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BS가 야심차게 준비한 <탑골스타 개청이>는 트로트 가수로 성공하고 싶은 청개구리 개청이가 어르신들을 만나 자신만의 노래를 만들게 되는 여정을 담은 신개념 리얼리티 프로그램이다. 탑골스타를 꿈꾸는 19년째 무명 가수 개청이의 일상을 통해 어르신들의 생활과 문화를 들여다보고 그들의 삶의 태도와 지혜를 배우는 과정을 보여준다. 과연 트로트계의 올챙이 개청이는 펭수에 이어 EBS를 대표하는 캐릭터가 될 수 있을까.
<자이엔트 펭TV>가 EBS에 가져온 효과는?
사실 펭수 전에도 뿡뿡이처럼 성공한 캐릭터는 있었다. 하지만 셀럽형 캐릭터로 성공한 건 펭수가 처음이다. 리얼리티 프로그램에서도 성격만 맞으면 캐릭터도 되는구나라는 걸 인식시킨 최초의 사례였다. 이후 여러 캐릭터가 등장했지만 펭수만큼 주목받지는 못했다. 탑골스타 개청이 같은 프로그램은 펭수가 있었기에 나올 수 있었다. 펭수의 성공으로 이제는 새 캐릭터를 발굴하는 프로그램 기획이 자연스러워졌다.
<탑골스타 개청이>의 영감이 떠오른 순간은?
신규 프로그램 기획 회의에서 나온 아이템이었다. 펭수가 초등학생 타깃이었음에도 성인에게도 인기를 얻어 전 연령대에서 사랑받는 캐릭터가 됐다면, 이번에는 거꾸로 접근해보자, 중장년층에서 전 연령대로 퍼져나가면 어떨까란 얘기들이 나왔다. 중장년층에게 다가가려면 어떤 게 좋을까 생각하다 한창 유행하는 트로트에 주목했다. 캐릭터 중 가수 캐릭터는 지금까지 없어서 트로트 가수를 캐릭터로 내세우기로 했다.
기획 취지가 궁금하다
개청이는 어르신, 일반인과 얘기를 나누며 그들의 삶에 가까이 가는 걸 즐긴다. 탑골스타 개청이는 어르신들의 삶을 조명하고 인생의 지혜와 노하우를 전한다. 요양원에 계시거나 팔순을 맞은 어르신들의 진솔한 얘기를 풀어내고 싶었다. 50∼60대를 위한 예능은 이번이 처음이다. 다만 캐릭터가 나오는 예능보다 교양 프로그램 성격으로 접근해 의미를 전달하려고 한다.
개구리 캐릭터를 선택한 이유가 있나?
사람들이 바로 떠올릴 수 있는 직관적인 캐릭터를 찾았다. ‘개굴개굴 개구리 ∼노래를 한다∼’ 는 가사의 동요와 불효자였던 청개구리 우화에 착안해 개구리로 결정했다. 어릴 때 부모님 말을 듣지 않다가 나중에 개과천선한다는 콘셉트에 잘 맞고 생김새도 독특해 캐릭터로 제격이었다. 디자인 측면에서 고민이 조금 있었지만 펭수를 만든 감독님이 도와주셔서 믿고 따랐다.
현장에서 어르신들의 반응은 어떤가?
어르신들이 호응해 주실지 걱정했다. 노래교실에 간 개청이가 어르신들 앞에서 노래를 부르는 게 첫 녹화였다. 가수 남진의 어머님이란 노래를 불렀는데 듣고 우시는 분들이 많더라. 그때 캐릭터가 어떻든 간에 어르신과 노래 자체로 공감을 이룰 수 있다는 걸 깨달았다. 그다음부터는 술술 풀렸다. 캐릭터에 대한 거부감이 없으시더라. 장난도 치신다. 노래로 소통이 이뤄지니 다른 요소는 별 상관이 없더라.
현직 가수들의 출연 제의도 있나?
아직은 없다. 우리가 게스트로 출연해 주길 요청드린다. 최근에는 장구 치면서 노래하는 가수로 유명한 박서진 씨와 촬영했다. 앞으로도 현직 트로트 가수를 종종 섭외해 멘토나 보컬 트레이너 역할을 맡길 예정이다. 개청이를 이들 멘토의 공연 무대에도 세울 생각이다. 촬영하다 보니 내용의 흐름이 무명 가수를 키우는 쪽으로 가더라. 놀면 뭐하니란 프로그램에 나온 유산슬과 비슷한 지점이 분명 있다. 대신 개청이는 유명하든 이름이 없든, 탑골공원에 모인 어르신들의 스타로 남고 싶어한다.
어르신들의 삶과 문화를 어떻게 보여줄 건가?
개청이는 임영웅 콘서트 티케팅을 직접 하고 팬들이 기획한 플래시몹에 참여한다. 경기도 여주에서 열리는 도자기축제에 펭수와 함께 나가 노래도 부른다. 경북 칠곡의 여든이 넘은 래퍼그룹 수니와 칠공주와의 촬영도 잡혀 있다. 수니와 칠공주가 떠나는 봄소풍 행사 MC를 개청이가 맡았다는 설정이다. 어르신들과 직접 뭔가를 함께 하면서 얘기를 나누면 더 좋은데 움직임이 둔해 아직은 어려운 점이 있다. 그래서 당분간은 대화나 노래로 소통하는 데 주력하려 한다. 현장의 분위기는 정말 좋다. 기획사에서 같이 사업을 해보자는 제의도 받고 있다. 트로트 열풍을 이어갈 새로운 추진 동력으로 개청이가 관심을 받고 있다는 생각이 든다. 많은 관심과 사랑으로 개청이의 활약을 지켜봐달라.
아이러브캐릭터 / 장진구 기자 master@ilovecharact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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