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범강의 웹툰 이야기 36] 2024년 웹툰산업의 주요 과제와 목표-5

칼럼 / 서범강 / 2024-06-21 11:00:21
Column

웹툰산업의 성장을 위해 우리는 다양성 장르의 활성화를 적극 추진해야 하고, 웹툰 그 자체가 원작이 되는 오리지널 창작 IP가 많아져야 한다는 것을 충분히 인지하고 있다.


콘텐츠를 기반으로 하는 산업인 만큼 작품의 다양성과 퀄리티는 물론 IP로서 가질 수 있는 기능과 역할, 그것이 지녀야 하는 가치에 대해서는 백만 번을 강조해도 부족하지 않다. 그렇다면 산업의 성장과 발전을 위해 필요하고 중요한 것은 작품이 전부인 걸까?


예를 들어 전쟁에서 승리하려면 군사 수, 전투력, 우수한 무기의 유무가 중요하다고 할 수 있다. 하지만 우리가 자랑스러워하는 영웅 이순신 장군을 떠올려보자. 군사수, 전투력이 열세였음에도 승리를 거둘 수 있었던 건 그것을 뛰어넘는 전략과 전술이 있었기 때문이다. 뛰어난 전략과 전술을 구사하려면 정보와 데이터에 근거한 연구가 뒷받침돼야 한다.

 

웹툰산업이 성장을 멈추지 않고 글로벌로 확장된 시장의 강력한 경쟁에서 선두를 유지하려면 수없이 반복되는 정보의 수집과 분석, 통계를 토대로 명확한 데이터와 기준을 제시하는 연구 활동이 반드시 병행돼야 한다. 그렇다면 웹툰산업을 위해 어떤 연구들이 실행돼야 할지에 대해 알아보자.


1. 시장의 트렌드 및 소비자 성향 연구
만화와 웹툰에 대한 여러 의견이나 주장을 접하다 보면 “웹툰의 등장과 발전으로 출판 만화 수요가 줄었다” 는 말을 듣기도 하는데 이는 일부 맞을 수 있지만 정확한 사실이라고 보기는 힘들다.

 

현재 국내에서 벌어지는 일부 현상만 놓고 본다면 확실히 웹툰 이용이 늘면서 출판 만화를 접하는 비중이 줄고 있기는 하다.

 

그러나 조금 더 넓은 시야로 바라보고 이해한다면 출판 만화는 이미 웹툰 등장 이전부터 시장이 축소되면서 수요가 눈에 띄게 감소하고 있었다. 한편으로는 웹툰이 등장함으로써 창작 활동과 작품 공급 위기를 기회로 전환할 수 있는 대안을 마련할 수 있었다고도 볼 수 있다.

 

이는 웹툰이라는 새로운 형식이 변화하는 시장 환경과 소비자들의 성향을 충족시키면서 웹툰으로 옮겨온 독자들이 출판 만화로 돌아갈 이유를 느끼지 못하는 것으로 해석해야 한다. 즉 출판 만화가 다시금 전환의 시점을 맞이하고 활성화되려면 출판 만화를 감상하고 소유할 만한 가치를 만들어내야 한다. 웹툰의 등장을 문제로 인식해서는 안 된다는 것이다.

 

여전히 출판 시장이 강력한 경쟁력을 유지하는 프랑스 출판 전문가들의 말을 빌리면, 프랑스에서도 웹툰을 비롯한 디지털 콘텐츠의 발생과 성장 가능성을 인정하고 있다. 하지만 그것이 곧 출판 시장의 침체와 쇠퇴를 가져올 것이라 여기지는 않는다. 이유는 디지털 콘텐츠가 발달하더라도 절대 뒤지지 않을 출판의 가치와 강점을 유지하는 방법을 알고 있다고 믿기 때문이다.

 

또한 그 믿음은 그들이 오랫동안 모아온 정보와 데이터에 기반한 연구 결과에서 비롯된다. 이렇듯 산업을 위해서는 시장 트렌드와 소비자의 성향 연구가 굉장히 중요한 의미를 지닌다. 이때 필요한 연구 항목은 다음과 같다.

