획하다가 캐릭터플랜에서 극장판 애니메이션 해머보이 망치, 신암행어사에 라인PD(재정과 일정관리)로 참여하게 됐다. 이후 프랑스와 공동 제작한 TV시리즈 빠삐에 친구의 PD를 맡으면서부터 제작부터 라이선싱 사업에 이르기까지 전 분야에서 경험을 쌓아갔다. 애니메이션도 만들지만 실사 영화 PD로도 활동하고 있다. 독립 영화 4편에 PD로 참여했다. 영화를 애니메이션으로 만드는 것과 실사로 만드는 것에는 차이가 있지만 각자 나름의 매력이 있어 좋다.

 

 

 

원래 애니메이션 PD를 꿈꿨나?

대학에서 애니메이션을 배울 때부터 PD를 하고 싶었다. 작품의 시작부터 끝까지 모든 분야에 관여하는 PD 역할이 재밌어 보였다. 작가와 감독이 한 작품을 깊게 파고들어 예술적 성취를 얻는 역할이라면, PD는 넓게 보고 작품의 앞날을 예측해 당면 과제를 해결하는 역할이라고 생각한다. 난 특히 작품을 기획하는 역할에 관심이 많고 새로운 아이디어를 구체화시키는 과정이 흥미롭다. 그리고 돈을 다루는 일이라는 점도 매력적이다.(웃음) 감독은 명성을 얻고 PD는 돈을 얻는다고 하지 않는가.

 

 

그간 참여작 중 가장 애착이 가는 작품을 꼽는다면?

애착이 가지 않는 작품이 있을까. 모든 작품에 애정이 깊다. 그중에서도 하나를 꼽으라면 최근에 선보인 미스터 로봇에 가장 애착이 간다. 다음 작품을 만들면 또 바뀌겠지만 지금으로선 미스터 로봇이 최애작이다.


작품을 만들면서 가장 뿌듯했던 순간, 아쉬웠던 순간은 언제였나?

뿌듯한 순간이라면 당연히 첫 시사를 할 때다. 완성한 작품을 가장 먼저 볼 수 있는 게 PD의 특권이다. 그리고 극장판 애니메이션을 만들다 보니 스크린에 걸린 영상을 처음 볼 때 여러 복합적인 감정이 가장 크게 올라오는 걸 느낀다. 아쉬울 때라면 작품을 만들면서 매 순간 느끼는 거라서 특별히 어떤 순간이 있지는 않은 것 같다.(웃음)

 

 

애니메이션을 만드는 동력은 무엇인가?

돈을 벌기 위해서란 현실적인 이유도 있지만 내가 기획한 이야기로 사람들과 공감하고 싶어서 애니메이션을 만들고 있다. 재미, 기쁨, 슬픔을 함께 느낄 때 감정이 정화되는 것 같다. 함께하면 감정이 배가되면서 즐거움도 더욱 뚜렷해진다. PD로서 하나의 작품을 완성했다는 성취감도 큰 이유다.

 

도전해 보고 싶은 장르나 이야기가 있나?

전쟁 서사를 좋아한다. 왕좌의 게임 같은 판타지 전쟁 이야기를 기획하고 싶은 욕심이 있다. 언제나 머릿속에 작품 아이디어가 맴돌아 기획은 계속하고 있다. 기획의 좋은 점은 혼자서도 할 수 있다는 것이다.

 

 

아이러브캐릭터 / 장진구 기자 master@ilovecharact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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