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진구 기자
master@ilovecharacter.com | 2024-12-11 08:00:33
40여 년의 업력을 자랑하는 굴지의 OEM 전문 스튜디오 나무애니메이션이 오리지널 콘텐츠로 새로운 도약을 준비하고 있다. 따뜻한 힐링 메시지를 선물하는 캐릭터 브랜드 <네로네로타운>은 지금껏 보여왔던 선 굵은 정통 애니메이션과 달리 말랑말랑하고 앙증맞은 아트워크로 가득하다. 캐릭터 사업에 뛰어든 나무애니메이션의 다음 행보가 궁금해졌다.
회사를 간략히 소개해달라
2013년에 설립한 OEM 전문 애니메이션 제작사다. 2D·3D 애니메이션 기획부터 메인·포스트 프로덕션까지 총괄하는 전문 인력과 시스템을 갖췄다. 넷플릭스, 애니플렉스, 빌리빌리, 도쿄무비, 사테라이트, OLM 등 글로벌 파트너사의 신뢰가 높아 OEM 수주가 꾸준하다. 최근에는 구병모 작가의 소설을 원작으로 한 극장판 애니메이션 아가미의 공동 투자·제작에 나섰다. 부천국제애니메이션영화제, 안시국제애니메이션영화제, 도쿄국제영화제에 초청받아 좋은 평가를 받았는데 글로벌 배급을 추진하고 있다.
<네로네로타운>이 첫 자체 개발 IP인가?
그렇다. 첫 오리지널 콘텐츠다. 2020년부터 고교, 대학, 서울시 등과 다양한 인력 양성 사업을 진행 중인데 그간 일본 파트너사들의 니즈에 맞춘 극·삽화에만 집중하다가 젊은 친구들이 선호하는 장르와 작화에 관심을 갖게 됐다. 마침 10대 후반부터 20대 사회 초년생들을 타깃으로 한 프로젝트를 구상 중이었는데 애니메이팅보다는 SD 타입의 캐릭터를 좋아하던 그들이 잘할 수 있는 걸 만들어보면 좋겠다는 생각이었다. 애니메이션이야 마음만 먹으면 얼마든지 만들 수 있으니 일단 캐릭터로 시작해 인지도를 쌓아가자는 생각으로 2021년에 네로네로타운을 론칭했는데 10월에 열린 서울팝업스티벌2024 & 아이러브캐릭터라이선싱쇼2024에서 시제품 형태의 굿즈를 처음 공개하면서 라이선싱 사업의 시작을 알렸다.
어떤 이야기를 담고 있나?
세계관은 이렇다. 광활한 숲속 어딘가 홀로 살던 수피의 집에 뜻밖의 손님들이 하나둘 찾아온다. 귀여운 모습과 달리 포스 넘치는 비밀 요원 퍽, 천을 뒤집어쓰고 장난치기를 좋아하는 트릭스, 단짝이지만 성격이 정반대인 고양이 냐무와 꼬무, 하루 종일 잠만 자는 나무늘보 느리, 우주를 떠돌다 지구에 불시착한 외계인 아모징은 서로를 돕고 이해하며 우정을 쌓아간다. 네로네로타운은 각자 사연이 있는 캐릭터가 모여 서로를 이해하고 도우며 함께 성장하는 공간이다. 이들이 서로에게 희망과 용기를 전하고 함께하는 여정에서 자기 내면을 발견하고 발전해나가는 과정을 따뜻하게 보여주려고 한다.
타깃층에 어필할 매력 요소는?
등장하는 7명의 캐릭터 각자 다른 상처가 있는데 10∼20대가 가정, 학교, 직장 등에서 자주 겪는 문제를 녹여냈다. 상처라는 키워드를 통해 캐릭터를 자신과 비슷한 상처를 가진 존재로 받아들이고, 이들과 공감하고 응원하면서 유대감을 갖는 친구가 되길 바란다. 단순히 귀여운 외모와 달리 나와 비슷한 아픔을 가진 캐릭터, 그 아픔에 공감하고 치유하면서 성장해나가는 모습을 응원하게 되는 것이 네로네로타운의 매력 포인트가 아닐까 한다. 우선 수피, 퍽, 트릭스 등 세 캐릭터에 집중한 인스타툰이나 쇼트폼 영상으로 인지도를 높여나갈 계획이다. 캐릭터가 가진 이야기와 개성을 부각시키려고 자세한 설명은 하지 않는 편이다.
어떻게 알려나갈 생각인가?
캐릭터 사업은 처음이고 계속 투자해야 하는 거라 신중히 접근하되 그간의 통상적인 라이선싱 사업 방식에서 조금 벗어나 다르게 해보려고 한다. 우린 애니메이션 전문 제작사로서 글로벌 파트너가 많은데 그들의 네트워크를 잘 활용해볼 생각이다. 자체적으로 여러 전시회에 나갈 수도 있지만 계약을 성사시키기까지는 시간이 많이 걸리고 어렵지 않은가. 그래서 파트너사가 가진 네트워크를 이용해 IP를 알리는 것이 훨씬 효율적이라고 판단하고 있다. 캐나다, 일본, 중국 파트너사에 IP 관련 자료를 보냈더니 애니메이션 제작이나 게임 개발 같은 제안을 보내오고 있다. 실제 중국의 빌리빌리와는 애니메이션 시리즈 제작에 관한 협의를 진행하고 있다. 내년에 함께할 파트너가 가시화되고 확정되면 사업 모델은 더욱 다양해지리라 본다.
사업 환경이 급변하고 있다. 어디에서 활로를 찾을 건가?
앞서 말한 대로 글로벌 파트너사의 네트워킹 비즈니스를 적극 활용하는 방식으로 사업을 전개하겠다. 유튜브 쇼츠, 인스타그램 릴스처럼 소비자가 쉽고 빠르게 즐기는 소셜미디어용 콘텐츠를 많이 보여주겠다. 특히 2D뿐 아니라 3D와 AI를 기반으로 효율적이고 창의적인 기술을 활용해 만들고 있으니 많은 기대 바란다. 다양한 굿즈 제작도 기획하고 있다. 피규어, 인형 키링 등 10∼20대에 맞춘 다채로운 상품을 선보이겠다. 일본에 지사가 있는데 현지 정보를 얻어 벤치마킹하고, 유통 시장과도 협업해 서로 잘할 수 있는 분야에서 시너지를 내도록 하겠다. 사실 준비하고 있는 IP가 많아서 상황을 보고 기민하게 움직이려고 한다. 시간을 길게 끌지 않고 빠르게 전략을 바꿔나가겠다.
아이러브캐릭터 / 장진구 기자 master@ilovecharact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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