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튜디오 오리진 박승연 부사장, 독창적인 스타일과 공감 스토리가 <지존>의 매력

캐릭터 / 장진구 기자 / 2024-10-09 08:00:42
Interview

 


스튜디오 오리진이 케이비젼과 손잡고 캐릭터 브랜드<지존>의 일본 진출에 시동을 걸었다. 카카오프렌즈에서 사업총괄 부사장을 지낸 박승연 부사장은 독창적인 스타일의 아트워크와 MZ세대의 공감 코드가 가득한 스토리를 앞세워 대만에 이어 일본 시장에 지존의 깃발을 꽂겠다는 각오다.

 


조항수 대표와 의기투합한 계기는?
조 대표님과 인연은 20년이 넘는다. 그래서 이곳에 합류한 건 너무 자연스러웠다. 카카오에서 함께 일하기 전에 거래처 관계자로 처음 만났다. 브랜드에 대한 열정이나 일하는 가치관이 잘 맞더라. 언젠가 기회가 되면 같이 일해보면 좋겠다 싶었는데 2015년쯤 먼저 카카오로 옮긴 조대표님이 ‘이모티콘으로 인형도 만들고 팝업도 열며 브랜드를 키워보자’ 면서 손을 내밀었다. 당시 카카오에 디자인이나 굿즈를 아는 사람이 없어서 밑바닥부터 함께하며 지금의 카카오프렌즈를 만들었다. 그러다 2019년에 핵심 멤버들이 새로운 도전을 꿈꾸며 뿔뿔이 흩어졌다가 이듬해 조 대표님이 스튜디오 오리진을 새로 차리면서 다시 만났다.

 

스타트업의 현실을 언제 체감하는가?
카카오에 있을 때 이미 경험했다.(웃음) 남들이 볼 땐 여유롭고 동료들의 유대가 좋은 곳으로 생각하겠지만 성과와 자신의 역량을 계속 증명해야 하는 살얼음판 같은 곳이어서 하루도 맘편한 날이 없었다. 그런 환경에 이미 단련돼서 그런지 그렇게 큰 어려움을 느끼진 않는다. 대신 좋은 인력을 원하는 만큼 데려올 수 없고 모든 걸 다 해야 하는 어려움은 있다. 그래도 회사는 하루가 다르게 성장하고 있다. 우리 사업의 두축은 기업 캐릭터 개발 용역과 자체IP 개발이다. 오뚜기 옐로우즈, 현대백화점 흰디, 엘지유플러스 무너, 롯데홈쇼핑 벨리곰 등이 우리 손을 거쳤다. 무엇보다 뉴미디어 시대의 글로벌 멀티 캐릭터 비즈니스의 가능성을 인정받았기 때문에 엔젤 투자, 시리즈A 투자, VC 투자를 이끌어낼 수 있었다.

 

  

 

<지존> 뭘 대변하는 캐릭터인가?

지존의 슬로건은 ‘저스트 라이프(Just life)’ 다. ‘인생 뭐 별거 있어? 다 그런 거지’ 란 뜻이다. 좀 진지하게 말한다면 각자 다른 인생이라도 삶은 모두 가치있다는 의미다. 지존은 MZ세대를 대변한다. 이들은 어느 세대보다 자존감이 높고 행복을 추구하는 삶을 살려고 한다. 우리는 이들만의 생각과 가치관을 캐릭터로 표현해 스토리를 만들어보고자 했다. 키덜트 백수 핑크 고양이 핑고, 핑고가 유일한 삶의 낙인 직장인지지, 꿈 많은 아웃사이더 식빵새의 실없이 웃긴 일상 이야기를 아메리칸 카툰 스타일로 풀어냈다.

