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림책 작가 박북이 손바닥보다 작은 첫 번째 시집 범, 숨다를 출간했다.
가로 7cm, 세로 7cm의 초미니 북인 이 책은 60여 편의 시를 400쪽에 걸쳐 담고 있다. 시어 자체는 매우 평이하나 내용은 조금 기이하기도, 대범하기도, 때론 섬뜩하기도 하다. 시어는 한 페이지마다 길어야 두세 문장에 그친다. 어떤 페이지에는 문장 한 개나 시어 하나만 있기도 하다. 그래서인지 시는 뚝뚝 끊기는 듯 이어지고 한 페이지의 한 문장, 시어 하나가 더욱 의미 있게 다가온다. 특히 시 제목을 뒤로 숨겨 시가 어디를 향해 가는지, 무엇을 이야기하려는지 독자가 자연스럽게 이해하도록 이끈다.
작가는 “책 속의 시는 낭송보다는 속으로 삼키며 읽어야 맛이 난다”며 “이렇게 작은 책을 보긴 드문데 읽어보면 서서히 이해할 수 있을 것”이라고 전했다.
20여 년 동안 그림책 작가로 활동한 작가는 2007년부터 한시를 꾸준히 읽어오며 틈틈이 메모하고 흩어진 문장이나 낱말을 정리하며 퇴고를 거듭한 끝에 시집을 완성했다.
최근 저작으로는 그림책 자말, 최후의 결투-나를 건들지 마라!, 개가 우는 이유, 뭄바의 뿔: 그리고…전사의 심장, 엄마와 소풍이 있다.
아이러브캐릭터 / 장진구 기자 master@ilovecharact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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