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020-08-14 17:29:35
비빔툰을 기억하는가. 평범한 직장인 정보통씨와 유학파 여성 생활미씨가 결혼해 아들 다운이와 딸 겨운이를 낳아 가족을 이뤄 살아가는 모습을 그린 신문만화다. 8컷으로 이야기를 풀었던 비빔툰은 일상을 다룬 가족생활 육아만화 콘셉트로 독자들에게 생활의 지혜를 선사하며 많은 공감을 끌어냈다. 평범한 일상과 과학을 좋아하는 홍승우 작가의 작품들은 어떤 메시지를 담고 있을까.
간략한 자기소개 부탁드린다
일상이나 생활, 과학을 만화로 그리는 걸 좋아한다. 일상과 생활만화는 소재를 찾기 쉽고 사람들의 공감대를 형성할 수 있어서 좋다. 과학은 워낙 좋아하는 분야라서 공부하면서 만화도 그릴 수 있어 일석이조다. 단행본 작업보다는 연재를 선호한다. 연재할 수 있는 지면이나 온라인 매체를 만나면 그만 그리라고 할 때까지 계속 그린다. 10년 넘게 그린 작품이 몇 개 있다.
대표작품은 무엇인가?
비빔툰이라는 가족생활 육아만화다. 1998년부터 2012년까지 한겨레신문에 연재했다. 격주간 발행되는 어린이 과학잡지인 어린이과학동아에서는 다운이 가족의 생생탐사, 녹색전사 에코, 수학영웅 피코, SOS애니몽, 인공지능 로봇 마이보 등을 연재했다. 연재 없이 단행본으로 만든 과학역사만화 <빅뱅스쿨> 시리즈가 있다. 웹툰으로는 네임펜으로 그린 그림이 있다.
작품들을 소개한다면?
비빔툰은 한 남자와 한 여자가 만나 결혼하고 아이를 낳고 가족을 이뤄가며 생활하는 이야기다. 8컷 카툰으로 한겨레신문에서 14년 동안 연재했다. 만화 속 아이 캐릭터가 초등학교 고학년쯤 됐을 때 연재를 끝냈다. 결혼, 육아, 일상, 직장, 친구 등 4인 가족의 각각, 그리고 함께 생활하는 이야기를 8컷이라는 박스에 함축적으로 표현했다. 연재가 한창이던 2000년대 초반은 신문만화가 유행이었다. 조선일보에는 광수생각, 동아일보에는 도날드닭, 한겨레신문에는 비빔툰이 연재돼 신문 생활만화의 3파전이라고도 불렸다. 어린이과학동아에는 환경, 생태, 인체, 인공지능 등을 주제로 5~6개 작품을 15년에 걸쳐 연재하고 있다. 과학은 항상 어린이들로부터 호감을 받는 주제라고 할 수 있다. 많은 잡지들이 폐간됐지만 어린이과학동아는 살아남아 여전히 팔리는 걸 보면 아이들이 과학을 얼마나 좋아하는 지 알 수 있다. 꾸준히 오래 가는 잡지가 됐으면 한다. 네임펜으로 그린 그림은 피키캐스트라는 모바일 엔터테인먼트 포털에서 3년간 연재된 짧은 컷의 카툰이다. 거북이인 부기와 토끼인 우기가 주인공이며 주로 20대 남녀의 생활을 그린 만화로 단행본으로도 나왔다.
향후 라이선시 사업 구상이 있다면?
현재 비빔툰 시즌2의 작업을 진행하고 있다. 시즌2의 단행본 첫 권은 이미 나온 상태다. 비빔툰의 주인공들이 좀 더 성장했다. 비빔툰은 시즌3까지 선보이려고 기획하고 있다. 시즌1이 결혼과 출산 육아를 그렸다면, 시즌2는 중학생이 된 아이들과 중년이된 부부와 이웃들의 이야기가 주로 나온다. 시즌3은 노년이 된 부부와 성인이 된 그 자식들의 이야기를 다룰 예정이다. 이렇게 긴 시간 동안 독자와 함께 캐릭터가 나이를 먹으며 동시대를 표현한 만화는 없다고 생각한다. 이런 장수 만화를 표방하는 비빔툰 캐릭터가 상품화돼 사람들에게 또다른 즐거움을 줄 수 있었으면 하는 바람이 있다.
독자들에게 한 마디
웹툰이 전성기인 요즘 지면을 중심으로 작업하고 있다. 웹툰들이 보통 20~30대를 타깃으로 소재와 이야기를 만들어가는 것에 비해 난 10대와 40대 이후가 공감할 만한 이야기를 만들고 있다. 우리나라의 만화는 웹툰이 전부가 아님을 독자들에게 알리고 싶다. 시사 주간지 시사저널에 ‘라떼부장’ 이란 만화를 그리고 있다.
50대 이후의 꼰대들이 급변하는 사회에 적응해가며 가정과 직장에서 살아가는 모습들을 담고 있다. 독자들이 나이 들어서도 공감하는 이야기로 만들어갈 예정이다. 나이가 들어도 만화를 보는 독자들이 넘쳐나길 희망한다.
출처 : 월간 <아이러브캐릭터> 2020.8월호
<아이러브캐릭터 편집부> (master@ilovecharact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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