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자인 과장
mater@ilovecharacter.com | 2023-05-25 11:00:15
2018년에 출시한 울트라맨 카드는 중국 초등학생들 사이에서 돌풍을 일으켰고 지금은 초등학생들의 사교 필수품이 됐다. 희귀한 카드를 갖고 있으면 인기를 얻고 카드가 없으면 외면당할 정도라고 한다.
울트라맨 카드를 출시한 카요는 수십억 위안의 연 매출을 기록하며 중국 TCG(트레이딩 카드 게임) 시장에서 매출 1위 기업으로 등극했다. 이번 칼럼에서는 카요를 비롯한 중국 TCG 업체들에 대해 이야기해보려고 한다.
울트라맨 카드로 대박 난 카요
“넌 어떤 카드 뽑았어?” “이 카드는 있어?” “나랑 바꿀래?” 동네 소매점 앞에서는 남자아이들이 울트라맨 카드 포장을 뜯고 교환하는 모습을 흔히 볼 수 있다.
울트라맨 카드는 팝마트의 블라인드박스 아트토이처럼 포장을 뜯기 전까지 어떤 카드가 들어 있는지 알 수 없다. 한 팩에 든 여러 장의 카드에는 울트라맨 캐릭터와 함께 각기 다른 공격, 방어 능력, 희귀 정도가 기재돼 있다.
울트라맨 카드는 크게 컬렉션 카드와 경기 카드로 나뉘며 시리즈가 다양하고 등급도 많다.
우주영웅 울트라맨 시리즈만으로도 11개나 있고 등급도 R에서 SP까지 23개로 나뉘어 있다. 가격은 1위안, 10위안(한화 약 1,923원)에서 250위안(약 4만 8,000원)대까지 있다. 가격과 종류에 따라 희귀 카드가 나오는 확률도 다르다.
초등학생들은 원하는 카드를 모으려고 끊임없이 사게 되고 친구들과 교환하기도 한다. 아이들 사이에서는 희귀 카드를 가장 많이 가진 아이를 카드의 신이라고 부르기도 한다.
보도에 따르면 울트라맨 카드 출시로 게임 카드 시장에서 시장 점유율 95%를 차지한 업체는 바로 카요다. 카요가 정확한 매출을 공개하지는 않았지만 2020년 매출이 30억 위안(약 5,780억 원), 순익은 12억∼15억 위안(약 2,300억∼2,885억 원)으로 팝마트가 거둔 순익의 3배라는 소문이 돌 정도다.
울트라맨 카드
2021년 세쿼이아 캐피털로부터 투자를 유치했을 때 카요의 시장 평가액은 이미 10억 달러 수준에 이르렀다.
카요는 어떤 회사인가?
2018년 설립된 카요동만은 주로 애니메이션 라이선싱 제품을 개발·생산·판매하며 TCG가 메인 상품이다. 카요 창업자는 20년 전부터 완구업계에서 잔뼈가 굵은 인사로 2003년에 완구 공장을 세운 이후 IP 관리, 라이선싱 제품 개발·생산·판매까지 사업을 확장했다.
2014년에는 오프라인 유통 거래처가 이미 10만 개를 넘었으며 학교 인근 소매점들이 핵심이었다. 그때 다져놓은 인프라가 울트라맨 등 국내외 유명 IP의 라이선싱 권리를 취득하는데 큰 도움이 됐을 것이다.
현재 카요는 울트라맨 외에도 나루토, 명탐정 코난, 해리 포터, 마블, 마도조사, YELUOLI, 진시명월 등 국내외 유명 IP 50여 개의 라이선싱 권리를 갖고 있으며 중국 TCG 시장의 90%를 점유하고 있다.
하지만 카요는 라이선시 수준에 만족하지 않는다. 지난 1월 카요는 징잉동만과 손잡고 7∼16세 남아를 타깃으로 한 20분 분량의 에피소드 26편으로 구성된 오리지널 카드 애니메이션 웨이쟝을 공개했다. 이 작품은 현재 아이치이, 유쿠, 텐센트 등 중국 메이저 OTT 플랫폼과 29개 성의 IPTV에서 방영되고 있다.
