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희정 비글즈 대표의 좌충우돌 모험기] ‘팬을 아는 구단’으로 가는 새로운 길

칼럼 / 이희정 기자 / 2026-03-12 14:00:46
Column

 

3월이면 축구 팬들의 마음이 다시 설레기 시작한다. 새 시즌을 기다리는 설렘, 새로운 선수와 전술에 대한 기대, ‘올해는 더 많이 직관해야지’하는 다짐이 자연스럽게 쌓인다. 비글즈도 이번 3월은 특별하다. 용인FC와 함께 AI 기반 팬 커뮤니케이션 시스템인 AI 팬 포스트 프로젝트를 본격적으로 시작하기 때문이다.


요즘 스포츠 팬들은 단순히 경기만 보고 돌아가는 관객이 아니다. 글로벌 TMT 컨설팅사 알트만 솔론(Altman Solon)이 2024년 전 세계 16개국 1만 8,000여 명을 대상으로 진행한 조사(Global Sports Survey 2024)에 따르면 전체 응답자의 60%가‘매달 최소 한 번 이상 스포츠 중계를 시청한다’고 답했다.


재작년 딜로이트(Deloitte)가 발간한 보고서(Engaging sports fans year-round)는 팬들의 95%가‘시즌이 아닐 때도 팀·리그와 디지털 채널을 통해 상호작용을 이어가고 있다’고 응답해 시즌이 끝나도 팬덤은 여전히 이어지고 있음을 보여준다.


이처럼 팬덤은 더 길고, 더 촘촘하게 팀과 연결되고 있다. 이를 가능하게 하는 핵심 축 중 하나가 바로 디지털 채널과 데이터다. 딜로이트 보고서는 심층적인 콘텐츠(분석, 비하인드, 인터랙티브 콘텐츠 등)를 소비하는 팬이 그렇지 않은 팬보다 입장권, 중계권, 관련 상품 등에 대한 지출이 평균 약 20% 더 높게 나타났다고 분석했다.

 

2024년 IBM이 발표한 연구보고서(IBM Study: Fan Engagement and Consumption of Sports Shifting)도 전 세계 스포츠 팬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응답자의 67%가 ‘AI를 활용한 빠른 하이라이트 및 요약 제공’을 가장 기대하는 기능으로 꼽았다. 또 65%가‘개인화된 콘텐츠’를, 또 다른 65%는 ‘선수·팀과 더 가깝게 느끼게 해주는 디지털 경험’을 중요하게 생각한다고 답했다. 팬들은 나를 이해하는 팀, 나에게 맞춰주는 팀을 기대하고 있는 셈이다.

 

이런 흐름에서 비글즈는 지난해 10월 프로농구단 안양 정관장과 함께 AI 팬 포스트의 MVP를 세상에 처음 선보였다. 당시는‘오프라인 NFC 상호작용 굿즈 구매를 통해 선별한 진성팬들의 양방향 소통이 가능하게끔 AI 에이전트가 역할을 수행하고, AI를 활용해 팬들의 메시지를 잘 정리해 구단에게 전달해 보자’는 실험의 출발이었다.

 

프로젝트를 진행할수록 우리는 하나의 확신을 갖게 되었다. 팬이 남기는 한 줄 한 줄의 메시지, 짧은 제안, 때로는 긴 응원의 글들이 단순한 텍스트가 아니라 팀과 브랜드의 방향을 바꿀 수 있는 데이터이자 감정이라는 점에 주목했다. 최신 스포츠 마케팅 연구에서도 팬이 자발적으로 남긴 UGC(사용자 생성 콘텐츠)와 피드백이 브랜드 충성도와 체류 시간에 유의미한 영향을 미친다는 결과를 반복적으로 보고하고 있다. AI는 이런 팬들의 수많은 목소리를 더욱 귀 기울여 듣고, 또 잊히지 않게 정리해 주는 역할을 해줄 수 있었다. 실제 작년 하반기 안양 정관장에서 판매한 AI 팬 포스트 NFC 인형은 유니폼 다음으로 가장 잘 팔린 이색 굿즈로 떠올라 상품성과 효과성 모두를 입증했다.