 

·국내외 웹툰 시장 규모 및 성장률 분석
·연령, 성별, 직업별 웹툰 소비 패턴 분석
·인기 있는 웹툰 장르 및 작품 분석
·웹툰 소비자들의 선호도 및 만족도 조사
·웹툰 시장의 주요 트렌드 및 변화 요인 분석
·콘텐츠 이용 환경에 대한 사용 패턴과 성향 분석

 

2. 콘텐츠 제작 및 플랫폼 연구
콘텐츠산업의 성장 배경에는 플랫폼이 존재한다. 웹툰이 그렇고 영화, 드라마도 OTT라는 새로운 플랫폼이 등장하면서 파급력이 커졌다. 최근 젊은 세대에게 강력한 매체로 떠오르는 틱톡 같은 쇼트폼 동영상 플랫폼도 마찬가지다. 

 

최근에는 주요 소비 채널인 e-커머스도 플랫폼을 적극 활용하고 있다. 이처럼 콘텐츠도 어떤 플랫폼에 공급되느냐에 따라 형식과 제작 방법이 달라지고 파급력도 달라진다. 이를 위해 콘텐츠 제작 및 플랫폼 연구가 필요하며 웹툰과 관련된 연구 항목은 다음과 같다.

 

·웹툰 제작 과정 및 비용 분석
·웹툰 작가들의 수입 및 근무 환경 분석
·웹툰 플랫폼별 서비스 및 콘텐츠 특성 분석
·웹툰 플랫폼의 수익 모델 및 성장 전략 분석
·웹툰 콘텐츠의 질 향상 방안 연구


3. 해외 진출 및 글로벌 시장 연구

대표적인 웹툰 기업인 네이버나 카카오가 성장할 수 있었던 기반은 국내 시장이었다. 지금처럼 외형을 키우고 매출 규모를 끌어올릴 수 있었던 것은 해외 시장 개척과 거기에서 거둔 성과 덕분이라고 할 수 있다. 유튜브나 넷플릭스 같은 콘텐츠 기반 기업도 무대를 세계로 확장시킬 수 있었기 때문에 지금의 위치에 설 수 있었다.

 

우리나라가 웹툰 종주국이라고 하지만 그 무대를 국내로 한정하는 건 의미가 없듯 웹툰이 글로벌산업으로 확실히 커나가기 위해선 다음과 같은 연구가 병행돼야 한다.

 

·해외 웹툰 시장 규모 및 성장 전망 분석
·주요 해외 웹툰 시장의 진출 규제 및 특징 분석
·해외 진출을 위한 성공 사례 및 전략 연구
·한국 웹툰의 해외 경쟁력 분석
·글로벌 시장에서 한국 웹툰의 인지도 및 선호도 향상 방안 연구

 

4. 기술 및 정책 연구
콘텐츠 플랫폼 대부분은 온라인, 모바일 환경에서 디지털 콘텐츠 형태로 사용되고 있다. 이를 꾸준히 성장시키고 편의성을 높이려면 기술과의 끊임없는 융복합이 뒷받침돼야한다. 기술의 발전은 콘텐츠가 소비자에게 접근하는 방식을 새롭게 제안하고 소비자가 콘텐츠를 이용하는 방법을 새롭게 제시한다.

 

또 기술을 바탕으로 한 콘텐츠 제작 효율성은 공급량은 물론 공급 가격에도 큰 영향을 미친다. 아무리 흥미로운 콘텐츠라 하더라도 콘텐츠 제작 단가나 콘텐츠를 이용하는 기기의 단가가 높아지면 대중적으로 보급되기 어렵다. 따라서 어떤 콘텐츠가 대중산업으로 발돋움하려면 기술의 성장과 공급이 함께 이뤄져야 하는데, 이때 중요한 것이 기술에 대한 정책이다.

 

예를 들면 AI를 활용한 다양한 기술은 인권이나 저작권, 나아가 평등권 등 중요한 권리에도 영향을 미치는데 이를 소홀히 하면 자칫 심각한 위험과 부작용을 일으킬 수도 있다. 그래서 기술의 연구에는 그것을 뒷받침하는 정책의 연구가 고려돼야 하며, 웹툰과 관련된 주요 연구 항목은 다음과 같다.

 

·웹툰 제작 및 플랫폼 서비스에 활용되는 기술 개발 동향 분석
·인공지능, 가상현실, 증강현실 등 신기술을 활용한 웹툰 콘텐츠 개발 연구
·웹툰산업 발전을 위한 정책 및 제도 마련 방안 연구
·해적 콘텐츠 문제 해결 방안 연구
·웹툰산업의 지적 재산권 보호 방안 연구
·올바른 사용과 판단을 위한 기준과 가이드 연구

 

 

서범강
·(사)한국웹툰산업협회 회장
·아이나무툰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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