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021-01-07 09:32:00
유럽 진출을 노리는 K-콘텐츠라면 한국콘텐츠진흥원 유럽비즈니스센터를 적극 활용해볼 만하다. 유럽 각국에 콘텐츠를 홍보하고 기업의 비즈니스를 지원하기 위해 마련된 센터는 상설 전시관과 홍보관을 운영 하며 현지 파트너와 교류할 수 있는 장을 제공한다. 유럽 현지에서 K-콘텐츠를 알리는 첨병 역할을 맡은 유성훈 센터장을 이메일로 인터뷰했다. 그가 전하는 유럽 내 한국 콘텐츠의 위상은 어느 정도일까?
간략한 자기소개 부탁드린다.
입사 후 16년여간 주로 캐릭터, 애니메이션, 만화 분야의 지원사업을 담당했다. 그중 애니메이션 제작지원 사업을 제일 오래했고, 캐릭터 라이 선싱페어나 애니메이션 및 캐릭터 해외진출지원 업무도 꽤오래했다. 매년 캐릭터라이선싱페어 마지막 날, 모든 사람이 나가고 코엑스 전시장의 불이 꺼질 때와 해외전시마켓 에서 지원한 프로젝트들이 좋은 성과를 거두던 순간들을 떠올리면 아직도 가슴이 뭉클하다. 또 처음 시작할 때부터 봐오던 애니메이션 스튜디오들이 이제는 중견급으로 성장한 것을 보면 뿌듯하다. 지금은 프랑스 파리에 위치한 한국 콘텐츠진흥원 유럽비즈니스센터장으로 부임해 우리나라 콘텐츠의 유럽진출을 지원하는 업무를 담당하고 있다.
유럽의 캐릭터·애니메이션 관련 콘텐츠 동향은?
세계적 으로 코로나19로 고통받는 시간이 길어지고 있는데, 특히 피해가 심한 지역이 유럽이다. 프랑스는 지난 1년간 지역 봉쇄를 비롯해 외출을 통제받은 날이 공식적으로 60일 이상이며 부분적인 이동제한은 거의 연중 내내 실시되고 있다. 집에 갇혀 지내는 시간이 길어지다 보니 자연스럽게 홈엔터테인먼트 소비가 늘고 있다. OTT 가입자가 늘고 드라마, 영화, 게임, 애니메이션, 웹툰 등의 소비가 코로나19 사태 이전보다 상승했다는 보고가 있다. 때문에 2021년에는 프랑스를 비롯한 유럽 대부분 지역에서 신규 프로젝트 제작이 좀 더 활발해질 것으로 전망돼 한국과의 콘텐츠 공동제작이 다시 활성화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유럽과 한국의 콘텐츠는 어떤 부분에서 차이가 있나?
유럽은 국가별로 다양성이 커서 한 단어로 표현하기 어렵다. 프랑스를 중심으로 말하자면 예술에 대한 국가적 지원과 국민적 관심이 많은 나라답게 다양한 소재와 표현기법을 자랑하는 애니메이션이 주를 이룬다. 다만 한국 애니메이션과 뚜렷한 차이점을 보이는 부분이 있다면 작화나 배경보 다는 스토리를 더 중요하게 생각하고 투자하는 것 같다. 예전에 한-프랑스 공동제작을 진행하던 우리나라 애니메이션 관계자들이 당시 프랑스 회사의 스크립트 확인이 늦거나 수정이 많아 힘들어했던 기억이 있다. 또 개인의 자유로운 사상을 중요시하고 표현의 한계가 제약받지 않는 사회적 분위기 때문인지 매우 독특한 소재의 애니메이션이 많이 제작되고 있다. 국가적 지원, 표현의 자유, 다양성을 존중하고 낯선 콘텐츠를 주저하지 않는 소비자 등이 프랑스 애니메이션 산업의 성장동력이 아닐까 생각한다.
유럽비즈니스센터가 현지에서 벌이는 활동은?
콘진원의 모든 해외비즈니스센터는 우리나라의 콘텐츠가 그곳을 통해 해당 지역으로 진출할 수 있도록 돕는 역할을 한다. 유럽비즈니스센터는 지난 2004년 영국 런던에 문을 연 이후 2019년 프랑스 파리로 이전했다. 센터는 비즈니스 매칭, 정보제공, 통역, 법률, 세무, 홍보 마케팅 지원 등의 사업을 진행하고 있다. 또 우리나라 콘텐츠 상품을 전시할 수 있는 쇼룸도 있다. 전시하고 싶은 물품을 보내주면 잘 전시해 바이어가 방문할 때마다 소개한다. 2020년은 코로나19로 인해 많은 행사가 취소되고 비즈니스가 위축돼 우리 기업들이 고통받고 있다. 따라서 2021년부터는 비대면으로 진행할 수 있는 온라인 비즈매칭과 정보제공 업무를 좀 더 공격 적으로 펼칠 계획이다. 콘진원은 해외 바이어와 비대면으로 상시 만날 수 있는 모바일 기반 플랫폼인 비즈온이라는 시스템을 운영하고 있다. 글로벌 세일즈를 희망하는 회사는 비즈온에 셀러 등록을 한 뒤 연락을 달라. 유럽 바이어가 직접 연락할 수 있는 시스템이지만 센터에서 매칭을 주선할 수도 있다.
유럽 바이어들이 주목하는 부분은 무엇인가? 또 국내 콘텐츠 기업들을 위한 조언도 해달라
유럽 바이어들에게 한국은 좋은 선택지다. 또 그들에게 한국은 매력적인 시장이다. 그러나 아쉽게도 대부분의 유럽 바이어들은 한국 콘텐츠를 아직 잘 모른다. 어느 유럽 애니메이션 관계자와의 대화가 생각난다. ‘ 한국 애니메이션은 작업 수준과 경쟁력이 높지만 시장에서 만날 수 있는 프로젝트들은 캐릭터 디자인이 다를 뿐 타깃과 포맷, 스토리 전개가 비슷해 다양성이 부족 하다. 좀 더 다양한 한국 애니메이션을 만나고 싶다’ 란 말이었다. 좀 더 다양한 우리 애니메이션, 캐릭터, 웹툰이 유럽 바이어와 만날 수 있었으면 좋겠다. 아직 우리 콘텐츠에게 다 열리지 않은 미지의 세계가 유럽이라고 생각한다. 센터가 힘이 돼드리겠다.
출처 : 월간 <아이러브캐릭터> 2021.1월호
<아이러브캐릭터 편집부> (master@ilovecharacter.com)
[ⓒ 아이러브캐릭터. 무단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