와이그램, <버그니아>를 움직이는 신의 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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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진구 기자

master@ilovecharacter.com | 2026-06-19 08:00:06

메타 애니메이션이란 새로운 장르를 개척한 와이그램이 사이버 공간에서 창작과 개발에 몰두하고 있는 ‘와이그래머’를 릴레이로 소개한다. 여섯 번째 주자는 겜덕 감성으로 <버그니아>의 몰입감을 완성한 영상편집자 신수연이다.



버그니아를 움직이는 신의 손 신수연을 알려주세요!

· MBTI: INFP
· 가장 애정하는 게임: 여럿이 함께 하는 게임을 좋아해요.
· 작업할 때 꼭 필요한 애착품: 아이스티.
· 작업할 때 듣는 최애 BGM: 주로 애니메이션이나 게임 BGM을 들어요.
· 요즘 가장 빠져있는 게임: 협동 게임을 즐겨요. 여럿이 함께 얘기를 나누며 즐기는 게 재미있어요.
· 게임을 고를 때 가장 중요하게 보는 부분: 캐릭터의 스토리나 게임 접근성이요.
· 추천하는 게임: 스타듀 밸리. 4명까지 함께할 수 있는 힐링 게임인데 중간중간에 이스터에그 같은 요소가 섞여 있어요.
· 10년 뒤 수연: 디자인, 편집, 기획 전반적으로 다 잘하는 멀티 작업자를 꿈꿔요.

 

 

<버그니아>를 처음 봤을 때 어떤 느낌이었나?

‘애니메이션인데 게임처럼 편집해도 괜찮겠다’라는 생각이 먼저 들었다. 주인공 바름이와 설아가 게임 세계로 들어가고, 그 안에서 다양한 곤충 주민들을 만나 사건을 해결해 나가는 구조가 마치 RPG 게임의 스테이지를 따라가는 느낌이었다. 새로운 마을에 도착해 새로운 주민을 만나고, 예상치 못한 사건을 겪고 그 과정에서 버그 배지나 치료 약 같은 아이템을 얻는 흐름이 마치 게임 같았다. 게임을 좋아하는 나로선 곤충 주민들이 NPC처럼 주인공들에게 힌트나 도움을 주는 점이 흥미로웠다. 또 에피소드마다 작은 퀘스트나 이벤트가 열리는 것 같아서 장면을 편집할 때도 ‘여기선 퀘스트 시작 효과를 넣으면 어떨까’, ‘이 장면은 아이템 획득 화면처럼 보여주면 좋겠다’는 상상이 떠올랐다. 버그니아는 그냥 보는 애니메이션이라기보다 시청자가 함께 게임 세계를 탐험하는 듯한 느낌을 주는 작품이라고 생각한다. 그래서 편집할 때 그런 메타 애니메이션의 특징을 살려 게임 영상처럼 리듬감 있게 보여주면 버그니아만의 매력이 더 살아날 것 같다.



세계관을 영상으로 표현할 때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는 부분은?

‘시청자도 함께 레벨업하고 있는가’란 점이다. 버그니아는 단순히 게임 배경의 애니메이션이 아니라 바름이와 설아가 낯선 세계를 탐험하며 새로운 곤충 주민을 만나 문제를 해결하고, 아이템을 얻고, 경험치를 쌓아가는 세계라 할 수 있다. 그래서 어린 시청자도 마치 함께 퀘스트를 따라가고 있는 느낌을 받았으면 한다. 또 실제 곤충의 특징을 바탕으로 버그니아 주민들을 만들어 영상 속 경험이 현실의 호기심으로 이어지게 했다. 아이들이 현실에서 곤충을 봤을 때 ‘어? 이거 버그니아에서 봤는데!’라고 떠올릴 수 있다면 좋겠다. 그래서 편집할 때 곤충 주민이 등장하거나 특징을 설명하는 장면에서는 그래픽, 모션, 자막, 효과음을 활용해 정보를 더 쉽고 재미있게 전달하려고 한다. 게임에서 튜토리얼이나 힌트가 나오듯 버그니아 안에서도 시청자가 자연스럽게 이해하고 따라올 수 있는 장치를 만드는 거다. 결국 내가 만들고 싶은 건 보는 애니메이션이 아니라 함께 탐험하고 성장하는 메타 애니메이션의 감각이다.



<버그니아>의 세계를 게임으로 치면 어떤 장르에 가까울까?

