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소 의외였다. 오래전부터 피규어 제작만을 고집한 장인의 풍모였지만 대기업 의류 브랜드 파트에서 10년 넘게 근무했단다. 더욱 놀라웠던 건 행정학을 전공했다는 사실. 조금 독특한 이력의 토토돌스 송병헌 대표가 피규어 제작에 뛰어든 계기는 무엇일까. “ 외국계 의류 브랜드 회사에서 일할 때였어요. 처음 영입할 때와 달리 점점 국내 인력을 줄이고 해외 본사 인력을 중용하면서 입지가 좁아지더라고요. 그러던 어느 날 3D 프린팅이 유망 기술로 떠오르고 있다는 소식을 접했어요. 평소 관심은 있었지만 일이나 사업으로는 생각하지 않았던 피규어가 머릿속을 스쳤어요. 그래서 곧장 3D 프린팅 기술을 배웠죠. 마침 지인이 애니메이션 업계에 몸담고 있어서 여러 조언을 얻은 끝에 피규어 세계에 뛰어들었어요.”

회사를 간략히 소개해달라

3D 프린터로 아트워크 콘텐츠를 전문으로 만드는 회사다. 웹툰과 애니메이션 캐릭터 피규어, 기념물 피규어, 시제품 등 2D 이미지를 3D로 모델 링해 정교한 후가공과 채색 작업을 거쳐 최상의 제품을 만들어낸다. 고객에게 최고의 감동과 만족을 주고자 항상 최선을 다해 제작에 임한다.

그간 어떤 제품을 선보였는가?

2017년 제20회 부천국제 만화축제에 선보인 이나래 작가의 웹툰 허니블러드의 주인공 캐릭터 피규어를 시작으로 SICAF, 코믹콘 서울 (2018), 제3회 부산국제웹툰페스티벌에서 웹툰에 등장하는 캐릭터 피규어를 만들어 전시했다. 전세훈 작가의 슈팅, 김수용 작가의 힙합, 정하 작가의 미라클 용사님, 김태헌· 남정훈 작가의 제7원, 원수연 작가의 떨림, 민(Meen)·백 승훈 작가의 독고, 후렛샤·임진국 작가의 데드라이프, 김호드 작가의 연애의 정령, 운·김우섭 작가의 샤크, 배민기 작가의 내 어깨보다 높이, tabogi 작가의 갱스쿨, 윤인완· 양경일 작가의 아일랜드, 김형민·양경일 작가의 칼집의 아이 등이 있다. 애니메이션 캐릭터로는 픽셔너리아트팩토 리의 에어로버, 두루픽스의 세미와 매직 큐브, 네오타니미 디어의 쁘띠 드라군, 빅톤&우쏘(VICTON&OOSSO)의 우쭈쭈 마이펫도 제작했다. 실사 캐릭터 피규어로는 백범 김구 선생, 우리나라 최초의 여성 비행사 권기옥 선생, 그라피티 아티스트 심찬양 등도 있다. 지금까지 선보인 피규 어들은 판매를 위해서라기보다 작가나 캐릭터를 대중에게 알리기 위한 기념물의 성격이 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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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품을 만들 때 가장 신경 쓰는 부분은?

제품을 의뢰하는 작가들과 피규어 제작 과정 전반에 걸쳐 끊임없이 소통한 다. 그러면서 원화의 이미지나 그림체를 최대한 똑같이 구현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본다. 소중한 노력의 결과물이자 조각 예술품이라고 생각하기 때문에 완성도를 높이려고 노력한다. 특히 우리는 고객 만족을 위해 의뢰자들의 수정 요청 횟수에 제한을 두지 않는다. 2D 이미지를 3D로 보여주면 느낌이 다르므로 수정 사항이 많아질 수 있다. 수정 작업이 늘어나면 직원들이 볼멘소리를 할 때도 있다.(웃음) 그럴 때면 최고의 제품을 원하는 작가의 마음을 이해해보 자고 다독인다. 또한 애니메이션 등 영상 속 캐릭터를 실물로 정확하게 표현하고자 작화 당시 썼던 정량화된 색상 정보를 전달받아 작업한다. 상업적인 대량 생산을 염두에 둔피규어 표준화 작업의 일환이다

‘Focus People’ 이란 주제로 피규어를 만든다. 그 취지는?

예전부터 무언가를 기억하고 이를 기념하는 행위를 좋아했던 것 같다. 우리 역사에 자부심이 많은데, 요즘 세대 들이 간과하거나 잊어버린 역사의 단편들을 하나씩 만들면 좋겠다는 생각에서 출발했다. 사람들이 대한민국을 자랑스 럽게 생각하고 앞으로 탄생할 수많은 위인과 인물들을 잊지 않고 기억할 수 있도록 하기 위해 화제 인물이란 주제로 피규어를 선보이고 있다. 처음 만든 작품은 백범 김구 선생 이다. 이미 다른 곳에서 만든 백범 선생의 피규어들이 있지만 우리 회사가 만든 제품은 인물 묘사가 월등하다. 더 섬세하고 정교하다고 자신한다.

향후 사업계획 또는 준비하는 프로젝트가 있다면?

웹툰 작가 피규어 시리즈를 시작해보려 한다. 웹툰 캐릭터보다 작가들을 부각시키고 싶었다. 스타 작가들도 있지만 묵묵히 자신들의 작품세계를 만들어가는 작가들도 많다. 그런 작가들을 소개하는 것이 이 프로젝트의 목표다. 특별한 상품이 없는 웹툰 작가들이 더 널리 알려지지 못하는 것이 내심 안타까웠다. 첫 번째 작품은 웹툰 힙합을 그린 김세훈 작가 피규어다. 곧 개설할 토토돌스 쇼핑몰에서 한정 수량으로 판매할 예정이다. 작가 시리즈를 통해 웹툰 작가들의 팬덤을 형성해나가고 싶다. 사실 회사 차원에서는 이익이 남지 않지만 웹툰을 소비하고 즐기는 저변을 넓혀나가기 위해 추진해보려고 한다. 또 위인 피규어도 꾸준히 만들 예정이 며, 사업 확장을 위해 자체 캐릭터를 개발해 상품화하는 방안도 진행 중이다.

출처 : 월간 <아이러브캐릭터> 2020.12월호
<아이러브캐릭터 편집부> (master@ilovecharacter.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