숲속에 모여 요리하던 고양이들이 인간 세상에 고개를 내밀었다. 네오위즈&하이디어가 캐릭터라이선싱페어 참가에 이어 부산의 프리미엄 워터파크와 콜라보레이션 팝업 이벤트를 열면서 방치형 힐링 모바일게임 <고양이와 스프> IP 사업을 본격화할 태세다. 단발성 이벤트에 만족하지 않고 ‘각 잡고’사업을 직접 주도해 나가겠다는 이민정 사업실장의 말에 팬덤 강화를 천명한 네오위즈&하이디어의 의지가 엿보인다.
<고양이와 스프>의 팬층은 어디인가?
그간 평균적으로 15∼35세 여성이 많은 것으로 파악하고 있었지만 남성 이용자와 어린이도 상당수 있다는 걸 최근에 알았다. 자녀를 둔 30대 이용자 덕분에 아이들 팬도 늘고 있는데 특히 동화책이 베스트셀러에 오르면서 탄력을 받는 것 같다. 아기자기하고 꾸미는 재미가 있어서 여성 이용자가 많은 편인데 이번 캐릭터라이선싱페어에 나가보고 남성 팬도 꽤 있다는 걸 직접 확인했다. 전 세계적으로 게임 다운로드 건수가 7,000만 회를 돌파한 만큼 해외 팬이 상당하다. 게임 이용자의 절반 이상이 미국인인데 10대 비중이 가장 높다.
출판물의 인기를 예상했나?
1권을 13쇄, 2권을 8쇄 찍었고 최근에는 3권까지 나왔다. 어린 친구들의 감성에도 잘 맞겠다고 예상했지만 사실 이렇게까지 인기 있을 줄 몰랐다. 고양이와 스프가 게임인지 모르고 책을 사는 사람이 많더라. 동화책 덕분에 IP 인지도가 확 올라갔다. 건대나 홍대에서 여성층을 겨냥한 프로모션이면 통하겠다 싶었던 그간의 마케팅 전략을 새롭게 바꾸는 계기가 됐다. 앞으로 장르나 경계를 구분하지 않고 사업을 다방면으로 펼쳐볼 자신감을 얻었다. 그 출발점이 동화책이다. 조만간 해외에서도 책이 나올 것 같다. 해외 출판사로부터 출간 계약을 제안받아 현재 몇 곳과 논의 중이다.
팬덤을 유인하는 요소가 뭘까?
분기별로 앙케트 조사를 해보는데 고양이들이 여기저기서 꽁냥거리는 모습이 귀여워서 힐링된다는 반응이 정말 많다. ASMR같이 소리만 듣고 있어도 심리적 만족이나 안정을 느끼는 것처럼 굳이 게임을 하지 않아도 고양이들이 꼬물거리는 걸 보고만 있어도 기분이 좋다더라. 그래서 준비 중인 다른 게임에도 이런 포인트를 잘 살려 보려고 한다. 게임에 나오는 BGM을 좋아하는 이용자도 많다 보니 오케스트라, 캐럴같이 다양한 버전의 음악을 만들어 유튜브에 올리기도 한다. 이런 걸 보면 팬들이 좋아하는 포인트가 힐링이 아닐까 한다.
해외에서도 협업 제안이 오는가?
이번에 처음 나간 캐릭터페어에서 국내외 바이어로부터 많은 제안을 받았다. 아무래도 고양이 캐릭터가 워낙 다양하니 실바니안 패밀리나 라부부 가차박스 같은 피규어 완구를 만들어보자는 얘기가 많았다. F&B 분야와도 논의가 오갔다. 사실 고양이와 스프는 해외 이용자가 많으니 해외에서 IP 사업을 벌이는 게 당연하다. 굿즈를 만들어달라는 해외 팬들의 요청도 많다. 하지만 하루이틀 준비해서 해외에 나갈 수 있는 건 아니잖나. 우리에겐 올해가 IP 사업의 원년이다. 네트워크와 시스템 구축을 위한 시간이 필요하다. 그러니 일단 국내에서 쉽게 할 수 있는 것부터 시작해 사업을 키워 나가려고 한다. 캐릭터페어에도 나간 것도 이런 전략의 일환이었다. 사실 우리가 먼저 제안하지 않아도 이미 해외에서 많은 러브콜을 받고 있는데 캐릭터페어를 통해 관심이 더 커진 것 같아 만족스럽다. 지금으로선 가장 빠르게 접근할 수 있는 시장은 중국이다. 현지에서 고양이와 스프 게임을 서비스 중인 샤오미의 자회사 킹소프트와 함께 중국 시장 공략을 위한 전략을 짜고 있는데 상대적으로 안정적이고 빠르게 판로를 만들어갈 수 있을 것으로 본다.
게임 매출이 훨씬 클 텐데 IP 사업에 힘쓰는 이유는?
전체 매출에서 IP 사업이 차지하는 비중이 적은 건 사실이다. 어느 게임사나 마찬가지일 거다. 솔직히 돈 보고 한다면 못 할 일이다. 그럼에도 하는 건 팬 서비스의 의미가 크다. 음악 게임의 경우 오프라인에서 디제잉 파티가 열리기도 한다. 티켓 수입보다는 팬들에게 특별한 경험을 주는 데 더 큰 가치가 있다고 보기 때문에 하는 거다. 이처럼 이용자가 다양하게 경험할 수 있는 즐길 거리를 지속적으로 제공해 팬덤을 강화한다는 게 우리의 방향이다. 올해부터는 단발성 이벤트를 넘어 MD 상품 론칭과 공간 활용 프로모션에 집중하고 있다. 사업이 탄력을 받으려면 일단 브랜딩이 돼야 하는데 굿즈와 공간 사업으로 풀어가는 쪽으로 방향을 잡았다.
앞으로 대중에게 어떻게 다가갈 건가?
오프라인에서 팬들과 만나는 기회를 늘리겠다. 9월에 열리는 게임 페스티벌에 나가 이용자들이 게임을 직접 시연해 보는 공간을 마련하고 다양한 경품도 증정하는 이벤트를 진행할 예정이다. 10월에는 롯데시네마 건대입구점 브이스퀘어에서 팝업스토어도 연다. 캐릭터페어에서 공개한 양산형 굿즈를 정식으로 선보이는 자리라서 반응이 어떨지 기대가 크다. 브랜드 기업과의 콜라보레이션도 논의 중이다. 이용자들이 고양이와 스프를 직접 만지고 느끼고 참여해보는 경험을 선사하기 위해 더욱 노력하겠다.
아이러브캐릭터 / 장진구 기자 master@ilovecharact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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