캐릭터와 산업 범위를 명확히 정의해야

Special Report

장진구 기자

master@ilovecharacter.com | 2026-04-02 08:00:09

김승수 국민의힘 의원이 대표 발의한 캐릭터산업진흥법 제정법률안이 국회 문화체육관광위원회 전체회의에 상정됐다. 이에 법안심사 소위원회는 회부된 법안의 조문, 구조, 용어 등을 집중 검토·수정한 결과를 다시 상임위에 보고한다. 월간 <아이러브캐릭터>는 공청회를 앞두고 법안에 꼭 담아야 할 게 뭘지 업계의 목소리를 들어보는 자리를 마련했다. 3월 16일 김승수 의원실에서 열린 ‘캐릭터산업진흥법에 바란다’좌담회에는 김 의원을 비롯해 김효용 한국캐릭터학회장, 송락용 캐릭터디자이너협회장, 김중대 더콘즈 대표, 이승용 치킨라이스콘텐츠 대표, 최영균 월간 <아이러브캐릭터> 소장이 참여했다.

 

 

김승수 법안 필요성에 다들 공감하고 빨리 통과되길 바라고 있다는 얘기를 들었다. 여야 의원들 사이에서도 법안 자체에 반대하는 목소리는 없다. 다만 재정 지원이 포함된 진흥법은 기획재정부의 반대에 부딪히곤 하니 처음에 어떤식으로 잘 다듬어 넘기느냐가 중요하다. 법안심사 소위원회에 회부된 단계에서는 조문을 수정할 수 있다. 법의 목적과 정의, 기본계획에 담길 내용이 핵심인데 단어 하나, 문구 하나가 민감하게 작용할 수 있다. 업계에서 합의가 덜 됐거나 수정이 필요한 부분이 있다면 언제든 의견을 달라. 소위 과정에서 충분히 검토하고 수정하겠다. 마침 3월에 정부 예산안 구성이 마무리되는데 법안과 별개로 당장 지원이 필요한 부분을 말씀하시면 예산 협의 과정에서 목소리를 내겠다.

 


송락용 법안 세부 내용에 매몰되기보다 우선 조속히 통과시키는 게 급선무다. 법적 근거가 마련돼 캐릭터산업진흥위원회가 구성되면 그 안에서 세부 방안을 만들고 필요하면 그때 개정해도 된다. 캐릭터 시장은 커지는데 예산이 줄어든 이유는 캐릭터를 독립 산업이 아니라 애니메이션 등의 부가 산업으로 보기 때문이다. 그러니 중장기 발전계획이 없다. 수익의 주체가 캐릭터라면 캐릭터 산업으로 봐야하는데 말이다. 관련 통계도 엉터리다. 그러니 중장기계획 수립 및 후속 실천 계획이 반드시 병행돼야 한다. 캐릭터 산업의 종사자 규모와 시장 가치를 제대로 조사하고 산업의 위상을 바로 세워야 한다.

 

김효용 캐릭터는 법이 없다는 이유로 모든 지원이 멈춰 있는 상태다. 문체부나 콘진원에 어필해도 “근거 법령이 없어 골치 아프다”는 답변만 돌아온다. 학계 입장에서 보면 이 법은 인력 양성과 직결된다. 산업적 토대가 없으면 학생들이 취업과 창업을 기피하게 되고, 결국 산업이 무너지는 악순환으로 이어진다. 사실 12개 콘텐츠 장르에 캐릭터가 포함돼 있고 매년 캐릭터 산업 백서를 발간하지만, 정작 정부나 기관은 캐릭터 산업의 존재 자체를 의심하는 현실이 당혹스럽다. 5∼6조 원 규모의 산업이라고 하면서 지원금은 고작 50억 원뿐이라는 게 앞뒤가 안 맞다. 이런 논쟁을 끝내기 위해서라도 법으로 캐릭터와 산업의 범위를 명확히 정의해야 한다. 법안 발의를 계기로 확실한 컨센서스를 이뤄 발전적인 방향으로 가야 한다. 학회 차원에서도 모든 역량을 다해 돕겠다.

 

 

김승수 현재 정부 통계가 현장이나 학계에서 활용하기에 부실하고 신뢰도가 낮다. 캐릭터 산업 매출액이나 종사자 규모가 제대로 파악되지 않으면, 왜 별도의 법과 위원회가 필요한지 정부를 설득할 논리가 약해진다. 우선 용역 등을 통해 1차로 필요한 통계를 만들고 이후 매년 정기적으로 조사하는 체계를 시행령이나 기본계획에 담아야 한다. 실질적인 산업 규모를 입증할 데이터가 있어야 설득력을 확보할 수 있다.


김효용 애니메이션 분야는 애니메이션진흥위원회라는 제도적 장치가 있고, 콘진원 내에도 전담 부서가 있어 시스템이 잘 갖춰져 있다. 반면 캐릭터 쪽은 조직적 기반이 처참한 수준이다. 더구나 애니메이션 산업 시장 규모는 1조 원대지만 캐릭터 산업은 5∼6조 원 수준이다. 시장 규모는 훨씬 큰데 정작 행정적·제도적 지원은 애니메이션보다 못 미치는 기이한 구조다.


김승수 제정법에는 전담 기구와 위원회 설치가 포함되지만, 예산을 짜는 기재부와 위원회를 관리하는 행안부의 반대에 부딪히기 쉽다. 따라서 새로운 조직을 만들기보다 기존 기관을 전담 기구로 지정하거나, 위원회를 효율적으로 통합 운영하는 식의 현실적인 대안을 고려해야 한다. 일단 법안의 뼈대를 세워 통과시키는 데 의의를 둬야 한다. 부족한 부분은 논의 과정에서 추가하거나 통과 이후 보완 입법, 시행령 등을 통해 다듬어 가는 전략이 필요하다.

