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적 판매량 80만 부를 기록 중인 인기동화 <고양이 해결사 깜냥> 시리즈를 출간한 창비가 캐릭터 IP를 활용한 신사업에 나서 주목을 끈다. 창비는 지난해부터 어린이 뮤지컬 공연을 이어가는 데 이어 올해에는 전국을 돌며 팝업스토어를 열고 있다. 이를 통해 IP 인지도를 높이고 신규 팬 유입을 유도해 불황의 늪에 빠진 출판 시장에서 새로운 활로를 모색한다는 전략이다.
<고양이 해결사 깜냥>을 소개해달라
창비가 매년 주최하는 좋은 어린이책 원고 공모전에서 대상을 받은 작품이다. 자유롭게 떠돌며 어떤 고민이든 척척 해결해주는 사랑스러운 고양이 깜냥의 활약을 그렸다. 2020년 첫 출간 이후 지금까지 6권의 시리즈가 나왔는데 누적 판매량은 80만 부에 이른다. 신작이 나올 때마다 어린이 분야 베스트셀러에 오를 정도로 꾸준히 사랑받고 있다.
동화가 사랑받는 비결은 무엇이라고 보는가?
아이들이 깜냥이란 캐릭터 자체를 좋아한다. 깜냥은 까칠하지만 정이 많고 얄밉지만 사랑스럽다. 밥을 얻어먹으면서 반찬 투정을하지만, 사람들의 일을 돕고 선물로 받은 물건을 소중히 간직할 만큼 마음이 따뜻하며 속도 깊다. 이러한 반전 매력이 아이들에게 통한 것 같다. 또 동화가 새로 나올 때마다 이야기 배경이 달라지는데 아파트, 피자 가게, 태권도장, 눈썰매장, 편의점 등 친숙한 공간에서 직접 보고 느꼈던 경험에서 더 많은 재미를 느끼는 것 같다. 글 작가님이 ‘작은 길고양이가 누군가를 돕는 걸 보면서 어린이도 누군가에게 도움을 주고, 또 도움을 받으면 남에게 베푸는 생각을 가졌으면 좋겠다’는 마음에서 동화를 썼다고 한다. 이런 메시지에 선생님, 학부모, 아이들 모두 공감하기 때문에 수년째 사랑받고 있는 게 아닌가 싶다.
여러 동화 중 사업화할 IP로 깜냥을 고른 이유는?
1권이 나온 이후 깜냥 탈인형을 만들어 뮤직비디오 같은 걸 찍어 SNS에 올려 홍보를 많이 했는데 예상 외로 반응이 좋았다. 책이 베스트셀러에 오르고 팬층이 두꺼워져 뮤지컬 공연도 흥행하니 사업을 확장해 볼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일단 캐릭터가 있어야 IP 사업 영역을 더 넓힐 수 있는데 고양이가 귀여우니 호감을 갖기 쉽고 동물 캐릭터여서 굿즈나 팝업스토어에서 활용도가 높다고 봤다. 특히 깜냥은 색연필 그림이나 수채화로 그린 다른 동화와 달리 캐릭터 이미지가 명확해 사업에 활용하기에 가장 알맞았다.
전국을 돌며 팝업스토어를 여는 의미는?
8월까지 수도권에서 네 번째 팝업스토어를 열고 이후에는 다양한 지역에서 운영해볼 계획이다. 수도권에서만 하다 보니 다른 곳도 와달라는 독자나 팬들의 요청이 많다. 실제 여러 지역 서점에서 많은 연락을 받고 있다. 그래서 당초 계획했던 운영 횟수도 예상보다 늘고 내년에는더 확대될 수도 있다. 단기간에 여러곳에서 팝업스토어를 여는 이유는 기존팬에게 원하는 굿즈가 나왔다는 것을 알리고, 인지도를 높여 여전히 깜냥을 모르는 분들을 팬으로 만들기 위해서다. 팝업스토어의 마케팅 효과가 꽤 좋다. 백화점, 아웃렛 같은 유통사들의 협업 제안이 이어지고 있다. 굿즈 라이선싱에 대한 문의도 오기 시작했다.
공연, 영상화 사업도 활발한데 캐릭터 사업에 나선 계기가 있나?
종이책 시장의 불황이 이어지고 있다. 독서 인구는 물론 학령인구마저 줄고 있다. 그러니 저마다 사업을 다각화하고 새로운 매출을 올릴 돌파구를 찾으려 고민하고 있다. 성인 타깃의 출판IP로 영화, 드라마 같은 영상 콘텐츠를 만드는 게 대표적이다. 깜냥은 스토리가 워낙 탄탄하고 캐릭터성이 뛰어나 1권이 나왔을 때부터 공연 사업 외에도 새로운 걸 시도해볼 수 있겠다는 느낌이 강했다. 캐릭터 IP 사업은 그때부터 생각하고 있었지만 장기적 관점으로 접근했다. 시리즈로 차근차근 인기를 쌓고 뮤지컬로 팬층을 더 탄탄히 다진 다음에 해보자는 전략이었다. 캐릭터 사업을 본격화했으니 애니메이션 제작도 추진해볼 생각이다. 아무래도 영상 콘텐츠가 있어야 라이선싱 파급력이 더 클것이기 때문이다.
캐릭터 사업의 성패는 어디에 달렸다고 보는가?
굿즈를 만들고 팝업스토어도 열면서 캐릭터 IP 사업을 본격적으로 시작해보니 당장 인지도를 높여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팝업스토어 방문객 중 절반은 깜냥을 모르고 오는 분이 더라. 그래서 캐릭터를 더 널리 알릴 방법을 열심히 찾고 있다. 애니메이션을 만들려는 것도 같은 맥락이다. 실제 제작까지는 시간이 좀 걸리겠지만 여러 파트너사와 만나 논의하고 지원사업 응모도 준비하고 있다. 애니메이션 제작이 확정되면 이를 바탕으로 사업을 확장할 수 있으리란 기대가 크다.
팬덤을 어떻게 만들어갈 건가?
온라인보다는 오프라인 팬덤 구축에 힘쓰겠다. 글 작가님과 그림 작가님이 강연이나 어린이 행사에 많이 나가는데 매년 신작이 한 권씩 나오는 만큼 아이들과 만나는 오프라인 이벤트를 더욱 확대해 독자 유입을 늘려가겠다. 굿즈 판매 외에도 깜냥을 체험하고 경험할 수 있는 다채로운 프로모션을 기획해 팬들에게 더 가까이 다가가겠다. 전국에 독서 관련 행사가 많은데 이런 곳을 직접 찾아가 지역 독자와의 접점도 늘리겠다.
아이러브캐릭터 / 장진구 기자 master@ilovecharact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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