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천국제애니메이션페스티벌 김성일 수석 프로그래머, 애니메이션만이 주는 특별한 쾌감과 감동을 느껴보세요

Interview

장진구 기자

master@ilovecharacter.com | 2025-10-08 08:00:02


아카데미 공식 지정 국제 영화제인 제27회 부천국제 애니메이션페스티벌(BIAF 2025)이 10월 24일부터 닷새간의 일정으로 막을 올린다. 올해 장·단편 경쟁작은 칸, 베니스, 베를린, 안시 등 주요 영화제의 화제작뿐 아니라 내년 아카데미 출품작까지 아우르는 다채로운 프리미어 작품들이 이름을 올려 화려한 라인업을 자랑한다. BIAF의 살림꾼 김성일 수석 프로그래머가 추천하는 꼭 놓치지 말아야 할 작품을 공개한다.



올해 영화제의 테마는 뭔가?

애니메이션(Animation), 애니메이트(Animate)다. 움직임과 상상에 생명을 불어넣는 애니메이션의 본질을 조명한다. 사람의 감각을 일깨우는데 가치가 있는 애니메이션의 그런 고유한 매력을 다양한 작품과 프로그램을 통해 선보인다.



아오키 야스히로 감독의〈차오〉를 개막작으로 선정한 이유는?

애니메이션만이 줄 수 있는 특별한 쾌감과 감동을 관객들과 나누고자 하는 의도를 담았다. 차오는 인간과 인어가 공존하는 미래 세계를 배경으로 평범한 회사원 스테판과 인어 공주 차오의 종족을 초월한 사랑과 갈등을 그린 작품이다. 인어, 인간, 미래를 키워드로 삼고 개성 넘치는 작화와 흡입력 있는 스토리로 환상적인 세계를 그려냈다. 특히 10만 장이 넘는 방대한 분량을 9년에 걸쳐 모두 수작업으로 완성한 이 작품은 아오키 야스히로의 감독 데뷔작이다. 지브리 출신 애니메이터로 독창성과 실험 정신이 돋보이는 스튜디오 4℃에서 자신만의 길을 개척해 왔다.



장편 경쟁 부문에서 눈여겨볼 만한 작품은?

자기중심적 세계에 머물러 있던 소녀 아멜리가 외할머니와 가정부를 통해 타인의 마음을 배우며 성장하는 과정을 그린 리틀 아멜리, 실패한 혁명가 엘렌이 환각의 숲에서 망령 같은 동료들과 방황하는 이야기를 다룬 모호의 숲, 민들레 씨앗의 여정을 미시 세계의 장엄한 우주로 확장한 민들레의 오디세이 등 칸 영화제에서 화제를 모았던 작품들을 꼽고 싶다. 또 팬덤이 두꺼운 좀비 랜드 사가 유메긴가 파라다이스, 김초엽 작가의 원작을 바탕으로 한 월드 프리미어작 순례자들은 왜 돌아오지 않는가도 눈여겨볼 만하다.


 

올해 영화제에서 특별히 주목할 프로그램은?

프로그램 클래스를 주목해 달라. 마스터 클래스에서는 메리다와 마법의 숲, 이집트 왕자를 연출하며 애니메이션사의 새로운 길을 연 브렌다 채프먼 감독이 작품에 담긴 이야기와 할리우드에서 여성 감독으로 활동하며 걸어온 여정을 직접 들려준다. 워크 인 프로그레스에서는 스튜디오N 권미경 대표와 도에이 애니메이션 와시오 다카시 총괄 PD가 나와 인기 웹툰 고수의 애니메이션 이미지를 처음 공개하고 제작 과정과 뒷이야기를 전한다. 또 10주년을 맞은 울려라! 유포니엄의 특별 상영전과 주인공 오마에 구미코의 목소리 연기를 맡은 성우 구로사와 도모요와의 스페셜 토크도 준비했다.



‘두근두근 아니메’특별전의 기획 의도는?

한일 국교 정상화 60주년을 기념해 일본 애니메이션의 황금기를 대표하는 세 편의 작품을 한자리에서 보는 기회를 마련했다. 미야자키 하야오 감독의 바람계곡의 나우시카(1984), 천공의 성 라퓨타(1986), 오시이 마모루 감독의 천사의 알(1985)을 BIAF 클래식 섹션에서 연속 상영한다. 바람계곡의 나우시카는 독성으로 오염된 숲 부해, 거대 곤충 오무, 인류 최후의 병기 거신병이 공존하는 종말적 세계에서 바람계곡의 공주 나우시카가 전쟁을 막고 인간과 자연의 화해를 모색하는 이야기를 그렸다. 천공의 성 라퓨타는 하늘에서 내려온 소녀 시타와 소년 파즈가 전설 속 비행 섬 라퓨타를 찾는 여정을 보여준다. 군대와 해적, 라퓨타의 비밀이 얽힌 모험 속에서 두 주인공은 탐욕이 부른 파괴와 자연과 기술의 균형이라는 주제와 마주한다. 천사의 알은 물에 잠긴 폐허 속, 품 안의 천사의 알을 지키며 살아가는 소녀의 신비로운 이야기를 담고 있다.


꼭 놓치지 말아야 할 작품 베스트5를 꼽는다면?

단편으로는 아네스 파트롱 감독의 아이들, 나가야 세이시로 감독의 뒤뜰에는 두 마리 닭이 있었다를 추천한다. 장편으로는 개막작인 차오를 비롯해 마야 제목을 정해줘, 불의 원숭이 란비와를 꼭 감상해 보길 바란다.

 

 

아이러브캐릭터 / 장진구 기자 master@ilovecharact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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