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019-07-29 16:18:18
Interview
가이아코퍼레이션이 지난 5월 초 디즈니 정식 라이선스를 받아 어벤저스 스노우볼을 출시했다. 토르의 묠니르를 비롯해 4종의 스노우볼은 출시 전부터 관심을 모았다. 국내 유명 조형작가로 알려진 엄대용씨가 지난해 7월 가이아코퍼레이션에 영입된 후 출시한 첫 제품이기 때문이다. 가이아코퍼레이션은 스노우볼을 출시하면서 키덜트 사업부문의 전문 브랜드 해머(HAMMER)를 론칭했다. ‘대장장이’, ‘장인’이라는 뜻을 가진 해머에서 키덜트를 위한 특별한 제품들을 기획하고 있는 엄대용 차장을 만나 스노우볼이 출시되기까지의 이야기와 해머가 추구하는 브랜드의 정체성 등에 대해 들어보았다.
스노우볼이 출시 전부터 인기를 모은 것으로 알고 있는데?
디즈니의 라이선스를 획득해 출시한 어벤져스 제품이라는데 높은 점수를 준 것 같다. 제품 기획은 작년 10월부터 진행했고, 기획 단계에서부터 주변의 반응을 살펴 제작에 반영한 것이 플러스 요인이 됐다고 본다. 내가 피규어 마니아다. 그러다 보니 자칫 마니아적 요소에 치우쳐 출시할 수도 있었는데, 회사 동료들과의 의견 조율을 통해 누구나 좋아할 만한 대중적인 키덜트 제품을 선보일 수 있었다. 키덜트 상품이라고 하면 남성 위주로 생각하는 경향이 있다. 그런데 최근의 트렌드는 그렇지 않다. 여성도 쉽게 다가갈 수 있고, 인테리어 소품으로도 쓰일 수 있는 상품이 좋다. 스노우볼은 5월 출시 후 5천여 개 이상 판매됐는데 남성과 여성의 비율이 5대 5로 같다.
마블의 어벤저스를 첫 키덜트 제품으로 기획한 이유는?
올 4월 개봉했던 어벤저스: 앤드게임으로 시리즈가 막을 내렸다. 국내뿐 아니라 세계적으로 10여 년 동안 마블의 영화가 대세였다. 그래서 국내 성인 팬들에게 그 대미를 장식할 만한 상징적인 물건을 선보이고 싶었다. 스노우볼은 영화 속 장면을 떠올릴 수 있을 만큼의 디테일에 테이블이나 장식장에 부담 없이 둘 수 있는 지름 10cm, 높이 14cm의 크기가 장점이다. 토르의 묠니르, 캡틴 아메리카의 쉴드, 닥터 스트레인지의 아가모토의 눈, 타노스의 인피니티 건틀렛 등 4종의 스노우볼로 어벤저스 팬들을 위한 제품이라고 보면 되겠다.
키덜트 상품을 진행하면서 특별히 기억에 남는 일이 있다면
디즈니 본사와 직접 라이선싱을 추진했다. 사실 디즈니가 어떤 회사인가? 수천 억 원의 매출을 올리는 글로벌 완구 브랜드들도 앞다퉈 캐릭터 라이선싱을 하려는 회사다. 이런 사정이다 보니 검수 과정이 정말 까다롭다는 말이 절로 튀어나온다. 이번에 스노우볼을 제작하면서 많은 것을 배웠다. 기획, 검수, 제작의 모든 과정이 어렵고 까다로웠지만 제작자가 신념을 갖고 일을 추진하면 마음에 품었던 제품을 세상에 내놓을 수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됐다.
향후 출시할 마블 캐릭터 제품이 더 있는지?
디즈니의 검수를 거쳐 승인을 받은 스노우볼은 모두 8개였다. 이번에 출시된 1탄에 이어 2탄 4종이 준비돼 있다. 두 번째 제품 역시 둥근 모양인데 안에 들어 있는 내용물이 전혀 다르다. 이번 제품이 출시됐을 때 고객들의 반응은 좋았지만 고객들의 욕구를 백 퍼센트 만족시키지는 못했다. 어벤저스의 히어로, 아이언맨이 없다고 아쉬워한 분들이 있었기 때문이다. 지난 얘기지만 스노우볼 1탄에 아이언맨의 아크원자로가 있었다. 그런데 퀄리티가 만족스럽지 못해 과감하게 뺐다. 너무 정밀하게 만들려다 보니 오히려 조악해보였다. 소비자들에 자신 있게 말할 수 있다. 조만간 출시될 2탄 스노우볼은 더 기대해주셔도 좋다.
키덜트 전문 브랜드 해머의 정체성은?
퀄리티가 최우선이다. 키덜트의 욕구를 채워주고 가려운 부분을 긁어주고 싶다. 무엇보다 시간이 지날수록 제품의 가치가 높아지는 브랜드가 되기를 바란다. 키덜트들은 제품을 살 때 가격을 우선하지 않는다. 완구처럼 세일된 가격으로 제품을 구매했다고 좋아하지 않는다. 키덜트 상품은 가치를 사는 것이다. 직장 동료 김은지 과장이 한 말이 있다. 키덜트 상품은 연예인과 같다. 연예인을 보려면 내가 찾아가야 한다는 것이다. 키덜트 상품이 바로 연예인과 같다. 키덜트는 자신이 좋아하는 상품을 사는 데 돈과 시간을 아끼지 않는다. 그런 제품을 기획하고 제작해 국내 키덜트 시장에 새 바람을 일으키고 싶다.
해머의 향후 계획은?
가이아코퍼레이션은 세계적 명성의 피규어 브랜드인 핫토이의 제품을 수입ㆍ유통하는 국내 공식 업체이기도 하다. 키덜트 상품을 구매해본 사람들은 알겠지만, 국내시장에선 그 매장이 한정적이라는 단점을 갖고 있다. 다시 말해 제품을 사려면 발품을 팔아야 한다는 얘기다. 현재 스노우볼은 스타필드 내 토이킹덤, 이마트 전점, 롯데렌탈 MYOMEE에서만 판매하고 있다. 고객 입장에서는 판매하는 곳이 많기를 바라겠지만 해머는 가격을 고수하면서 브랜드 가치를 지킬 수 있는 매장을 택했다. 마블뿐 아니라 우리나라의 IP 제품도 출시할 계획이며, 무엇보다 가치를 우선하는 키덜트 전문 브랜드로서의 이미지를 구축해나갈 것이다.
출처 : 월간 <아이러브캐릭터> 2019.07월호
<남주영 기자> (master@ilovecharact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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