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020-09-02 17:49:20
웹툰의 변신은 어디까지일까. 예전에는 주로 원작이 가진 탄탄한 구성과 스토리를 토대로 애니메이션, 드라마, 영화로 제작되거나 의류와 협업해 상품을 선보이는 사례가 많았는데 지금은 가상현실(AR)이나 게임, 전시 등으로 그 영역을 넓혀가고 있다. 이처럼 하나의 IP로 다양한 부가사업을 펼치는 원소스 멀티유즈(OSMU)의 분야가 더욱 확대되면서 웹툰이 이제는 보는 만화가 아닌, 직접 체감하며 즐기는 능동적이고 입체적인 콘텐츠로 변모하고 있다.
IT와 만나 VR · AR로 변신
웹툰은 IT 기술과 접목돼 더욱 흥미로운 체감 콘텐츠로 거듭나고 있다. 웹툰 원작에 IT 기술을 더해 다양한 형태의 콘텐츠로 만드는 사례는 지난 2015년부터 종종 있어 왔다. 하지만 당시에는 첨단기술의 구현에 초점을 맞춰 실험적이면서 가능성을 열어가려는 시도였다면, 지금은 더욱 정교해지고 상용화된 기술을 토대로 이용자가 참여하는 스토리 중심의 콘텐츠가 등장하고 있다. 때문에 발전된 기술의 적용이 한층 수월해지고 적용 범위도 더욱 넓어지는 양상이다.
현재 웹툰을 활용한 여러 프로젝트 중 가장 핫한 작품은 바로 네이버웹툰의 인기작 ‘유미의 세포들’ 이다. 웹툰은 이전보다 더욱 고도화된 IT 기술과 만나 증강현실(AR)과 가상현실(VR)로 변신을 거듭하고 있다.
LG유플러스는 지난 5월 덱스터스튜디오와 손잡고 유미의 세포들을 AR 콘텐츠로 만들었다. 출출이세포, 응큼세포, 패션세포 등 웹툰의 대표적 인기 캐릭터들이 일상 공간에 3D로 등장하는 것은 물론 원작 특유의 재기 발랄한 스토리까지 더해져 색다른 재미를 선사한다. 아울러 소셜 (Social) 가상현실(VR) 툰으로 만드는 작업도 진행되고 있다. 여러 명의 사용자가 동시에 접속해 직접 세포가 돼 이야기를 함께 만들어나가는 것이다. AR 콘텐츠로 먼저 공개된 3D 세포 캐릭터들은 VR 콘텐츠에서도 등장한다.
웹툰을 원작으로 한 대표적인 체감형 콘텐츠는 게임이다.
무협 웹툰 고수를 원작으로 한 수집형 롤플레잉게임, 강아지와 고양이를 키우는 작가의 일상을 담은 웹툰을 퍼즐 · 보드게임으로 만든 노곤하개, K팝을 편곡해 리듬게임으로 만든 유미의 세포들, 방치형 RPG 열렙전사, 수집형 디펜스 아케이드게임인 마음의소리 등 수많은 웹툰들이 게임으로 만들어졌다.
이에 웹툰의 인기 캐릭터를 활용해 게임을 만들 수 있는 기회도 많아지고 있다. 네이버웹툰은 ‘덴마’ ,‘헬퍼’ , ‘이제 곧 죽습니다’ , ‘소녀의 세계’ 등 인기 웹툰 캐릭터로 게임을 제작하는 게임 챌린지 공모전을 진행하며 웹툰게임 제작을 유도하고 있다.
이와 함께 웹툰에 입체감을 부여하려는 시도도 이어지고 있다. 카카오페이지는 최근 2D 웹툰에 심도를 표현하는 기능인 ‘얼라이브(ALIVE)’ 를 개발해 홍작가의 신작 ‘승리호’ 의 프롤로그에 적용했다.
2092년을 배경으로 하는 승리호는 우주 쓰레기 청소선 승리호 선원들이 대량살상무기로 알려진 인간형 로봇 ‘도로시’ 를 발견한 후 위험한 거래를 하게 되는 이야기를 담은 공상과학(SF) 웹툰이다. 얼라이브라는 새로운 뷰잉(Viewing) 방식은 독자가 스마트폰 화면을 상하로 쓸어 올렸다 내리면 화면의 심도를 바꾸고 공간 변화에 따라 배경음악도 바꿔준다.