중학생 구위는 실종된 아버지를 찾기 위해 우연히 판타지 세계에 들어가 특별한 능력을 지닌 웨이쟝이 된다. 아버지를 찾는 여정에서 뜻이 맞는 친구들을 만난 구위는 소중한 우정을 쌓고 악당들과 맞서면서 더욱 굳세고 용감한 낙천적인 소년으로 성장한다는 이야기를 그렸다.
웨이쟝
공동 제작사 징잉동만은 중국 여아물 중 최고의 인기를 자랑하는 YELUOLI를 만든 곳이다. 이 작품은 10년 전부터 방영돼 지금까지 234편이 공개됐으며 국내외에서 수많은 상을 받았고 영상 플랫폼의 조회수도 300억 회가 넘는다. 작품 퀄리티가 YELUOLI보다 더 좋아졌다고 평가받는 웨이쟝은 과연 남아 버전의 YELUOLI가 될 수 있을지 관심을 모은다.
기타 카드 업체들
카요 외에 업계에서 가장 주목받고 있는 회사는 제이슨 아니메(JASON ANIME)다. 2019년에 설립된 제이슨 아니메는 2020년 지카서라는 카드 브랜드를 론칭했는데 첫 제품 출시 이후 매년 100%의 매출 증가세를 보이고 있다.
지카서는 투라대륙, 귀멸의 칼날, 디즈니 등 국내외 IP 100여 개의 권리를 취득해 카드 제품 개발에 활용하고 있다. 올봄에는 인기 영화 심해(深海), 스즈메의 문단속 카드와 키링 등 라이선싱 제품을 영화 개봉과 동시에 선보이기도 했다.
현재 중국 TCG 시장에서 점유율 2위 기업으로 빠르게 성장하고 있으며 성인 TCG 영역에서는 최고의 브랜드로 꼽힌다.
보도에 따르면 2월 제이슨 아니메는 빌리빌리가 이끄는 1차 투자를 받았다.
디즈니 100주년 기념카드
스즈메의 문단속
제이슨 아니메는 카드뿐 아니라 피규어, 블라이드박스(아트토이), 키즈 완구 등의 개발·유통 및 IP 개발·배급 등 다양한 영역에서도 활약하고 있다.
IP 개발·운영·배급사업을 벌이고 있는 REESEE도 4월 7일 열린 중국 국제라이선싱쇼에서 중국항천박물관과 함께 개발한 SPACE GUJI 카드를 비롯해 페파피그 카드, PANINI 축구스타 카드를 선보였다. 그 외에 팝마트에서 투자받은 HITCARD, MIHOYO로부터 투자를 유치한 SUPLAY도 TCG 시장에서 맹활약하고 있다.
최근 2년 동안 유희왕, 포켓몬스터, 원피스 등 유명 해외 IP들이 잇따라 중국 TCG 시장에 진출했다. 포켓몬스터는 아예 중국에서 자회사를 설립해 아트토이, 보드게임 전문 매장을 통해 카드를 판매하고 있으며 여러 도시에서 마스터 대회를 열기도 했다.
여기에 선검기협전, 1인지하 등 국내 유명 IP도 블루오션인 TCG 시장에서 유리한 위치를 차지하기 위해 적극적으로 움직이고 있다.
SPACE GUJI
글로벌 인포 리서치(Global Info Research)는 2021년 전 세계 TCG 매출이 약 9억 8,000만 달러로 2028년에는 13억 6,000만 달러에 이를 것으로 예측한 가운데 중국 TCG 시장 규모는 이미 100억 위안을 넘어섰다는 보도도 나왔다. 차이퉁증권은 중국의 TCG 시장은 앞으로 300억 위안에 이를 것으로 전망한 바 있다.
중국의 TCG 시장은 갈수록 경쟁이 치열해질 것이다. 많은 꽃이 일제히 핀다는 백화제방(百花齊放)의 국면을 기대해본다.
아이러브캐릭터 / 최자인 과장 mater@ilovecharacter.com
[ⓒ 아이러브캐릭터. 무단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