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종면 기자
master@ilovecharacter.com | 2024-08-16 11:00:59
이번 칼럼은 경제협력개발기구(OECD)가 특허청의 의뢰로 지난 7월에 발간한 불법 무역과 한국 경제 보고서의 내용을 토대로 위조 상품이 우리 경제에 미치는 영향이 무엇인지 정리했다.
한국 지식재산권을 침해하는 위조품 규모는?
OECD 조사 결과에 따르면 한국의 지식재산권(이하 지재권)을 침해하는 위조품의 총 국제 교역액은 2021년 최대 11조 960억 원(97억 달러)에 달했다. 이는 같은 해 한국의 전체 정품 수출액의 1.5%에 해당하는 수치다. 산업별로는 전자 제품의 위조품 국제 교역액이 2021년 6조 9,780억 원(61억 달러)으로 한국 위조품 총액의 62%에 해당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특히 휴대폰, TV, 스크린, 배터리와 관련 부속품(헤드폰, 케이블, 충전기, 케이스 등) 같은 전자 및 통신장비를 가장 많이 위조했고 그 외에도 컴퓨터와 주변 장치, 자동차 부품 등을 많이 위조했다.
위조품이 한국 경제에 미치는 영향은?
위조품은 기업의 매출액을 감소시킬 뿐 아니라 일자리와 정부의 세수 부문에서도 큰 손실을 야기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2021년 한국의 지식재산권을 침해하는 위조품 거래로 한국 제조 부문에서 1만3,500개가 넘는 일자리가 사라진 것으로 나타났는데 특히 가전제품, 전자 및 통신 장비 제조 부문에서 9,500개가 넘는 일자리가 사라지면서 최대 손실을 기록했다. 2021년 한국 보유자의 매출 하락과 수익 감소 및 개인소득 세수 감소와 사회보장부담금 세수 감소로 인한 한국 정부의 세수 감소액은 1조 8,000억원(15억 7,000만 달러)에 달해 두 세원에서 징수한 총 세수의 0.65%에 해당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주요 조사 결과
가. 한국 지재권을 침해하는 국제 거래 위조품의 총 가액
한국 지재권을 침해하는 국제 교역액을 상품별로 보면 가전제품, 전자 및 통신 장비와 관련된 위조품이 많았는데 교역액이 61억 달러(한화 7조 원)에 육박했다. 그다음으로 자동차 및 오토바이 관련 위조품이 25억 달러, 시계 및 보석류가 3억2,000만 달러, 의류·신발류·가죽 및 관련 제품 위조품이 2억 5,000만 달러, 향수 및 화장품이 2억 3,000만 달러였다.
▲한국 지재권을 위반하는 위조품 상위 제품 부문(2020∼2021)
나. 한국 지재권을 침해하는 위조품의 거래국
2020∼2021년 사이 한국의 지식재산권 침해로 압류된 위조 제품은 압류 건수 비중으로 볼 때 대부분 홍콩(중국)과 중국이 출처국(유래국)인 것으로 나타났다. 이들 국가의 세관 압류물 비중은 각각 69%와 17%로 두 국가를 합하면 86%에 달한다. 압류 가액 기준으로도 홍콩(중국)과중국이 각각74.5%와 16%를 차지, 두 국가의 비중을 합하면 90%가 넘는다.
다. 한국 기업의 매출 손실
국제 교역에서 지재권 침해로 인한 한국 기업의 매출 손실 총량은 6조 7,980억 원(61억 달러)으로, 같은 해 한국 기업 총매출액의 0.6%에 달했다. 가전제품, 전자 및 통신 장비 부문의 제조업은 위조로 인해 가장 큰 타격을 입은 분야로 2021년 피해액은 4조 1,180억 원(36억 달러)으로 나타났고, 자동차 부품 분야 피해액은 2조 590억 원(18억 달러), 시계 및 보석류와 향수 및 화장품, 의류·신발류, 가죽 및 관련 제품 등이 뒤를 이었다.
라. 한국 내 일자리 감소
한국 IP 침해로 인해 한국 내 총 일자리 수는 2021년 1만 3,500개 이상 감소한 것으로 조사됐다. 이는 한국 제조업 부문 전체 근로자 수의 0.7%에 해당하는 수치로 만약 위조가 없었다면 그만큼 일자리를 보전할 수 있었음을 보여준다. 가전제품, 전자 및 통신 장비 제조 부문에서는 2021년 9,500개가 넘는 일자리가 사라지면서 최대 손실을 기록했고 자동차 및 오토바이, 시계및 보석류와 의류·신발, 가죽 및 관련 제품이 뒤를 이었다.
대응 및 과제
위조품 유통은 온라인 구매를 통해 가장 빈번하게 일어나며 운송방식으로는 우편 배송이 절반 이상을 차지할 정도로 많았다. 코로나19 팬데믹으로 전자상거래 규모가 급증하면서 소형 포장물 배송이 늘었고, 위탁 배송물의 상세 내역에 내용물과 다른 허위 정보가 기재된 경우 위조 상품을 적발하기가 점차 어려워지고 있다. 이러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온라인 플랫폼, 소형 포장물 운송업체 및 정기 배송 서비스업체와 협력을 강화할 필요가 있다고 보고서는 지적했다.
특허청은 지재권 침해에 대응하기 위한 조사 활동을 벌이고 있고 특별사법경찰 등을 통해 제조 현장을 적발하는 등 치밀한 온·오프라인 조사를 실시해 단속하고 있다. 기업에서는 특허청 산하 한국지식재산보호원(KOIPA) 같은 지재권 담당 기관과 협력 및 정보 공유를 강화하고 특허청의 다양한 지원 활동을 적극 활용할 필요가 있다. 또한 위조품이 주로 유통되는 중국 및 동남아 쇼핑 플랫폼 내 위조품 게시 단속 조치를 전문적으로 처리하는 서비스를 활용하는 등 관련 업계와의 협업을 강화하는 것도 중요하다.
김종면
· 위고페어 대표(AI 기반 온라인 위조상품 모니터링 플랫폼 Wegofair 운영사)
· 이메일: kjm4good@gmail.com
[ⓒ 아이러브캐릭터. 무단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