들어가며
저작권은 저작물이 창작되는 순간 자동 발생한다. 그러나 실무에서는 누가 진정한 권리자인지를 둘러싼 분쟁이 적지 않다. 특히 기업이 제작한 캐릭터, 디자인, 콘텐츠의 경우 업무상저작물인지 아니면 개인 창작자의 저작물인지를 놓고 다툼이 빈발한다.
이러한 권리 귀속 문제를 가장 명확하게 정리하는 방법이 저작권 등록이다. 저작권을 등록하면 등록된 자를 저작자 또는 저작재산권자로 추정하는 법적 효력이 인정된다. 게다가 우리나라는 한국저작권위원회 온라인 시스템을 통해 비교적 간편하고 저렴하게 등록할 수 있으므로, 저작물을 완성하면 우선 등록해 두는 것이 바람직하다.
이번에는 지난 호에 이어 업무상저작물의 저작권 등록 필요성을 살펴보고, 우리나라를 비롯하여 미국과 중국의 제도를 중심으로 등록 요령과 실무상 유의 사항을 소개한다.
왜 업무상저작물로 등록해야 하는가?
지난 호에서 살펴본 바와 같이, 업무상저작물이란 법인· 단체 또는 개인사업자 등 사용자의 기획 아래 종업원이 업무상 작성한 저작물을 말한다. 그리고 계약이나 근무규칙 등에 별도의 정함이 없는 경우 해당 저작물이 법인 등 사용자 명의로 공표되면 저작권법은 사용자를 저작자로 간주한 다(프로그램저작물은 공표요건제외).
업무상 저작물로 등록하면 사용자가 저작자가 되므로 저작인격권과 저작재산권이 모두 사용자에게 귀속된다. 따라서 권리관계가 명확해지고 향후 권리 귀속 분쟁을 예방할 수 있다. 반면 외주 제작 방식으로 저작물을 제작한 후 저작재산권을 양도받는 경우는 상황이 다르다. 저작재산권은 발주자에게 이전될 수 있지만, 실제 창작자인 외주 제작자는 원칙적으로 저작자로서 저작인격권을 계속 보유하게 되므로 발주자로서는 제약이 많을 수 있다.
업무상저작물 등록 신청 요령(국내)
업무상저작물을 등록할 때는 저작권 등록신청서에 법인 등 사용자를 저작자로 기재한다. 실제 창작에 참여한 종업원은 저작자가 아니라 업무상저작물 확인서에 ‘업무상 작성 에 참여한 사람’으로 기재한다. 이때 성명, 생년월일, 주소, 연락처를 적고 서명 또는 날인받아야 하며, 2인 이상이 참여하면 참여자 전원을 기재해야 한다.
실무에서 나타나는 문제는 퇴사한 종업원이나 참여 범위가 불명확한 종업원의 경우 서명 또는 날인을 받기 어렵다는 점이다. 따라서 근로계약서나 취업규칙 등에 관련 내용을 미리 규정해 두고, 퇴사전에 해당 종업원이 참여한 저작물을 업무상저작물로 등록하는데 동의한다는 확인서를 받아두는 것이 좋다.
업무상저작물 등록은 법인뿐만 아니라 비법인단체나 개인 사업자도 사용자 지위에 있다면 신청할 수 있다.
업무상저작물이 성립하기 위해서는 원칙적으로 사용자 명의로 공표되어야 한다. 이미 사용자 명의로 공표된 경우는 물론 장래 사용자 명의로 공표될 예정이어도 업무상저작물 등록이 가능하다. 따라서 미공표 저작물도 등록할 수 있다. 문제는 종업원 개인 명의 등 사용자 명의가 아닌 다른 명의로 이미 공표된 경우인데 업무상저작물 성립이 부정될 가능성이 있다. 그러므로 이러한 상황이 예상된다면 종업원으로부터 저작재산권 전부를 양도받는 계약을 별도로 체결해 두는 것이 안전하다.
사내 창작물이 아니라 도급이나 위임 등 외부 위탁을 통해 제작한 저작물의 경우에는 업무상저작물 등록이 아니라 저작권 양도에 따른 권리변동 등록을 검토해야 한다. 이에 대 해서는 별도의 기회를 통해 자세히 살펴보도록 하겠다.
중국 실무에서는 등록 자체보다 증빙자료의 준비가 더 중요하다고 평가된다. 등록증이 발급되더라도 실제 분쟁이 발생하면 권리 귀속을 입증할 자료를 추가로 요구받는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따라서 한국 기업이 중국 현지 법인이나 중국 직원과 함께 캐릭터, 애니메이션, 게임 콘텐츠를 개발한다면 노동계약서와 사내 규정에 저작권 귀속 조항을 명확히 두고, 주요 창작 과정도 문서로 남겨두자.
실무에서의 TIP
실무적으로 보면 한국은 등록 중심, 미국은 계약 중심, 중국은 증빙자료 중심이라고 요약할 수 있다.
한국은 비교적 간편하게 업무상저작물 등록을 할 수 있으므로 신속한 등록이 중요하다. 반면 미국은 계약서 작성 방식에 따라 권리 귀속이 달라질 수 있으므로 Work Made for Hire 조항과 저작권 양도 조항을 함께 두는 것이 바람직하다.
중국은 등록 자체보다 직무 저작임을 입증할 수 있는 노동 계약서, 사내 규정, 업무지시
자료 등의 확보가 더욱 중요하다.
결국 어느 국가든 분쟁이 발생한 이후에 권리를 정리하려고 하면 늦다. 콘텐츠 기업이라면 창작 초기 단계부터 계약서, 취업규칙, 업무 지시 자료를 체계적으로 관리하고, 저작물을 완성하면 가능한 한 빨리 저작권 등록을 진행하는 것이 가장 효과적인 권리 보호 방법이다.

최성우
·특허법인 우인 대표 변리사
·한국상표·디자인 협회 부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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