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재규 제23대 한국완구공업협동조합 이사장이 지난 8월 28일 숙환으로 별세했다. 향년 77세.
대학에서 토목공학을 전공한 소 이사장은 1970년대 초반 호텔용 주방기기 가공회사를 차렸으나 대만 출장길에서 우연히 접한 완구 시장에 매료돼 1974년 ‘대한민국에 세운 장난감 회사’란 뜻의 한립토이스를 설립해 완구 제조업에 본격 뛰어들었다.
이후 안전하고 품질 좋은 교육적인 완구를 국내에서 생산한다는 원칙을 바탕으로 아이들의 두뇌 발달에 도움을 주는 창의적인 신제품을 매년 30종 이상 꾸준히 선보이며 한립토이스를 우리나라 대표 교육 완구 기업으로 일궈냈다.
소 이사장은 장난감에 대한 열정이 뜨거운 기업인으로 유명하다. 2007년 사재를 털어 경기도 파주시 헤이리 예술인마을에 세운 국내 최초의 장난감 박물관 한립토이뮤지엄은 교육용 완구 외길을 고집한 그의 신념과 아이들을 향한 깊은 애정이 그대로 담긴 곳이다. 박물관에 비치된 10만 점 이상의 장난감은 고인이 수십 년간 직접 모은 것으로, 장난감과 함께한 그의 세월이 묻어있다.
소 이사장은 2002년 한국완구공업협동조합 이사장직에 오르면서 조합사들의 회원사들의 권익 증진과 완구 산업 활성화에 앞장섰다.
국내외 완구 산업의 교류를 촉진하고자 서울국제완구박람회를 개최(2002년)했고 조합사들의 사기 진작과 우수 완구 개발을 독려하기 위해 대한민국 우수완구대상을 신설(2023년)했다.
지난해에는 업계의 사명감과 자긍심을 높이고 완구 판매 촉진을 위해 매년 10월 셋째 주 토요일을 ‘완구의 날’을 지정·선포했으며 조합원 간 친목을 도모하고 결속력을 다지고자 완구산악회를 조직하는 등 완구업계 1세대 맏형으로서 헌신의 노력을 아끼지 않았다.
온화한 인품과 리더십으로 업계의 덕망이 높았던 고인은 23년째 조합을 이끌며 왕성히 활동했지만 끝내 세월의 무게를 견디지 못하고 후배들의 깊은 애도 속에 영면에 들어갔다.
아이러브캐릭터 / 장진구 기자 master@ilovecharact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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