슬기롭게 팝업 열기

캐릭터 / 장진구 기자 / 2024-03-04 08:00:02
Special Report


브랜드를 마케팅해야 한다면 팝업스토어는 이제 선택이 아니라 필수다. 소비자 대부분이 팝업스토어가 브랜드 관심을 높이는 데 효과가 있다고 보기 때문이다. 시장조사 기관 엠브레인 트렌드모니터가 전국 만 19∼59세 남녀 1,000명을 대상으로 팝업스토어 방문 경험 및 인식 조사를 실시한 결과에 따르면 전체 응답자 75.6%가 팝업스토어 방문 경험이 있었고, 81.3%는 팝업스토어가 브랜드나 콘텐츠를 소비자에게 각인시키는 데 효과적이라고 답했다.



팝업스토어는 브랜드 놀이터
충성 고객이나 팬덤을 확보하기 좋고(66.6%) 관심이 없던 브랜드라 해도 팝업스토어 방문으로 관심이 생길 것 같다(63.1%)는 응답도 적지 않아 팝업스토어에서의 차별화된 경험이 소비자들에게 브랜드와의 접점을 제공하는 중요한 수단이 되고 있음을 보여준다.


팝업스토어는 브랜드와 소비자 모두 윈윈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브랜드는 상대적으로 낮은 비용을 들여 시장 진입 가능성을 시험해볼 수 있고, 소비자는 트렌디한 경험을 손쉽게 체험하는 기회를 얻는다.


따라서 팝업스토어는 이제 하나의 브랜드 놀이터가 됐다. 판매와 프로모션을 접목한 형태의 이러한 엔터테인먼트는 소비자가 직접 브랜드 가치를 체험하는 마케팅 전략으로 꾸준히 인기를 끌고 있다.


덕분에 소비자의 이목을 끌지 못한 브랜드가 팝업스토어를 통해 화제의 중심에 오르기도 하고, 주로 온라인에서 활동하던 브랜드가 오프라인 진출의 발판을 마련하는 사례도 등장하고 있다.



홍보 효과 좋지만 비용 부담은 숙제

오프라인에서 소비자에게 경험할 기회를 제공하고, 새로운 제품과 브랜드를 만날 수 있는 공간을 선보인다는 점에서 팝업스토어의 홍보 효과는 매우 크다. 그러나 모든 브랜드와 기업이 팝업스토어를 열 수 있는 건 아니다. 팝업스토어 인기가 높아질수록 기업의 부담도 커지기 때문이다.

 

 

젊은 층 유동 인구가 많은 곳에서 팝업스토어를 열려면 하루가 다르게 치솟는 임대료를 감당할 수 있어야 한다. 어떻게든 자리를 마련했다고 해서 소비자들의 관심을 한 몸에 받게 될 것이란 생각은 금물이다.
 

리테일 테크기업 스위트스팟 윤영현 RX본부장은 “성수동에서 열리는 팝업스토어가 일주일에 많게는 40∼50여 개 정도 되지만 소비자들 사이에서 회자되는 곳은 얼마 되지않는다”며 “마케팅 예산이 많은 대기업이야 더 많은 소비자를 끌어들일 수 있겠지만 그렇지 못한 기업이나 브랜드가 팝업스토어로 관심을 받는 건 점점 더 힘들어질 것”이라고 했다.

 


“협업으로 임대료 부담 낮추자”
저마다 팝업스토어 개설을 꿈꾸지만 주저할 수밖에 없는건 최소 수천만 원에서 억대가 넘는 비용이 들어갈뿐더러 쏟아부은 만큼 손익분기점을 넘기거나 홍보 효과가 있을지에 대한 우려가 크기 때문이다.
 

이에 기업들은 팝업스토어 예산 중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는 임대료를 조금이나마 적게 쓰고 홍보 효과를 극대화하는 방법을 찾는 데 몰두하고 있다. 그런 방법 중 하나가 백화점과의 협업이다. 백화점은 공간을 무상으로 빌려주는 대신 매출 수수료를 받는 것으로 알려졌다.


백화점들은 코로나 팬데믹 당시 MZ세대 소비자를 붙잡기 위해 도입한 체험형 팝업스토어로 젊은 층 유입과 매출 증가 효과를 톡톡히 누려 이제는 먼저 입점을 제안할 정도로 IP와의 협업을 한층 강화하고 있다.

 


한 라이선싱 기업 관계자는 “크리스마스나 밸런타인데이처럼 성수기를 앞두고 백화점에서 특정 IP를 콕 집어 팝업스토어를 열면 좋겠다는 제안을 하곤 한다”며 “백화점에서 여는 팝업스토어는 단독 매장이 아니지만 임대료를 아낄 수 있고 유동 인구도 꽤 많아 매출이나 마케팅 효과를 어느 정도 담보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와 함께 이미 운영 중인 특정 브랜드 매장으로부터 내부공간의 일부를 임대받아 팝업 매장을 여는 숍셰어 방식도 있다.


기존 매장은 새롭고 독창적인 브랜드를 공간 일부에 들여와 새로운 홍보 효과를 누리고 임대료도 받아 수익을 올릴 수 있다. 입점 기업은 기존 브랜드 매장에 방문하는 소비자를 활용해 IP를 알리고 장기 계약이나 큰 비용을 들이지 않고 제품을 선보이는 기회를 얻을 수 있다.

 

지난해 서울시 영등포구 더현대 서울 플레이인더박스 매장에 마련된 파피 플레이타임 콜라보레이션 팝업스토어가 그 예로 비용을 낮추고 협업 브랜드와 윈윈할 수 있는 모델이어서 최근 많은 관심을 끌고 있다.

 

여러 브랜드가 공동으로 장소를 빌려 운영하는 공유 팝업스토어도 등장하고 있다. 임대비 부담을 줄일뿐더러 한 공간에서 여러 브랜드 상품을 만날 수 있어 다른 브랜드를 찾아 온 소비자까지 흡인할 수 있다는 게 특징이다. 수영복과 선글라스, 선크림 브랜드를 한자리에 모은 테마 팝업스토어나 일정 주기별로 브랜드가 바뀌는 로테이팅 팝업스토어가 대표적이다. 

 

  

 

한 에이전시 관계자는 “개인 작가들이 쇼핑몰 복도나 이벤트 홀 같은 작은 공간에 매대를 많이 두지 않고 다른 작가들과 함께 그룹전을 여는 사례가 많아지고 있다”고 전했다.


같은 공간을 공유하기에 브랜드끼리 마케팅 협업을 전개하기도 수월하다. 그러니 예산이 빠듯한 기업 입장에서는 저비용·고효율 마케팅 수단으로 적합할 수 있다.


윤 본부장은 “치솟는 임대료를 홀로 감당하기도, 그렇다고 폭발적인 화제를 만들어내기도 어려운 중소 브랜드들이 부담을 덜기 위해 한데 모여 다양한 형태의 팝업 편집숍을 여는 사례가 늘어날 것”이라고 내다봤다.

 

 

 

아이러브캐릭터 / 장진구 기자 master@ilovecharact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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