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범강의 웹툰 이야기 27] 글로벌 웹툰산업 시대: 웹툰 기업을 위한 환경의 변화와 육성의 필요성-2

칼럼 / 서범강 / 2023-09-22 14:00:12
Column

3. 변화와 목표
글로벌 웹툰산업 시대를 이끌어가기 위해서는 지속 성장 가능한 선순환 구조의 생태계를 만들어내는 걸 목표로 해야 한다. 이를 위해선 무엇보다 글로벌 진출을 노리는 웹툰기업과 플랫폼의 선도적이고 다양한 실험과 시도가 중요한데, 이를 장려하지는 못할망정 제재를 가하거나 미흡하고 아쉬운 점만 콕 집어 흠집 내기에 몰두하는 건 우려스럽다.
웹툰산업이 정상적으로 성장하려면 어떠한 경우에도 외부의 간섭과 강제가 개입되선 안 된다. 그 때문에 단기적 관점의 이익이나 자신의 이점을 위해 웹툰산업에 강제와 규제를 끌어들이려는 이들을 경계해야 한다. 무엇보다 필요한 건 육성과 장려를 위한 지원을 바탕으로 자생적이고 자발적인 환경을 구축하려는 노력이다. 따라서 이미 앞서나간 이들에 대한 제재보다 새로운 후발 주자들이 다양한 실험을 해볼 수 있는 환경을 만들어나가야 한다. 다양한 장르의 작품이 쏟아지고 중소기업 활동이 활성화되도록 하는 게 지속 성장이 가능한 선순환 생태계 구축의 첫걸음이라 할 수 있다.
웹툰산업에서 기업들은 글로벌 진출을 위해 무수히 노력하고 있다. 이러한 시도가 성과로 이어지려면, 자본과 인프라를 갖춘 선두 업체는 자체적으로 진출 기반을 다지고 중소업체는 정부가 별도의 창구를 개설해 진출 루트를 확보해줘야 한다. 이러한 과정에는 반드시 해외 현지 플랫폼, 현지 스튜디오, 현지 작가들의 홈그라운드 전략 파악과 그들의 국내시장 진입에 대한 예측과 대안 마련이 필수다.

아쉽지만 현재 국내 웹툰산업계는 창작자와 기업의 대립이 점차 극에 달하는 모습이다. 서로 신뢰하고 힘이 되어주며 상호 보완해야 할 대상이지만, 누군가는 갈등을 부추겨 자신의 입지를 다지거나 이익을 챙기려는 수단으로만 삼는 부작용을 만들어낸다. 이들의 이기적인 사고방식과 행위는 너무나 위험하다. 국내 웹툰시장의 성장을 위해서라도 균형과 상생을 유지하고, 어느 한쪽의 분위기에 휩쓸리지 않고 중심을 잡아야 할 것이다. 무엇보다 우리의 경쟁 상대는 내부가 아닌 외부에 있음을 직시해야 한다.

글로벌 진출을 위해선 다양한 웹툰의 제작과 공급도 중요하지만 전문적인 번역과 해외 마케팅 등의 현지화 전략도 중요하다. 따라서 해외 진출 지원 방안과 각국의 현지 법령정보 플랫폼 구축 방안에 대한 연구가 병행돼야 한다.

 

4. 인식의 개선
웹툰산업에서 가장 비정상적이고 이해할 수 없는 대표적인 현상은 대립을 전제로 짜여 있는 선과 악의 의도적이고 인위적인 프레임이다. 웹툰을 얘기할 때 가장 많이 얘기되는 것이 상생이다. 문화체육관광부를 통해 상생협의체가 꾸려진 건 그 필요성과 중요성을 보여준다. 웹툰 기업 중 상생을 부정하고 거부하는 곳은 없다. 적어도 상생협의체에 참여한 기업이 그러했고 지금껏 만나 보고들은 그들의 중심에는 상생에 대한 의지가 강렬하다. 그런데 어째서 그들은 매번 상생을 해치고, 뭔가 고치고 더하고 개선해야 하는 부족하고 배려 없는 집단이 되었는지 의문이다. 이 점에 대해 다음의 공정과 상생이란 주제로 이야기 해보고자 한다.

