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코리프렌즈 이슬로 작가, 용기 나누는 따뜻한 마음 지닌 <포코리프렌즈> 이야기 들어봐요

캐릭터 / 장진구 기자 / 2024-01-09 08:00:10
Interview

카페 노티드의 캐릭터 <슈가베어>, 걸 그룹 오마이걸의 미니 8집 앨범 커버 디자인 등 회화를 기반으로 전시와 캐릭터 비즈니스의 경계를 넘나들며 다양한 활동을 펼치는 이슬로 작가가 에이치앤에프와 손잡고 새로운 캐릭터 브랜드 <포코리프렌즈>를 론칭했다. 화사한 파스텔 색감과 몽글몽글 구름을 닮은 부드러운 붓 터치로 특유의 긍정적인 에너지를 전하는 작가는 지난 12월 서울시 영등포구 더현대 서울에서 열린 첫 팝업스토어를 통해 본격적인 활동을 알렸다.



지금의 화풍이 굳어진 건 언제였나?

그림을 그리는 건 어릴 때부터 들인 습관이자 일상이었다. 성인이 되자 내 그림을 담은 소품을 만들어 작가로 활동하면서 학업과 직장 생활을 병행했다. ‘슬로코스터’란 브랜드로 6년 정도 사업했는데 업무 스트레스가 극심했다. 그래서 휴식기를 가질 겸 아무 계획 없이 시골에 내려갔다. ‘어쩌면 더 이상 그림을 그리지 않을 수도 있겠다’고 생각했는데 혼자만의 시간을 가지니 오히려 더 신나게 그림을 그렸던 것 같다. 그림에 파묻혀 새롭고 자유로운 시도를 많이 해보면서 지금의 화풍이 만들어졌다고 생각한다. 붓에 아크릴 물감을 듬뿍 묻혀 마음 가는 대로 흩날리고 뿌리면서 마음으로 그려보던 형상을 화폭에 쏟아냈다. 그때를 계기로 좌절과 실패를 이겨내면 더 크게 성장할 수 있다는 걸 깨달았다.



팬들은 그림에서 뭘 좋아하고 어떤 감정을 느끼는 것 같나?

지금의 화풍으로 그림을 그리기 시작했을 때 정말 신나고 자유로운 기분을 느꼈는데 수년이 지난 지금도 이런 기분은 여전하다. 그래서 신나고 자유로운 내 감정이 보는 이에게도 그림을 통해 온전히 전달된다고 생각한다. 특히 어린이들이 내 그림을 많이 좋아하는데 귀여운 캐릭터나 따스하고 화사한 색감도 있지만 그들만이 느낄 수 있는 순수한 상상이 담겨 있기 때문이 아닐까. 색색의 물감을 여기저기 칠하고 놀던 기억이 어딘가에 잠재되어 있던 어른들도 자유롭고 거친 터치를 보며 위로를 받지 않을까 하는 생각도 든다.



최근 출간한 그림책에 담은 메시지는 무엇인가?

‘나는 아무것도 아니야’는 작가로 성장하면서 느꼈던 이야기를 담은 그림 에세이다. 열심히 작업하고 있음에도 화가도, 일러스트레이터도, 캐릭터 디자이너도, 브랜드 디렉터도 아닌 내 모습이 스스로 부끄럽다고 여긴 적이 있었다. 사회가 정의한 부류에 속하고 전형적인 루트로 나아가지 않던 내 모습이 불안정한 것이 아니라 독보적이고 유일해 어쩌면 더 특별할 수 있다는 긍정적인 메시지를 담았다.


에이치앤에프와의 협업을 결심한 계기가 있었나?

그림을 그리고 브랜드 사업을 하면서 깨달은 건 어느 한 가지 작업에 집중해 밀도를 높이는 것도 중요하지만 여러 비즈니스 파트너와 함께 호흡을 맞추는 경험을 쌓는 것도 중요하다는 것이다. 자신의 철학을 그림으로 표현하는 작가에게 경험은 풍부할수록 좋다. 갤러리나 미술관에서 작품을 선보이는 작가가 캐릭터 브랜드 활동을 하면 과도한 이미지 소비와 대중화를 걱정하는 시선이 있는데 팬들이 전시회에 오지 않더라도 좀 더 가깝고 편리한 곳에서 내 그림을 쉽고 가볍게 만날 수 있다면 훨씬 더 가치 있는 일이라 생각해 에이치앤에프와 손을 잡았다.


<포코리프렌즈>로 들려주고 싶은 이야기는 무엇인가?

포코리프렌즈는 어린 시절 기억에서 비롯된 세계관을 갖고 있다. 소심하고 우물쭈물하는 성격이어서 늘 새로운 시도를 할 때면 큰 용기가 필요했다. 어쩌면 아이였을 때의 나와 어른이 된 나에게 전하고 싶은 이야기일지도 모르겠다. 포코리의 포동포동한 꼬리에서는 용기 에너지가 나온다. 용기를 나누는 따뜻한 마음을 지닌 포코리의 이야기를 듣고 많은 사람이 스스로를 더 아끼고 사랑할 수 있었으면 하는 바람이다.



대중이 어떤 브랜드로 기억하길 바라나?

자극적인 설정으로 반짝 유행하다 사라지는 브랜드가 아니라 오랜 시간 사람들의 곁을 은근히, 그리고 묵묵히 지키는 다정한 브랜드로 기억해줬으면 한다. 내 진심을 담은 포코리와 친구들의 이야기처럼 팬들도 눈빛만 봐도 무슨 생각을 하는지 알 수 있을 만큼 누군가에게 편한 친구 같은 존재가 됐으면 좋겠다.


새해 계획 또는 포부가 궁금하다

두 가지다. 하나는 건강한 마음, 건강한 몸으로 지금처럼 즐겁게 그림을 그리는 것이다. 그리고 포코리프렌즈와 내 작품의 이야기를 더 많은 이에게 전하는 것이다.

 

 

 

아이러브캐릭터 / 장진구 기자 master@ilovecharact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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