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 기술 발전과 전자상거래에서의 활용
2025년 현재 생성형 AI 기술은 이미지 생성 분야에서 놀라운 발전을 보이고 있다. 단순히 정보를 제공하거나 명령에 따라 움직이는 수준을 넘어 이제는 스스로 목표를 설정하고 계획을 세우고 실행에 옮기는 능력까지 갖추려 하고 있다는 에이전틱 AI의 등장과 함께 이미지 변형 및 생성 기술 또한 고도화되고 있다.
최근 주목받고 있는 AI 이미지 생성 도구는 누구나 쓸 수 있는 기술이 되어가고 있다. 프롬프트 없이도 클릭 몇 번으로 AI를 불러내 원하는 기능을 실행할 수 있는 노코드 기반 인터페이스가 늘어나고 있다. 이러한 접근성 향상은 긍정적인 측면과 함께 새로운 법적 위험 요소를 동반한다.
특히 e-커머스 분야에서는 신제품 출시 때마다 섬네일과 상세 페이지 이미지 제작에 시간이 너무 오래 걸린다는 고충을 해결하기 위해 AI 이미지 생성 도구를 활용하는 사례가 급증하고 있는데 이것이 악용될 가능성도 함께 높아지고 있다.
브랜드 공식 이미지 AI 변형 활용 위조 상품 판매 사례
최근 위조 상품 판매자들은 기존의 저작권 침해로 인한 테이크다운(take-down) 조치를 피하기 위해 새로운 방법을 동원하고 있다. 브랜드의 공식 이미지를 생성형 AI로 미묘하게 변형해 상품 판매 페이지에 올리는 것이다. 구체적인 사례를 살펴보면 아래와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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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좌)원본 제품 이미지의 색상, 배경, 조명을 AI로 변경 ▲ (우)모델의 포즈나 헤어스타일을 살짝 변형하되 제품 자체는 동일하게 유지 |
이러한 변형 작업은 AI 상품 사진 생성 솔루션 덕분에 상품 등록과 관리가 훨씬 신속해졌다는 기술적 편의성을 악용한 것이다. 이는 단순한 이미지 도용보다 훨씬 정교하고 탐지하기 어려운 형태의 침해 행위다.
저작권 침해 판단 기준의 적용
AI로 변형한 이미지의 저작권 침해 여부는 의거성과 실질적 유사성을 적용해 판단할 수 있다.
판례를 보면 피침해 저작물에 대한 접근 가능성과 양 저작물의 유사성 등의 간접 사실이 인정되면 의거성은 추정되는 것으로 보고 있다(대법원 2014. 7. 24. 선고 2013다 8984 판결).
대법원은 “의거 관계는 기존의 저작물에 대한 접근 가능성, 대상 저작물과 기존의 저작물 사이의 유사성이 인정되면 추정할 수 있고, 특히 대상 저작물과 기존의 저작물이 독립적으로 작성되어 같은 결과에 이르렀을 가능성을 배제할 수 있을 정도의 현저한 유사성이 인정되는 경우에는 그러한 사정만으로도 의거 관계를 추정할 수 있다. 그리고 두 저작물 사이에 의거 관계가 인정되는지 여부와 실질적 유사성이 있는지 여부는 서로 별개의 판단으로, 전자의 판단에는 후자의 판단과 달리 저작권법에 의해 보호받는 표현 뿐 아니라 저작권법에 의해 보호받지 못하는 표현 등이 유사한지 여부도 함께 참작될 수 있다”고 판결했다.
따라서 원본 브랜드 이미지에 접근해 이를 기초로 AI 변형을 실시했다는 것 자체가 의거성을 충족한다고 볼 수 있다.
특히 해당 브랜드의 공식 이미지가 널리 공개돼 있고 변형된 이미지에서 원본의 구도나 특징적 요소가 확인되는 경우 의거성 입증은 비교적 수월하다.
아울러 AI 변형을 거쳤더라도 전체적인 구도와 레이아웃, 제품의 배치와 표현 방식, 색감과 분위기의 전반적 톤앤매너, 브랜드 특유의 시각적 아이덴티티 요소가 유사하다면 실질적 유사성이 인정될 수 있다.
AI가 생성한 콘텐츠에 대한 법적 논란도 끊임없이 제기되고 있지만 우리나라 저작권법으로는 변형 정도가 아무리 정교하더라도 원저작물의 창작적 표현이 실질적으로 유사하게 인식된다면 저작권 침해로 판단될 가능성이 높다.
향후 예상되는 이슈와 대응 전략
대부분 국가의 저작권법에서는 인간이 만든 창작물에 대해서만 저작권을 인정하고 AI로 만든 결과물에 대해서는 인간에 의한 창작이 아니라는 점을 들어 저작권을 인정하지 않는다.
하지만 AI로 만든 결과물이라 하더라도 인간의 창작적 기여가 있는 부분에 대해서는 저작권을 인정한다. 따라서 기업이 AI를 이용해 공식 이미지를 만들었다고 해서 저작권이 무조건 인정되지 않는 건 아니다. 중국의 판례에서 보더라도 AI를 작업의 도구로 인정하면서 AI로 만든 이미지에 대해 저작권을 인정한 사례가 있기 때문에 AI를 일종의 도구로 이용해 상당한 노력과 시간을 투여하고 창작적인 기여를 하여 만든 이미지라면 해당 결과물에 대해 저작권을 인정받을 수 있다.
또한 공식 이미지를 그대로 도용하는 대신 AI로 이미지를 변형해 사용하는 방식의 공식 이미지 변형 사용 사례가 증가할 것으로 보이므로 브랜드 기업들은 AI 탐지 기술 도입 등을 통해 AI로 변형된 이미지를 탐지할 수 있는 기술적 솔루션을 모니터링 시스템에 도입, 조기 발견 체계를 구축할 필요가 있다.
AI 기술의 발전은 창작과 혁신의 새로운 가능성을 열어주지만 동시에 지식재산권 침해의 새로운 통로가 되기도 한다. 특히 브랜드 이미지의 AI 변형을 통한 위조 상품 판매는 기존 법리와 판단 기준으로도 충분히 대응할 수 있으나 기술적 탐지와 증거 수집의 어려움이라는 새로운 과제를 제기하고 있다.
이에 콘텐츠 또는 브랜드 기업들은 전통적인 저작권 침해 대응 전략과 함께 AI 시대에 특화된 기술적, 법적 대응 역량을 갖춰나가야 한다. 이와 더불어 관련 법 제도 정비와 e-커머스 플랫폼, 콘텐츠·브랜드 기업 간 협력과 공조 체계 구축을 통해 건전한 AI 생태계를 조성하는 노력도 이뤄져야 한다.
김종면
·위고페어 대표(AI 기반 온라인 위조 상품 모니터링 플랫폼 위고페어 운영사)
·이메일: kjm4good@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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