또 한 번에 한 컷씩 나와 옆으로 넘겨보는 ‘컷툰’ 에 이어 동영상 형식의 ‘숏애니’ 도 눈길을 끈다. 웹툰 ‘사소한 냐냐’ 는 1분 내외 짧은 분량의 영상으로 소리 없이 자막과 함께 움직이는 형태로 보여진다.
콘텐츠를 직접 경험하는 전시 등장
웹툰과 관련한 박람회형 전시는 이전에도 몇 차례 있었다.
그러나 쌍방이 소통하는 인터랙티브와 VR, AR 기술이 적용돼 콘텐츠를 직접 경험하는 미디어아트형 웹툰 전시는 유미의 세포들 특별전이 처음이다.
그라운드 시소에서 열리는 특별전은 무엇보다 관람객이 직접 체험하고 콘텐츠와 소통할 수 있다는 점이 특징. 관람객의 프라임 세포를 찾는 인터랙티브 게임을 즐길 수 있고 프로젝션 매핑이 된 유미의 방도 볼 수 있다. 이곳에서는 자우림의 ‘썸씽 굿(Something Good)’ 과 함께 유미의 이야기가 펼쳐지는 뮤직비디오를 감상할 수 있다. 메인 포토존에 설치된 세포마을을 바라보는 출출이세포 대형 인스톨레이션, 키네틱 인스톨레이션 등 관객의 오감을 자극하는 전시가 꽤나 독특하다.
식음료계로 영역 넓히는 웹툰 캐릭터
한편 마니아 팬을 대상으로 한 피규어 등의 상품으로나 볼수 있었던 웹툰 캐릭터를 이제는 식품에서도 만날 수 있다.
재미있는 소비를 즐기는 요즘 트렌드에 맞춰 웹툰 캐릭터가 제품의 콘셉트와 재미를 부여하는 데 활용되고 있는 것이다.
편의점 CU는 네이버웹툰의 인기작 ‘호랑이형님’ 과 함께 수제 맥주를 출시했다. 호랑이형님은 이상규 작가가 2015년부터 5년째 연재 중인 판타지 액션활극 만화로 수려한 그림체와 촘촘한 스토리, 웅장한 세계관 등이 호평을 받으며 약 3만 명에 이르는 팬을 확보하고 있을 만큼 인기가 높다. 상품에는 호랑이형님의 인기 캐릭터인 아기 호랑이 무케의 귀여운 얼굴을 그려넣어 부드럽고 순한 맛을 표현했다.
동원F&B의 펫푸드 전문 브랜드 뉴트리플랜은 다음웹툰과 협업해 ‘뽀짜툰’ 의 캐릭터가 그려진 반려묘용 기능성 습식캔 ‘뉴트리플랜 건강프로젝트’ 4종을 론칭했다.
뽀짜툰은 반려묘와 함께 살고 있는 작가의 일상을 그린 웹툰으로 반려묘에 대한 섬세한 묘사와 공감되는 이야기를 담아 사랑받고 있으며 다이어리, 달력, 이모티콘 등 다양한 상품으로 출시될 만큼 인기가 많다.
뉴트리플랜 건강프로젝트 4종에는 ‘뽀짜툰’ 캐릭터 3종 (포비, 봉구, 꽁지)이 각각 캔 디자인에 그려져 있으며 각기 다른 표정의 4가지 디자인으로 구성됐다.
한국웹툰산업협회 서범강 회장은 “예전에는 드라마나 게임이 인기를 얻으면 홍보용으로 웹툰을 만들거나 웹툰이 히트하면 드라마, 영화, 게임으로 제작됐는데 지금은 처음 기획단계에서부터 웹툰과 드라마, 영화, 게임 등을 함께 제작하려는 시도가 눈에 띄게 많아졌다” 고 말했다.
이어 “이처럼 웹툰을 활용하거나 협업해 또 다른 형태의 신선하고 흥미로운 콘텐츠를 제작, 생산하는 방식이 활성화되면 연관 산업의 규모도 커질 수 있어 웹툰이 전반적인 콘텐츠 시장의 성장을 견인하는 중요한 요소로 작용할 수있을 것” 이라고 덧붙였다.
출처 : 월간 <아이러브캐릭터> 2020.9월호
출처 : <아이러브캐릭터 편집부> (master@ilovecharact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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