 


김중대 2000년에 콘진원 설립 당시부터 캐릭터는 애니메이션, 만화, 게임의 교집합 정도로만
여겨져 지원 분야에서 완전히 배제돼 찬밥 신세였다. 이후 공청회 등을 통해 겨우 긴급 예산이 편성돼 지금에 이르렀다. 그런데 30년 가까이 업계에 종사하면서 지금처럼 분위기가 좋은 적이 없었다. 특히 중일 갈등의 여파로 중국 시장에서 한국 캐릭터가 일본 캐릭터의 빈자리를 빠르게 대체하고 수요도 폭발적으로 늘고 있다. 과거 뽀로로도 해내지 못했던 한국 캐릭터의 일본 진출도 작년부터 활기를 띠고 있다. 사실 캐릭터 산업이 태동한 지 25년이 지나서야 진흥법을 논하는 게 아이러니하지만 앞으로 2∼3년간 산업이 비약적으로 발전할 것으로 예상되는 지금이 법안을 통과시킬 최적의 타이밍이다. 이럴 때 법이 뒷받침된다면 산업 발전에 엄청난 탄력이 붙을 것이다.

 

김승수 법적 근거가 없을 때 발생하는 행정적·재정적 지원의 한계와 현장의 고충에 공감한다. 올해 캐릭터 분야 지원 예산이 줄어든 원인을 확인해 봐야겠다. 단순히 전체 예산이 줄어서 그런 건지, 의도적으로 배제된 건지. 캐릭터 분야가 상대적으로 불이익받는 부분이 있다면 말씀해 달라. 법 통과 전이라도 제도적으로 즉시 보완할 수 있는 길을 찾겠다. 캐릭터 산업도 영화나 공연처럼 매출 공백기가 뚜렷한 콘텐츠 산업의 특성을 반영해 창업·운영 자금 및 펀드 지원 방식을 실정에 맞게 설계해야 한다.

 

 

이승용 현재 통계가 부정확한 근본 원인은 용어 정의에 있다. 캐릭터를 일본식 표현 그대로 수용하다 보니 사람이나 동물 형태만 통계에 잡히고, 로고·미술품 등 다양한 브랜드 IP는 누락되고 있다. 해외 사례처럼 IP 라이선싱이나 브랜드 IP로 개념을 확장해 산업의 카테고리를 명확히 정립해야 한다. 이번에 캐릭터 창업 지원 사업이 사라지면서 작가들의 등용문도 사라졌다. 중소벤처기업부 산하 기관의 지원 사업을 대신 추천하고 있지만 평가 체계가 예체능이 아닌 공과 계열 수준에 맞춰져 있어 지원금 받기가 정말 어렵다. 그래서 창업을 희망하는 작가들이 대등하게 경쟁할 수 있게 특화된 창업 지원 프로그램을 마련하면 좋겠다.


김승수 방법을 아는 사람은 쉽게 받아내지만, 처음 접하는 사람은 기관의 문턱이 매우 높다. 한 번 탈락한 사람들이 포기하지 않도록 세심한 제도가 필요하다. 누구나 쉽게 신청할 수 있도록 복잡한 서류 체계를 간소화해야 한다. 특히 서류 작성에 서툰 작가들을 위해 전문적으로 컨설팅을 해줄 인력과 전담 기관의 확보도 필요해 보인다.

 


최영균 캐릭터는 대박이 나도 실제 수익은 제조사가 가져가는 구조적 모순이 있다. 캐릭터 산업을 지원하는 게 문체부 예산으로 산자부 소관의 기업을 지원하는 꼴이어서 예산이 비효율적으로 쓰이고 있다. 기재부가 나서 예산 집행 구조를 정리할 필요가 있다. 그간 개별 기업 위주로 지원했지만 영세한 탓에 산업 전반에 미치는 파급 효과는 미미했다. 그래서 특정 대상을 지원하기보다 누구나 활용할 수 있는 공용 인프라 구축에 집중하면 어떨까. 도로를 잘 닦아놓
으니 자동차 산업이 발전하듯, 공통 기반을 잘 닦아 놓으면 산업 전체가 살아날 것이다.


김승수 현재 웹툰 산업의 경우 웹툰 캠퍼스가 수도권과 주요 도시에서 R&D, 소통의 거점 역할을 하고 있다. 캐릭터 산업에도 이와 유사한 지원 체계가 필요하다는 점에 공감한다. 별도의 공간을 신설하기 어렵다면, 콘진원 산하의 기존 시설이나 건물을 활용하는 방안이 있다. 여기에 캐릭터 지원 기능을 집약시킨 센터를 두는 거다. 캐릭터 창작에 필요한 장비나 기술, 컨설팅 조직을 갖춰 제공하면 창업 준비 단계에 있거나 장비 및 인력 확보가 어려운 중소기업에 도
움이 될 것이다.

 

 

최영균 이런 건 법 통과 전이라도 콘진원에 지원을 요청하면 좋겠다. 캐릭터 산업은 기본적으
로 문체부 소관이지만 제조업과 연계돼 있어 산업부의 도움도 받을 수 있다. 부처 간 전략적인 협업과 역할 분담이 필요하다. 산업 발전 가능성을 입증하고 설득할 정확한 통계가 없어 정말 안타깝다. 일상 어디에나 있는 캐릭터의 실질적인 산업 규모를 제대로 파악해야 한다. IP가 핵심인 캐릭터 산업에서 문체부의 역량을 키워야 한다. 법으로 중장기계획과 연차 계획 수립을 의무화해 담당자가 바뀌더라도 흔들리지 않는 체계적인 지원 시스템을 구축해야 한다.

 

 

아이러브캐릭터 / 장진구 기자 master@ilovecharact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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