 

5. 공정과 상생
웹툰산업의 성장을 위해선 공정과 상생은 필수적이다. 거듭 강조하지만 이 점에 대해 부정하거나 불만이 있거나 원치 않는 기업은 없다. 아쉽게도 창작의 감각과 재능이 부족해 다른 방법으로 웹툰을 사랑하고 성장시키는 길을 걷고 있지만, 그것이 웹툰에 대한 진심과 애정도를 저평가하는 이유가 될 순 없다. 창작을 하지 못한다 해서, 직접 하지 않는다 해서 창작의 의지가 없는 것은 아니다. 오히려 그 의지를 창작하고자 하는 이들에게 투자하고 그들이 빛을 발하도록 동행하는 방식을 선택했을 뿐이다. 따라서 기본적으로 그들의 마음은 창작자에게 향하며 더 좋은 창작의 활동을 지지하고 그 기반이 되는 기회를 만들고 발굴하고 연구하는 것에 초점이 맞춰져 있다. 이들을 불공정의 주체로 몰아가고 창작자와 상극인 대상으로 몰아가는 것에는 기업을 단순히 이익만을 좇는 이익집단으로만 보는 단순한 시각이 존재한다.
감성의 레벨로는 창작자들을 따라갈 수 없겠으나 이성의 레벨로는 언제나 합리적이고 논리적이며 정상적인 과정과 상태를 추구하는 이해를 우선으로 한다. 부정적으로 묘사된 이익이라는 개념에 대해서도 이야기해 보면 더 많은 이익을 내고 싶고 손해를 보고 싶지 않은 마음은 작가와 기업 그 누구도 다르지 않다. 나아가 이익을 내지 못하거나 이익을 내는 것에 관심이 없는 웹툰 기업을 선호하는 작가도 없을 것이다.
따라서 이익을 위해서라면 뭐든 다 하는 집단으로 기업을 묘사하는 행위는 지양되어야 하는 것이 마땅하다. 나아가 웹툰 기업의 이익 활동은 작가와 함께, 작품을 통해 일어나는 이익이지 정확히는 작가에게서 이익을 충족하는 활동이 아닌 것이다. 이렇듯 이익에 대한 목표와 방향은 작가와 기업이 다르지 않으며 오히려 같은 곳을 바라본다고 할 수 있다. 이러한 관점에서 보면 우리는 상생하지 않을 이유가 없으며 신뢰를 바탕으로 서로에게 공정해야 할 필요가 있다.
중요한 건 공정과 상생은 일방이 아닌 양방이 노력해야 한다는 점이다. 그리고 필수적으로 존중과 배려가 뒤따라야 한다. 존중과 배려는 신분과 지위에서 비롯되는 것이 아니다. 모든 사람은 사회적으로 기본적으로 존중받고 배려받아야 한다. 어느 한쪽이 한쪽에게만 해야 하는 조건이나 의무가 아니다. 말하자면 일방이 아닌 양방의 상호작용이다.

특정한 상황과 관계에 있어 본인의 태도와 그럴 만한 당위성이 존재할 때 상대로부터 우러나오는 것이지 처음부터 당연히 존중받고 배려받아야 하는 자격은 없다. 존중과 배려를 자신만의 특별한 권리나 자격으로 여길 때, 그에 따르는 말과 행동의 진정성과 신뢰는 퇴색될 수밖에 없다.


6. 규제와 강제
웹툰 기업이 가장 많이 경험한 단어는 불공정이며 다음으로는 규제와 강제다. 이유는 모르겠으나 더 나은 웹툰 생태계가 되기 위해서 웹툰 기업은 뭔가 자유로운 상태로 놔두면 안 되는 모양인가 보다. 어떤 규제와 강제가 그리 많으냐고 물을 수 있겠는데 너무 많아서 이 자리에서 얘기하기엔 적절치 않은 것 같다. 필요하다면 별도의 자리를 빌려 설명할 수 있는 기회가 있으면 좋겠다.

웹툰 기업은 창작자의 자유가 보장돼야 하는 걸 잘 알고 있는 것처럼 일반적으로 1회 차의 평균 분량이나 적정 휴재에 대한 기준은 작가에 대한 존중과 배려로 함께 정리할 순 있겠다. 하지만 최저 분량과 최고 분량, 휴재 여부에 대해서는 기업이 강제할 수 있는 부분은 아니기에 이 부분에 대한 강제력를 행하는 주체가 되는 건 적절하지 않다고 본다. 웹툰 기업은 창작자들의 환경 개선과 능력과 성과에 따른 적절한 보상이 함께해야 함을 잘 알고 있으며 이를 위해 노력할 것이다. 다만 노력에 따른 보상은 그 노력을 정량화해 측정하거나 평가할 수도 없을뿐더러 웹툰 기업 또한 노력에 따른 보상을 받거나 받을 수 있는 형편이 아니므로 어쩔 수 없는 한계가 존재함을 알아줬으면 한다. 이제는 규제와 강제보다 글로벌 웹툰산업으로 가기 위해 ‘웹툰 기업을 위해 OOO을 허하라’가 필요한 때다.

 

 

서범강
·(사)한국웹툰산업협회 회장
·아이나무툰 대표

 

 

아이러브캐릭터 / 서범강 master@ilovecharact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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