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민선 기자
master@ilovecharacter.com | 2019-08-08 14:54:54
국내 3사 대형마트와 전국 40개 총판에 400여 가지 라이선스 제품을 출시하고 있는 서울트레이딩. 지난 2000년 중반 ‘딸기’ 브랜드 실내화로 연간 50만 개의 판매고를 기록하며 캐릭터 라이선싱 업체의 모범 사례가 되기도 했던 서울트레이딩은 지난 2017년부터 타깃 연령을 넓힐 수 있는 브랜드와 캐릭터 상품을 출시하며 제2의 도약을 준비하고 있다. 업력 20년을 눈앞에 두고 있는 이 시점에서 서울트레이딩 변명식 대표가 말하는 잘되는 캐릭터의 특징 및 선정 방법, 그리고 라이선싱 제품 시장의 향후 전망 등에 대해 들어보았다.
회사 소개를 부탁한다
서울트레이딩은 캐릭터 라이선싱 제품을 기획하고 제조, 유통하는 회사다. 창업은 2001년에 했으며 초기부터 캐릭터를 활용한 라이선싱 사업을 전개했다. 현재 어린이들에게 인기가 많은 빠샤메카드, 핑크퐁, 신비아파트 등의 캐릭터를 활용한 신발류, 우의, 썬캡, 우산, 장화, 장갑 등 다양한 패션 잡화를 출시하고 있다.
사업을 시작한 계기는?
사업하기 전에 아가방과 에스콰이어 등에서 근무하며 유통 관련 업무를 담당했다. 특히 90년대 초 디즈니 라이선싱 사업이 도입되던 시기에 캐릭터가 상품화되는 것을 보았고, 이러한 경험을 살려 서른 중반에 창업했다. 90년대 초만 하더라도 캐릭터 시장이 활성화돼있지 못했다. 당시 경제는 호황이었는데 소비는 브랜드 쪽으로 치우쳐 있었다. 캐릭터라는 개념은 90년대 초 디즈니의 미키마우스가 인기를 얻으며 생긴 듯하다. 나 역시 이때부터 캐릭터를 어떻게 사업화하고 유통할 수 있는가에 대해 관심을 가졌던 것 같다.
기억에 나는 캐릭터 상품은?
사업 초기에는 대중성이 있는 디즈니의 캐릭터를 선택했다. 당시 국내에는 디즈니코리아의 공식 법인이 없어 판권 대행사와 계약을 맺고 일을 진행했다. 그러다가 달마시안, 곰돌이 푸, 세일러문, 포켓몬스터, 디지몬 등 매년 이슈가 되는 캐릭터를 선정해 라이선싱 제품을 출시했다. 이때는 캐릭터 콘텐츠가 많지 않았고, 업체도 적었다.
캐릭터를 선정하는 데 있어 안목이 중요한 것 같은데?
캐릭터와 콘텐츠를 객관화하는 것이 중요하다. 가령 업계에 새로운 캐릭터가 등장하면 이것이 어떤 이슈가 될지 핵심이 되는 포인트를 잡아내야 한다. 시기를 보면 흐름이 있다. 이를테면 어느 한 해에 휴머니즘이 주목을 받았다고 치자. 그러면 캐릭터 또한 이에 걸맞은 스토리를 가지고 있는 것이 좋다. 특히 같은 유형의 콘텐츠라면 스토리가 탄탄한 작품의 캐릭터를 선택해야 라이선싱 제품의 매출도 높아진다.
실패한 캐릭터는 없는지
예상이 빗나간 캐릭터도 많다.(웃음) 충분히 승산이 있을 것 같아서 했는데 그렇지 않은 경우가 있다. 실패 요인은 품목의 다양성에 있었다. 캐릭터 인기와 라이선싱 상품의 수요에 대한 이슈는 다양한 상품군을 출시해 소비자의 구매 심리를 끌어내는 것이 관건이다. 특정 회사에서 소수의 캐릭터 상품을 출시하는 것으로는 구매 유형에 대한 기회 효과가 적다. 여러 회사에서 다양한 품목을 출시해야 시너지 효과가 생겨 매출도 늘어난다.
서울트레이딩의 효자 캐릭터는?