 

 

 

 

 

빈티지 무드가 돋보이던데?
핑크팬더, 가필드, 스누피에서는 빈티지 무드가 묻어난다. 마블 코믹스도 마찬가지다. 생명력이 긴 캐릭터에서 빠질 수 없는 요소가 바로 빈티지다. 우리도 이를 겨냥했다. 지존은 빈티지 무드라기보다 아메리칸 카툰 스타일이라고 말하는 게 더 정확하다. MZ세대가 선호하는 키워드를 찾다 보니 빈티지, 카툰, 애니메이션, 쇼츠가 많더라. 이와 잘 어울리고 이를 표현하기 좋은 영역에 캐릭터가 있어야 한다고 생각해 독창성이 돋보이도록 아메리칸 카툰 스타일로 방향을 잡았다. 사실 귀여운 캐릭터로는 시장성에 한계가 있다. 그래서 시장 규모가 큰 패션이나 라이프스타일 품목에 잘 어울리는 하이 퀄리티 캐릭터를 지향했다.


팬덤을 끌어낼 매력 포인트는?
일단 스타일이다. 딱 봤을 때 좀 복고풍이지만 세련되고 멋있다는 느낌을 준다. 그 다음으로는 공감스토리다. 지지의 직장 생활, 고양이 집사의 모습을 통해 그저 인생을 즐기는 느낌의 발랄한 이야기를 보여준다. 실제 SNS에는 이에 공감한다는 팬들의 댓글이 많다. 어느 해외 팬은 핑고의 귀여운 짓에 위안을 얻고 치유받는다고도 했다. 이들의 마음을 움직일 수 있었던 건 결국 스토리 때문 아닐까.


그간의 마케팅 성과는?
사업을 시작한 건 캐릭터가 나온 지 1년 정도 됐을 때다. 콘텐츠가 부족한 상황에서 사업을 시작하는 건 무리였다. 댓글이 달리고 이모티콘, 인형을 만들어달라고 팬들이 요구할 때 사업을 시작할 시점이라고 봤다. 케이스티파이와의 글로벌 콜라보레이션을 시작으로 글로벌 협업을 추진해나갔다. 한국을 찾은 해외 관광객에게 알릴 목적으로 롯데월드에 쇼케이스 성격의 스토어를 열기도 했다. 그러다보니 해외에서 연락이 오기 시작했다. 2022년 대만에서 열린 일러스트페어에 초청받아 나갔는데 해외 시장 진출의 교두보를 마련한 좋은 기회였다. 현지 유명 인플루언서, 버블티 브랜드와 협업하면서 팬덤을 확장했고 진출한지 1년이 채 안 된 작년 9월에 마스터 라이선스 계약을 체결했다. 그리고 올해에는 대규모 주요 상권에 팝업스토어를 오픈하고 대만 대표 음료 브랜드와 콜라보레이션을 하며 공중파TV 광고에 나와 현지에서 지존을 확실히 알릴 수 있었다. 내년에는 더 다양한 나라에서 재밌는 프로젝트를 만나볼 수 있을 것이다.

 

 

케이비젼과 손잡은 배경이 궁금하다

브랜드 전략은 우리가 세울 수 있지만 해외사업은 현지 사정을 잘 아는 파트너와 함께 가야한다. 그런 곳을 찾다가 케이비젼을 만났다. 일본 시장에 대한 이해가 높고 현지 네트워크도 탄탄하다는 점이 좋았다. 특히 지존 브랜드를 함께 키워보려는 의지가 강해 협업을 결정했다. 일본 독점 마스터 라이선싱 권한을 줬는데 우리나라에서도 사업을 전개할 예정이다.


향후 사업 전략은?
해외 시장 진출에 힘쓰겠다. 올 상반기에 대만에 깃발을 꽂자고 우리끼리 다짐했는데 그 결실을 맺었다. 이 여세를 몰아 일본, 중국으로도 나갈 계획이다. 팬들이 좋아할 만한 것, 캐릭터 지향점과 맞닿은 대상과 아이템을 우선 순위에 두고 협업을 진행해볼 생각이다. IP 비즈니스는 팬덤이 좌우한다. 사업을 지속적으로 꾸준히 진행해 한 명 한 명의 팬을 차근차근 쌓아가겠다.

 

 

 

아이러브캐릭터 / 장진구 기자 master@ilovecharact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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