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진구 기자
master@ilovecharacter.com | 2026-11-02 08:00:38
애니메이션을 보는 방식이 달라지고 있다. 정해진 시간에 TV로 보던 시대를 지나 이제 아이들은 유튜브, 게임, SNS 등 다양한 채널을 오가며 캐릭터와 세계관을 경험한다. 콘텐츠와 놀이의 경계도 빠르게 흐려지고 있다. 이에 글로벌 콘텐츠 테크 기업 와이그램은 애니메이션을 하나의 완성된 작품으로 끝내기보다, 게임과 디지털 콘텐츠, 라이선싱 상품 등으로 지속 확장하는 IP의 출발점으로 본다.
게임처럼 보고, 애니메이션처럼 빠져드는 <버그니아: 좀팡이의 습격>
올해 EBS 방영을 앞둔 <버그니아: 좀팡이의 습격>(이하 버그니아)을 비롯해 AI와 3D 제작 기술을 결합한 <별빛요리사 노바>, 그리고 여기에서 확장한 쇼트폼 중심 IP <젤리쿡 친구들>은 와이그램이 추구하는 새로운 콘텐츠 전략을 보여 주는 대표 프로젝트다.
<버그니아>는 캐릭터의 성장과 모험을 중심으로 게임 세계관과 애니메이션의 재미를 결합한 작품이다. 개성 강한 캐릭터들이 각자 능력을 활용해 위기를 해결하고 미션을 수행하며 성장하는 과정을 그린다.
이 작품은 오픈월드 RPG에서 익숙하게 접할 수 있는 탐험과 성장, 미션, 캐릭터별 능력 등의 요소를 이야기 구조에 자연스럽게 녹여낸 것이 특징이다. 단순히 이야기를 따라가는 애니메이션을 넘어 시청자가 마치 하나의 게임 세계를 탐험하는 듯한 느낌이 들도록 세계관과 캐릭터를 설계했다.
와이그램은 앞서 <애코와 친구들 수리수리 넘버랜드>를 통해 애니메이션과 게임을 결합한 콘텐츠의 가능성을 실험했다. 이 작품이 수학적 개념과 놀이를 결합한 교육형 콘텐츠라면, <버그니아>는 캐릭터와 세계관의 확장성을 한층 강화한 작품이다.
특히 제작 초기부터 애니메이션 한 편에서 끝나는 콘텐츠가 아니라 게임과 디지털 아이템, 캐릭터 상품, 쇼트폼 등 다양한 형태로 확장하는 IP를 목표로 기획했다. 캐릭터마다 뚜렷한 개성과 능력을 부여하고, 시청자가 좋아하는 캐릭터를 선택해 응원할 수 있게 한 건 이러한 전략의 하나다.
빠른 전개와 유머, 액션 요소도 주요 관전 포인트다. 아이들이 익숙하게 받아들이는 게임 문법을 적극 활용하면서도 애니메이션만으로 충분한 재미를 느낄 수 있게끔 스토리와 캐릭터 관계를 촘촘하게 구성했다.
와이그램은 EBS 방영을 시작으로 국내외 플랫폼 배급과 라이선싱 사업을 확대할 예정이다. 방영 이후에도 쇼트폼과 디지털 콘텐츠를 꾸준히 선보이며 캐릭터와 시청자가 만나는 접점을 넓혀 갈 계획이다.
기존 제작 방식으로는 새로운 콘셉트나 스타일을 실험하는 데 상당한 시간과 비용이 필요했다. 하지만 AI를 활용하면 더 다양한 시안을 빠르게 확인하고 수정할 수 있다.
와이그램은 "AI 기술을 도입해 콘텐츠 제작 기간과 비용을 효율화하는 동시에 하나의 IP에서 다양한 포맷의 콘텐츠를 지속적으로 만들어 낼 수 있는 시스템을 구축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노바>에서 확장한 쇼트폼 IP <젤리쿡 친구들>
<노바>를 개발하는 과정에서 새로운 가능성도 발견했다. 음식과 캐릭터라는 핵심 요소를 보다 직관적이고 짧은 콘텐츠로 확장하면서 탄생한 프로젝트가 바로 <젤리쿡 친구들>(이하 젤리쿡)이다.
<젤리쿡>은 대사 없이 캐릭터의 행동과 표정, 음식과 관련된 상황만으로 이야기를 전달하는 넌버벌 슬랩스틱 코미디다. 언어에 의존하지 않기 때문에 국가와 문화에 따른 진입 장벽이 낮고 글로벌 쇼트폼 플랫폼에서도 쉽게 소비될 수 있다는 점이 특징이다.
이를 통해 하나의 프로젝트에서 새로운 캐릭터와 콘텐츠가 파생되고, 다시 새로운 시장으로 확장하는 IP 구조를 만들어 간다는 게 와이그램의 전략이다.
'보는 애니메이션'을 넘어 즐기고 경험하는 IP로
와이그램이 게임과 AI, 디지털 콘텐츠에 주목하는 이유는 기술 자체보다 콘텐츠를 소비하는 방식이 달라지고 있기 때문이다.
요즘 아이들은 하나의 플랫폼에 머물지 않는다. 애니메이션을 보고, 쇼트폼을 찾아보고, 게임을 플레이하고, 좋아하는 캐릭터의 상품을 구매하면서 하나의 IP를 여러 방식으로 경험한다.
그래서 와이그램도 IP를 처음 기획하는 단계부터 애니메이션뿐 아니라 게임, 쇼트폼, 디지털 콘텐츠, 라이선싱 상품 등 다양한 확장 가능성을 함께 고려한다.
애니메이션은 여전히 캐릭터와 세계관을 전달하는 가장 중요한 콘텐츠다. 그러나 와이그램은 애니메이션 방영을 IP 사업의 완성점이 아니라 시작점으로 바라본다. 방영 이후에도 계속 새로운 콘텐츠를 만들어 다양한 플랫폼에서 캐릭터와 팬이 만날 수 있게 하는 것이 중요하다는 판단에서다.
AI는 이러한 전략을 가능하게 만드는 하나의 수단이다. 제작 과정에서 반복적인 작업을 효율화하고 다양한 콘텐츠 포맷을 빠르게 테스트해 글로벌 시장에서 어떤 캐릭터와 콘텐츠가 반응을 일으키는지 빠르게 확인할 수 있다.
와이그램이 궁극적으로 만들고자 하는 건 특정 기술을 앞세운 콘텐츠가 아니다. 애니메이션을 보고 캐릭터를 좋아하게 된 시청자가 게임을 통해 그 세계를 다시 경험하고, 쇼트폼을 보면서 캐릭터와 관계를 이어 가며, 상품과 디지털 콘텐츠를 통해 일상에서도 IP를 경험하는 구조다.
<애코와 친구들>에서 시작한 애니메이션과 게임의 결합, <버그니아>를 통해 한층 확장한 디지털 IP 전략, 그리고 <노바>와 <젤리쿡>을 통해 시도하는 AI 기반 제작 방식까지. 와이그램은 '보는 애니메이션'을 넘어 다양한 방식으로 즐기고 경험하는 글로벌 IP를 만들어 가는 데 집중하고 있다.
아이러브캐릭터 / 장진구 기자 master@ilovecharacter.com
[ⓒ 아이러브캐릭터. 무단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