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튜브에서 먼저 공개됐다. 시청자 반응은?

애니메이션 작품 중 공중파나 케이블 채널을 거치지 않고 곧바로 뉴미디 어에서 공개하는 사례는 드물다. 그런 점에서 시청자들의 반응이 꽤 궁금했다. 공개한 지 한 달 반밖에 지나지 않았 는데 조회수가 올라가는 속도나 댓글, 메일 등으로 미뤄볼때 반응이 상당히 뜨겁다. 조금 더티(dirty)하게 느껴지지만 원초적인 얘기를 다룬 화장실 에피소드의 경우 조회수가 110만 건에 이를 정도다. 현실에서 일어날 법한 이야기라 더욱 공감해주시는 것 같다. 재미에 따라 반응이 다를수 있지만 결국 공감을 얻는 콘텐츠가 폭넓은 사랑을 받는 다는 사실을 새삼 깨닫는다.

넌버벌 숏폼 콘텐츠로 특화한 배경이 궁금하다

꽤 오랫동안 기획했다. 시장 환경이나 플랫폼이 변화하는 요즘 콘텐 츠를 소비하는 형태도 바뀌고 있다. 이 같은 변화는 모두 주기가 짧고 그 속도도 빨라지고 있다. 그래서 트렌드에 맞춰 기민하게 움직일 수 있는 내용과 소재들을 다루고자 했다. 11분 분량의 애니메이션 콘텐츠를 만들기에는 제작 여건이나 환경이 어렵지 않은가. 짧지만 연속성을 갖고 시청 자들에게 꾸준히 보여주기 위해 포맷이 비슷한 해외의 여러 넌버벌 작품을 참고했다. 그러면서도 B패밀리만의 젊고 감각적이며 고유한 색깔을 담고자 노력했다. 시즌1은 104편으로 마무리되며, 종료 시기를 봐가면서 시즌2도 제작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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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그맨 김경식 씨가 제작에 참여했다는데?

코미디 요소를 강화하기 위해 참신한 아이디어를 가진 사람을 찾던 중 우연찮게 지인을 통해 소개받았다. 사실 이전부터 알고 있었지만 김경식 씨는 개그맨들 사이에서도 슬랩스틱 코미디로 정평이 나 있다. 웃음을 유발하는 포인트를 누구보다 잘 알고 몸개그 아이디어도 풍부하다. 지금도 일주일에 한 번씩 제작회의에 참석해 코미디 요소로 쓸 액션이나 소재를 제공한다. 또 SBS 웃찾사의 ‘화산고’ 코너에서 활약한 개그맨 박상철 씨도 B패밀리의 작가로 활약하고 있다.

B패밀리의 시청 타깃은?

14세 이상 여성이다. 콘텐츠를 적극 소비하고 제품을 구매할 수 있는 대상을 시청 타깃으로 정했다. 그렇다고 유아동이 볼 수 없다는 얘기는 아니니 오해하지 마시라.(웃음) 그저 보고 느끼는 대로 웃고 즐기면 된다. 지금은 시청자들에게 B패밀리를 더욱 알리기 위해 웃음 요소가 많은 에피소드 위주로 만들고 있다. 하지만 앞으로는 웃음은 물론 우정이나 따스함, 일상을 공감할 수있는 코드들을 가미할 계획이며 감성적인 이야기도 담으려고 한다. 특히 최근에는 여성 특유의 감성을 부각시키려고 여성 작가 5명을 추가로 영입하기도 했다. 재미있으면서도 보고나면 여운이 남는 메시지를 담고 싶다.

라이선싱 사업 현황을 소개해달라

B패밀리를 기획할 당시 사업성을 최우선 목표로 삼았다. 때문에 론칭 이전에 캐릭 터만 보고 상품 제작을 의뢰한 곳도 있을 정도로 라이선싱 사업에 알맞도록 캐릭터를 구성했다. 현재 품목은 봉제인 형, 문구류 등을 포함해 100개가 넘는다. 특히 중국에서는 B패밀리가 방영되기 전인데 온전히 캐릭터로만 상품화가 진행돼 인형, 이불, 신발, 배터리 등 수많은 제품이 온·오프라인에서 판매 중이다. 또한 온라인 판매 전략을 수립해 아마존에 상품을 공급하는 방안을 추진 중이며 자체 유통 플랫폼도 구축하려고 한다. 해외시장의 경우 말레이시아, 필리핀, 태국, 베트남, 인도네시아, 대만 등에서 반응을 보이고 있어 진출 시기와 방법에 대해 논의하고 있다. 이 밖에도 새롭게 시도하는 라이선싱 사업 분야도 있는데 협의 중이거나 준비하는 과정이어서 당장 공개하기는 어렵다. 앞으로 다채로운 신규 프로젝트를 순차적으로 선보일 것이니 기대하셔도 좋다.

시청자 또는 독자에게 한 마디

B패밀리의 유튜브 공식 채널 B-House를 꼭 구독해 B패밀리에 대한 사랑과 팬심을 직접 표현해주셨으면 좋겠다.(웃음) 어려움을 겪는 업계에도 응원의 말을 전하고 싶다. 웹툰과 게임 회사들의 협업을 보면서 ‘우리가 너무 닫힌 자세로 일관했던 것은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었다. 소비자나 시장은 우리를 기다려주지 않는다. 위기가 왔을 때 우리가 변하고 길을 찾아야 한다.

지금이 바로 그 순간이라고 생각한다. 창작자, 제작자, 제조자, 유통 관계자 등 각자의 정보를 공유하고 한데 뭉쳐서 다시 활기를 불어넣는 움직임이 필요하다고 본다. 이미 많은 사람들이 이런 점에 대해 고민하고 움직이고 있다. 이에 발맞춰 새로운 변화를 일으키는 데 일조하면서 새로운 흐름에 따라 또 다른 도전을 해보려고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