맵을 자유롭게 이동하는 오픈월드와 성장형 RPG가 섞인 게임에 가깝지 않을까. 바름이와 설아가 버그니아의 다양한 공간을 탐험하고, 새로운 곤충 주민을 만나고, 예상하지 못한 사건을 겪는 과정은 오픈월드 게임과 비슷하다. 버그니아에는 아직 발견되지 않은 마을, 처음 만나는 캐릭터, 갑자기 열리는 미션이 계속 숨어 있을 것 같으니까. 동시에 성장형 RPG의 구조도 강하다. 주인공들이 좀팡킹과 좀팡이들로 인해 위기에 처한 곤충 주민들을 돕고 문제를 해결하면서 새로운 정보와 경험을 얻어 아이템을 획득하는 과정은 퀘스트를 클리어하며 성장하는 플레이어와 유사하다. 다만 버그니아를 ‘이건 무조건 이런 장르다’라고 규정하고 싶진 않다. 게임에서도 이용자가 모드를 추가하면 전혀 다른 장르의 게임이 되듯 버그니아도 보는 사람에 따라 다르게 즐기는 열린 공간이라고 생각한다. 어떤 이는 모험 게임, 어떤 이는 RPG, 또 어떤 이는 곤충 세계를 탐험하는 교육형 어드벤처로 느낄 수 있다. 버그니아의 재미는 바로 그 지점에 있다. 정해진 장르를 따라가는 세계가 아니라 시청자가 자기만의 방식으로 탐험하고 해석할 수 있는 세계란 점이다.



<버그니아>에 꼭 넣고 싶은 게임식 연출이 있나?

예를 들어 곤충 주민들과 대화하는 장면은 게임 속 퀘스트 창 UI처럼 표현할 수 있을 것 같다. 단순한 대화 장면이 아니라 새로운 미션을 받거나 힌트를 얻는 순간처럼 보이게 만드는 거다. 그러면 시청자도 새로운 퀘스트가 시작됐다고 인식하지 않을까. 또 카드놀이처럼 간단한 플레이를 체험하는 장면이나 성장을 돕는 아이템을 얻는 장면이 있는데 이럴 때 게임 특유의 모션, 효과음, 반짝이는 이펙트, 아이템 획득 자막 같은 요소를 활용해 보고 싶다. 중요한 건 주인공들이 게임 세계로 넘어왔다는 설정을 시청자가 시각적으로도 느끼게 만드는 것이다. 메타 애니메이션의 매력을 살리려면 애니메이션을 보면서도 마치 게임 화면을 플레이하듯 따라가는 느낌이 들도록 하는 게 중요하다.



<버그니아>의 매력은 애니메이션과 게임 중 어느 것에 가깝나?

어느 하나로만 설명하기 어려운 작품이라고 생각한다. 오히려 두 장르의 재미가 만나는 지점에 있는 IP에 가깝다. 캐릭터들의 관계와 각자 이야기를 따라가는 점에서는 분명 애니메이션의 매력이 있다. 바름이와 설아가 낯선 세계에서 다양한 곤충 주민들을 만나 소통하며 성장해 나가는 과정은 하나의 이야기로서 몰입하게 한다. 그런데 그 이야기를 진행하는 방식은 게임과 비슷하다. 새로운 공간을 탐험하고 곤충 주민들을 만나 힌트나 도움을 얻고, 사건을 해결하며 아이템을 얻는 흐름은 게임 속 퀘스트를 클리어하는 느낌을 준다. 그래서 버그니아의 가장 큰 매력은 보는 재미와 플레이하는 감각이 함께 있다는 점이다. 애니메이션처럼 캐릭터와 이야기에 몰입하게 하면서도 게임처럼 다음 스테이지와 다음 미션을 기대하게 만든다. 난 버그니아를 보는 애니메이션을 넘어 ‘플레이하는 애니메이션’이라 말하고 싶다.



<버그니아> 시청자에게 어떤 감정을 전달하고 싶나?

‘함께하는 시간이 주는 즐거움’이다. 바름이와 설아는 낯선 버그니아 세계에서 혼자 문제를 해결하지 않는다. 서로 의지하고 곤충 주민들을 만나 도움을 주고받으며 성장한다. 그 과정이 버그니아의 가장 따뜻한 지점이라고 생각한다. 시청자도 버그니아를 보며 그런 감정을 느꼈으면 좋겠다. 가족이나 친구와 함께 영상을 보고 좋아하는 캐릭터에 대해 이야기하고, 게임처럼 느껴지는 장면을 함께 발견하며 자연스럽게 소통하는 시간이 생기면 좋겠다. 나중에 시간이 지나서 ‘어릴 때 버그니아 같이 봤었지’라고 떠올릴 수 있는 작품이 되면 정말 좋겠다. 짧게 나눈 대화, 같이 웃었던 장면, 좋아했던 캐릭터 하나가 누군가에게는 오래 남는 기억이 될 수 있으니까. 앞으로 EBS에서 만날 버그니아 애니메이션과 유튜브에 공개할 쇼츠도 많은 관심 바란다. 버그니아가 작지만 즐거운 탐험의 기억으로 남았으면 한다.

 

아이러브캐릭터 / 장진구 기자 master@ilovecharact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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