이번에 용인FC와 진행하는 프로젝트는 이러한 실험을 실전으로 확장하는 시도다. 용인FC는 비글즈가 만드는 AI팬 포스트를 통해 팬들의 메시지를 자유롭게 받고, 이를 구단 운영과 정책 결정에 적극 활용한다. 단순히 온라인 건의함을 하나 더 만드는 게 아니라 팬이 남긴 말들이 실제로 구단 전략, 이벤트 기획, 티켓·굿즈 정책, 지역 커뮤니티 프로그램에 영향을 주는 구조를 설계하는 것이다.


AI 팬 포스트의 핵심은 팬을 더 깊이 이해하는 것이다. 지금까지 많은 구단이 팬을 이해하기 위해 설문조사, SNS 반응, 현장 이벤트 참여율 등 파편적인 데이터에 의존해 왔다. 지난해 스포츠 데이터 분석 기업 스탯츠퍼폼(Stats Perform)과 스포츠 비즈니스저널은 전 세계 리그·클럽·미디어 관계자 350명을 대상으로 AI와 데이터 분석이 팬전략에 미치는 영향을 공동으로 조사한 결과(2025 Fan Engagement & Monetisation Survey)를 발표했다.


설문에서 응답자의 79%가‘AI 기반 팬 세분화가 향후 3년 내 수익 성장의 핵심’이라고 답했고 72%는‘정교한 팬 인사이트가 스폰서십 가치 제고에 직접적으로 기여한다’고 했다.


2025년 발표한 논문(How generative AI is reshaping sports marketing, fan engagement, and content creation」(Journal of Sports Marketing & Sponsorship)은 생성형 AI를 활용해 팬 데이터를 분석하고 개인화된 콘텐츠를 제공한 사례로 기존 대비 팬 참여율이 최대 30%, 클릭률이 25%까지 상승한 프로젝트를 소개했다. 팬의 참여·충성도·소비 패턴을 정교하게 결합할 수록 수익성과 브랜드 로열티가 함께 상승하는 경향이 있다는 것이다.


용인FC는 AI 팬 포스트를 통해 우리 팬이 어떤 사람들인지, 어떤 콘텐츠와 경험을 좋아하는지, 어떤 방식의 소통을 편안하게 느끼는지 더 정확하게 파악하려고 한다. 예를 들어 특정 경기 후 어떤 주제의 메시지가 가장 많이 올라오는지, 어떤 연령대의 팬이 어떤 이벤트를 선호하는지, 특정 경기나 캠페인 이후 팬의 톤과 감정이 어떻게 달라졌는지 등에 대해 AI가 자연어로 들어온 메시지를 분석해 요약·분류한다. 이는 의사결정에 활용할 수 있는 인사이트로 정리해 구단에 곧바로 제공한다. 이는 단순한 텍스트 마이닝을 넘어 팬의 감정과 맥락까지 이해하는 시도에 가깝다.

 

그렇다면 AI 팬 포스트는 기존 팬 플랫폼과 무엇이 다를까? 많은 사람은 이미 위버스와 같은 2.0 세대 팬 커뮤니티 서비스를 떠올릴 것이다. 이는 팬들이 모여 콘텐츠를 보고, 댓글을 남기고, 서로 소통하는 플랫폼이다.

 

비글즈가 생각하는 AI 팬 포스트는 그다음 단계, 3.0 버전이다. 딜로이트가 지난해 발표한 리포트(Immersive sports fandom)에서 지적하듯 팬들은 점점 더 실시간성, 개인화, 커뮤니티성을 동시에 원하고 있다. 이 세 요소가 충족될 때 디지털 경험에 대한 만족도가 가장 높게 나타난다. 2024년 IBM의 팬 조사에서도 응답자 다수(60% 이상)가 ‘개인화 추천과 실시간 인터랙션을 제공하는 AI가 스포츠 경험을 향상할 것’이라고 답했다. AI 팬 포스트는 바로 이 지점을 겨냥한다.

