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크리에이터 또는 개인 작가의 IP가 콘텐츠 라이선싱 시장의 주류로 떠올랐다. 이에 IP 라이선싱과 브랜딩 사업을 전개하는 김현경 케이비젼 대표가 산업계와 독자들에게 빠르게 변화하는 트렌드 정보와 통찰을 제공하고자 월간 <아이러브캐릭터>와 함께 유망 캐릭터 작가들을 만나 다양한 이야기를 전하는 기획 인터뷰를 연재한다.
무엇에 착안해 캐릭터를 개발했나?
일상 블로그를 운영하면서 날 대신하는 캐릭터가 있으면 좋겠다고 느꼈다. 그런던 중 즐겨 먹던 만두를 그리는데 윗부분의 꼭지가 마치 토끼의 귀처럼 보이더라. 그걸 다듬어서 지금의 달고나 캐릭터를 만들어 일기를 그려 올렸는데 운 좋게도 케이툰에서 웹툰 달고나 일기를 7년간 연재했다.
지금껏 선보인 콘텐츠가 궁금하다
웹툰 달고나 일기, 달고나 육아일기를 각각 케이툰, 원스토리에서 연재했다. 지금은 인스타그램에서 달고나 일기 툰을 올리고 있다. 라인, OGQ, 카카오에 이모티콘도 출시했다. 카카오 미니 이모티콘 달고나 일기 미니도 곧 나온다. 요즘은 인스타툰과 이모티콘, 일러스트를 주로 그린다. 출산과 육아를 경험하니 보여주고 싶은 게 많아져 일러스트 작업에 많은 시간을 쏟고 있다. 스튜디오 달고나를 설립해 디자인과 굿즈 사업도 진행 중이다. 1300K, 홍콩 왓슨스 등과 협업한 적도 있다. 최근 홈페이지를 재정비했는데 뭘로 채워갈지 고민하고 있다.
작업할 때 어디에서 영감을 얻는가?
아무래도 일상을 다루기 때문에 직접 경험했던 일, 인상 깊었던 일에서 영감을 많이 받는다. 자극적인 내용보다 소소하고 평범한 일상에도 반짝이고 소중한 순간이 있음을 보여주고 싶다. 그런데 아이를 키우다 보니 툰 주제가 육아 쪽으로 많이 기우는 것 같다.(웃음) 캐릭터 디자인도 너무 복잡하지 않고 편안하게 볼 수 있는 걸 추구한다. 이야기가 소소하다 보니 디자인도 닮아가는 것 같다. 편안하고 따뜻한 분위기가 좋다.
<달고나>를 좋아하는 팬층은?
예전에는 10∼20대 여성이 많았는데 10년 넘게 활동해오면서 팬 연령대도 자연스럽게 올라가더라. 그들도 회사에 취직하거나 결혼, 출산 등을 겪으니 나와 함께 성장하는 친구 같은 느낌이 든다. 인스타그램에서 댓글로 소통하는데 가끔은 정말 오랜 친구 같다는 생각이 들어 댓글 하나하나가 그저 반갑다. 처음 달고나 일기를 접했을 땐 초등학생이었는데 이제는 군대 갔다는 소식을 전한 팬도 있었다. 행사에 나가면 초등학생 팬들의 편지를 받았는데 벌써 이렇게 성장했다니 깜짝 놀랐다.
인상적인 콜라보레이션을 꼽는다면?
케이비젼을 통해 진행했던 홍콩 왓슨스와의 콜라보레이션이 가장 기억에 남는다. 해외 기업과의 협업은 처음이었고 모든 제품의 디자인을 직접 진행해서 그런지 애착이 크다. 해외여행 가서 제품을 보고 인증 사진을 올려주신 분들도 계셔서 감동했다. 현지 팬도 생겨 뿌듯했다. 콜라보레이션할 때는 패키지 디자인에 무척 신경 쓴다. 가령 케이스 입구가 접히는 안쪽 부분에는 일러스트를 잘 넣지 않는데 난 오밀조밀하게 숨겨놓는 걸 좋아한다. 정성이 담긴 깜짝 선물을 드린다는 생각으로 더 세심히 작업한다. 그럴 때를 즐긴다.
트렌드에 어떻게 대응하는가?
그저 그림만 그리는 게 아니고 사업을 하니 트랜드 변화에 민감할 수밖에 없다. 오랜 시간 경험해본 결과 아무리 트랜드를 좇는다 해도 고유의 느낌을 잃는다면 소용이 없더라. 반응이 좋다고 해도 그때뿐이었던 것 같다. 피로감도 많이 느꼈다. 그래서 트랜드 변화를 주시하되 성급하게 반응하지 않고 참고할 만한 것만 조금씩 반영하는 편이다. 팬들은 트렌드를 좇아 달고나를 찾는 게 아니고 본래의 모습을 보려고 오는 거니까.
이제 시작하는 작가들을 위한 조언 한마디
처음부터 모든 준비를 마치고 사업을 시작한 게 아니다. 오랜 시간 스튜디오를 운영해오면서 여러 사건 사고를 겪으며 하나씩 보완해왔다. 짚어야 할 게 너무 많아 자세한 설명이 어려울 것 같은데 하나만 꼽자면 저작권 관련 사항은 꼭 알아두는 게 좋다. 요즘 비슷비슷한 캐릭터가 많아서 이런저런 충돌이 일어난다. 요즘은 관련 기관에서 운영하는 교육 프로그램이 많으니 지원사업에 도전하고 상담을 받아보면 깨알 정보를 얻을 수 있을 것이다.
<달고나>가 어떤 브랜드가 되길 바라는가?
앞으로도 쭉 포근하면서도 달콤한 브랜드로 기억되길 바란다. 모든 게 점점 더 빨리 변하는 세상에서 팬들이 언제든 편하게 찾아 머물 수 있는 휴식 같은 친구가 되면 좋겠다. 그리고 내 새로운 경험과 분위기를 담아 어린이들에게도 폭넓게 다가가는 브랜드가 되길 희망한다.
아이러브캐릭터 / 김현경 master@ilovecharact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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