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020-04-07 18:25:45
본인 소개를 부탁한다
로보트 태권V를 만든 감독이라고 말하면 다들 아실 듯싶다. 50여 명의 스태프를 이끌며 약 6개월 동안 밤낮없이 작업에 몰두해 마침내 1976년 7월 24일 서울 대한극장을 필두로 전국 극장에서 동시 개봉하는 쾌거를 이뤘다. 그때 관객 동원은 상상을 뛰어넘었다. 지금으로 치면 1,000만 관객 이상을 모았다고 보면 된다. 지방 시골학교 교정 등에서 본 사람들까지 합하면 전무후무한 관객수를 기록 했을 것이다.
스튜디오엠 이경호 감독에게 칭찬받은 소감은?
제 애니메이션을 보고 감독 꿈을 꿨다는 후배에게 깊은 감사를 표한다. 다시 현장으로 돌아오길 바란다는 얘기도 들었다. 사실 로보트 태권V의 흥행 성공으로 극장가에서는 어린이물은 안 된다는 고정관념을 깨는 동기가 되었고 우리나라 애니메이션의 새로운 전기를 마련했다는 것에 지금도 보람을 느낀 다. 그 후로 매년 3∼4개 작품이 제작돼 방학 때마다 극장에서 개봉됐고 나도 똘이장군 시리즈와 우뢰매 시리즈 등 작품을 내놨다. 꿈같은 지난날이었지만 늘 아쉬움으로 남았는데 디지털 시대인 요즘 다시금 창작 의욕이 솟구친다. 그래서 요즘 군사와 경제는 타 국민에게 적으로 또는 혐오의 대상이지만 문화는 내 편을 만드는 위대한 힘을 발휘하기에 판소리 심청전을 지금의 시대에 맞게 편곡해 뮤지컬 애니메이션으로 만들기 위해 꿈을 가다듬고 있다.
개인적으로 생각하는 업계 현황과 바라는 점이 있다면?
표현의 한계를 뛰어넘는 CG는 불가능을 가능케 한다. 퀄리티, 색감, 카메라 워킹, 음색 등 테크닉에서는 불가능이 없기에 좋은 아이디어, 좋은 이야기, 좋은 연출력으로 우리의 문화가 세계 적인 반열에서 나아가 이제 문화를 선도하는 지금의 상황을 볼 때 충분히 도전해 볼만하다는 생각에 가슴이 뛴다. 한국의 감독, 한국의 이야기로 세계를 제패한 영화 기생충이 보여준 그 위상을 애니메이션계에서도 볼 수 있으리라 확신하면서 애니메이션에 종사하는 선후배에게 이런 말을 하고 싶다.
사람의 마음을 끄는 그 무엇을 찾고 무엇이 필요한가, 무엇으로 만족하게 해줄 수 있을까 하는 고민을 해보자는 것이다.
다음 칭찬 대상은 누구인가?
민병천 감독이다. 실사영화로는 유령, 내츄럴시티 등을 만들었고 애니메이션으로는 코코몽, 공룡 대발이 등 다수의 작품을 만든 실력 있는 감독이다. 2000년 제37회 대종상 영화제에서 신인감독상도 받았다. 제주도에 대발이 테마파크도 운영하고 있는데 기획력과 창의력이 매우 뛰어나다. 늘 검소하고 인간미가 넘쳐 주위에 사람이 많다.
출처 : 월간 <아이러브캐릭터> 2020.4월호
<아이러브캐릭터 편집부> (master@ilovecharact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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