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애니메이션제작자협회 강문주 회장, 방영료 현실화 위한 행동 나서겠다

Interview

장진구 기자

master@ilovecharacter.com | 2025-03-10 08:00:48

강문주 선우앤컴퍼니 대표가 한국애니메이션제작자협회 제16대 회장에 취임했다. 강 신임 회장은 “애니메이션 관련 정부 예산을 지속적으로 확충하고 방영료 현실화를 통한 메인 프로덕션 활성화의 토대를 닦는 것이 내가 해야 할 일”이라며 “유관 협·단체와 보조를 맞춰 함께 의논하고 힘을 모으겠다”고 밝혔다.



취임 소감이 어떤가?

지금까지 업계가 호황을 누린 적은 한 번도 없었지만, 이 정도의 불황을 겪어보진 않았던 것 같다. 애들이 줄고 완구업계도 내리막이니 최악으로 치닫고 있는 상황이다. 그래서 마음이 굉장히 무겁다. 10년 동안 부회장을 하면서 내 할 일은 다 했다고 생각해 더 이상 어떤 직책도 맡지 않으려 했는데 회원들의 목소리를 외면할 수가 없어 고민 끝에 수락했다. 현재 애니메이션 제작사들의 위기의식이 상당하다. 이럴 때일수록 협회를 중심으로 한목소리를 내야 한다. 업계가 똘똘 뭉칠 수 있도록 리드해 보겠다.



시급한 현안 과제는 무엇인가?

크게 두 가지다. 애니메이션 관련 정부 예산을 지속적으로 늘려가는 데 목소리를 내고 역할을 해야 한다는 것이다. 정부 지원은 회원사들이 받는 혜택과 직결된 부분이라 업계가 힘을 모아야 한다. 또 하나는 방영료 현실화다. 예전부터 많이 나온 얘기인데 이제는 제대로 행동해야겠다는 생각이다. 지금까지 영상을 팔아서가 아니라 부가 사업으로 먹고살았는데 이제는 이마저도 쉽지 않다. 그러니 애니메이션의 가치를 제대로 평가하는 제도적 장치를 마련해 보려고 한다. 구체적인 실행 방법이나 재원 마련 방안 같은 건 집행부가 새로 꾸려지면 머리를 맞대고 고민하겠다.

 

회원사에 제시할 의제가 있는가?

현재 애니메이션업계에서 가장 큰 이슈 중 하나가 메인 프로덕션의 붕괴다. 15∼20년 전만 해도 우리나라 메인 프로덕션 경쟁력이 세계에서 가장 높았다. 미국과 일본의 일감이 이쪽으로 몰렸으니까. 지금은 어떤가. IP는 다양해졌지만 제작은 동남아시아에 외주를 주고 있지 않나. 물론 프리 프로덕션도 중요한데 메인 프로덕션이 받쳐줘야 경쟁력이 동반 상승한다. 상황이 어려워져 몸집을 줄이고 프리 프로덕션에만 집중하는 경향이 늘고 있는데 업계 안팎에서 이런 흐름을 너무 자연스럽게 받아들이는 것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든다. 문화 콘텐츠업은 제조업과 같은 잣대로 봐선 안 된다. 애니메이션이 그저 저가로 마구 찍어내는 상품이 아니란 말이다. 메인 프로덕션이 살아나면 일자리도 늘어난다. 해외로 나가는 일감을 국내로 유턴시키면 달러 유출을 막고 일자리 창출 효과도 크다. 그래서 이를 방영료 현실화와 연계해 어떻게 제도화할지 방법을 찾고 있다.


임기 내 목표 및 포부가 있다면?

앞서 말했듯이 정부의 예산 확충, 방영료 현실화를 통한 메인 프로덕션 활성화의 토대를 닦는 것이 내가 해야 할 일이다. 사실 협회가 발전할 수 있는 일에 더 집중해야 하는데 업계의 근본적인 문제를 해결하지 않으면 아무런 의미가 없다고 본다. 작년에 창립 30주년을 맞은 우리 협회가 맏형으로서 유관 협·단체와 보조를 맞춰 의논하고 힘을 모아보겠다.

 

 

정부가 준비 중인 2차 애니메이션 산업 진흥 중장기 기본 계획에 어떤 내용이 담겨야 할까?

최근 하이타깃 애니메이션에 대한 수요가 높아지고 있다. 지원 정책도 청장년층을 위한 작품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물론 환영할 일이지만 일각에서 키즈 애니메이션은 갈 데가 없다, 성장이 힘들다고보는 시각은 조금 위험하다. 아시아에서 이제 조금 자리를 잡아가고 있을 뿐이다. 세계로 나아가려면 갈 길이 아주 멀다. 키즈 장르도 지금보다 더 많이 성장해야 한다. 그러니 균형감 있는 정책을 담았으면 한다. 펀드 조성에 관한 내용은 꼭 필요하다. 지금까지 정부가 발표한 대로 투자 환경이 조성됐는지는 의문이다. 하지만 선언적 의미에 그칠지라도 정부가 정책을 통해 강한 의지를 보여주는 건 분명 필요하다. 또 미국의 애니메이션 노동조합이 AI 사용을 법으로 금지해달라고 요구하고 있는데 우리는 업계에 도움이 되도록 AI 사용에 관한 가이드를 잘 설계하면 좋겠다.

 

 

아이러브캐릭터 / 장진구 기자 master@ilovecharact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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