 

팬들에게 AI 에이전트를 활용해 보다 다양하고 유의미한 양방향 소통을 만들어내고, 팬이 남긴 방대한 메시지를 AI가 실시간으로 읽고 요약하고 감정을 분석해 구단이 바로 활용할 수 있는 인사이트로 바꿔주는 것, 그리고 이를 바탕으로 다시 팬에게 맞춤형 경험을 제안하는 선순환 구조가 AI 팬 포스트의 핵심이다. 앞서 언급한 스탯츠퍼폼의 설문에서 클럽·리그 관계자 중 68%는‘팬 데이터를 활용한 맞춤 메시징이 티켓·굿즈 판매 전환에 가장 큰 영향을 준다’고 답했다. IBM의 연구에서도 팬들은 AI 활용에 대해 ‘빠르게 핵심만 보여주는 요약’, ‘내 취향에 맞는 콘텐츠 추천’, ‘나와 비슷한 팬들과의 연결’기능을 가장 기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AI 팬 포스트는 바로 이 기대에 응답하는 구조를 지향한다.

 

실무 관점에서 보면 AI 팬 포스트는 다음과 같은 질문에 답하는 도구가 된다.

 

· 우리 팬 중 시즌권 구매 가능성이 높은 그룹은 누구일까?

· 팬들이 기대하는 경험(이벤트 및 팬미팅 등) 및 굿즈는 어떠한 것이며, 어떠한 가치를 두는가?

· 어떤 메시지를 보냈을 때, 실제 행동(예: 예매, 방문, 재구매)으로 이어지는가?

스탯츠퍼폼·스포츠 비즈니스저널의 2024∼2025년 조사에서는 이런 질문에 정교하게 답할 수 있는 팀일수록 팬당 수익(LTV)과 재방문율이 눈에 띄게 높아지는 사례가 반복적으로 등장한다. 동시에 2025년 스포츠 마케팅 관련 학술 논문들은 지나친 상업화가 아닌 팬 입장에서 공정함과 투명성, 데이터 활용에 대한 명확한 동의를 함께 지향할 때 팬의 신뢰도 역시 유지·강화될 수 있다고 강조한다. AI 팬 포스트 역시 이 균형을 매우 중요하게 바라보고 있다.

 

AI 팬 포스트는 스포츠 구단만을 위한 솔루션이 아니다. 엔터테인먼트 기업, 캐릭터 IP 홀더, 각종 팬덤을 가진 브랜드에도 그대로 적용할 수 있는 기술과 철학이다.

 

Z세대, 알파세대 팬들은 단순 콘텐츠 소비보다 커뮤니티·참여 경험을 더 중요하게 여기기 시작했다. ‘팬 커뮤니티 참여가 스포츠 경험의 핵심’이라고 답한 비율도 매년 증가하고 있다. 중요한 건 ‘얼마나 많은 사람에게 도달했는가’보다 ‘나를 사랑해 주는 팬을 얼마나 깊이 이해하고 있는가’라는 질문이다. 우리는 이 변화에 AI가 줄 수 있는 가장 따뜻하고 실용적인 답을 함께 찾아보고 싶다.

 

용인FC와 함께 시작하는 이번 여정은 비글즈에게도 큰 도전이자 기회다. AI와 캐릭터, 그리고 팬덤을 연결해 온 그간의 시간에 팬을 아는 구단, 팬을 존중하는 브랜드라는 키워드를 더해보고자 한다.


앞으로 더 많은 스포츠 구단과 엔터테인먼트사와 함께 AI 팬 포스트를 확장하며 각자의 팬덤이 가진 이야기를 더 잘 들을 수 있도록 돕고 싶다.


여러분이 사랑하는 팀과 플레이어를 떠올리며 응원 메시지를 남길 때, 그 목소리가 AI를 통해 더 또렷하게 전달되고 있다는 걸 함께 떠올리면 좋겠다. 비글즈는 오늘도 그 목소리를 잃지 않게 기록하고 더 나은 경험으로 되돌려드릴 방법을 고민하고 있다. 수많은 IP, 브랜드와 팬(사용자)들의 마음을 보다 즐겁고 깊게, 효과적이고 혁신적으로 연결하는 비글즈가 되고자 한다.

 

 

 

 

이희정
·비글즈 대표이사
·contact@bigglz.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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