지금까지 100여 가지의 캐릭터 상품을 제작했는데 바비, 딸기, 토마스, 카트라이더 등이 회사 성장에 도움이 됐다. 딸기는 2005년에 계약했다. 딸기는 쌈지라는 패션 브랜드 회사에서 제작한 캐릭터다. 따라서 브랜드라는 인식이 강했다. 서울트레이딩이 쌈지의 첫 라이선시가 됐다. 딸기는 신발, 우산, 우의, 장화, 장갑, 모자 등 여러 품목에서 인기가 많았다. 딸기 실내화의 경우 연간 50만 개 판매라는 매출을 올리기도 했다.
시대별 인기 캐릭터가 있을 것 같은데?
1990년대에는 디즈니의 캐릭터가 인기가 많았다. 2000년대 들어서는 일본의 포켓몬스터, 디지몬 그리고 한일 합작으로 만든 탑블레이드가 인기를 끌었다. 이후 일본 애니메이션의 인기가 주춤한 틈을 타 영국의 토마스와 친구들이 인기를 끌었다. 2005년과 2006년 사이는 딸기, 메이플스토리, 카트라이더가 2007년에는 뽀로로가 강자로 자리잡았다. 그러다가 2011년에 국내에서 로보카폴리가 선보였는데, 캐릭터 상품이 대박을 쳤다. 로보카폴리를 시작으로 또봇, 카봇, 쥬쥬 등 국산 콘텐츠가 다량 쏟아져나왔다.
향후 시장 전망을 어떻게 보시는지?
예전에는 콘텐츠가 성공하면 관련 상품의 인기도 길었다. 그런데 지금은 평균이 6개월 안팎이다. 새로운 콘텐츠가 시장에 진입하는 주기도 점점 짧아지고 있다. 캐릭터를 상품화하는 업체에서 보면 리스크가 그만큼 커진다는 얘기다. 다시 말해 라이선서는 수익이 늘지만 라이선시는 재고가 늘어난다. 한 해에 콘텐츠가 100여 개 나온다고 가정하면 이 중 성공할 확률은 20퍼센트 정도다. 향후 브랜드 및 캐릭터의 전략적인 마케팅이 점점 중요한 요소가 될 것이다. 어린 시절 캐릭터를 보고 상품을 사용하던 세대가 현재 10~30대가 되었기에 타깃 연령은 넓어 지고 시장 또한 확대될 가능성이 크다.
콘텐츠 선정의 핵심 포인트는?
콘텐츠를 볼 때 사회 이슈, 스토리, 테마 등을 종합적으로 보아야 한다. 특히 제작 의도와 메인 상품의 이슈를 체크해야 한다. 일본 제품은 콘텐츠의 스토리 전개가 무겁고, 국내 것은 타깃 연령이 낮은 특징을 보인다. 또 2011년 국산 또봇부터 메카드까지 보면 완구 이슈가 뜨거웠고, 완구가 뜨면 관련 라이선싱 제품도 인기를 끄는 패턴을 보였다. 최근 영상 기술은 대부분 평준화를 이뤘다. 때문에 향후 콘텐츠 상품의 성패를 가르는 요소는 스토리가 될 것이다. 스토리는 제작 의도, 히어로, 흥미, 자극, 액션, 유머 등의 요소를 고루 갖추고 있어야 한다.
서울트레이딩의 매출 신장 비결은?
아동 인구 수가 매년 줄고 있는 만큼 타깃 연령을 높여야 한다. 서울트레이딩은 2017년부터 스웨덴 모즈, 피터젠슨 등과 같은 브랜드 제품으로 사업 영역을 넓히고 있다. 원피스, 도라에몽 등과 같은 키덜트 상품도 출시하고 있다. 서울트레이딩은 캐릭터를 분석해 상품에 적용하는 기술력을 높이기 위한 투자를 아끼지 않고 있다. 단가를 낮게 잡아 제품을 싸게 만들지 않고 품질을 높이면서 단가를 낮추고 있다. 실례로 아큐아슈즈의 경우 4만원 안팎으로 비싼 편이었는데, 자사에서 제작 방식을 바꾼 후 소비자가격을 1만 3천 원으로 낮춰 소비자들에게 좋은 반응을 얻었다. 서울트레이딩은 현재 국내 대형마트와 40개 총판에 400여 가지 제품을 납품하고 있다. 앞으로도 품질 최우선주의를 기업 가치로 내세워 고객들의 신뢰와 믿음에 보답할 것이다.
[ⓒ 아이러브캐릭터. 무단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