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진구 기자
master@ilovecharacter.com | 2025-04-07 08:00:28
만화·웹툰 관련 협회가 한데 모인 만화웹툰협회총연합(만총연)이 출범했다. 우리만화연대, 웹툰협회, 한국만화스토리협회, 한국만화웹툰평론가협회, 한국만화웹툰학회, 한국웹툰산업협회, 한국카툰협회, 대전만화연합 등 8곳이 참여한 만총연의 초대 회장은 서범강 한국웹툰산업협회장이 맡았다. 서 회장은 취임 일성으로 “창작자와 기업, 정부가 소통할 수 있는 고리를 만들어 다양한 의제를 능동적으로 해결해 나가는 데 노력하겠다”고 강조했다.
만총연 결성을 논의한 건 언제인가?
여러 협회가 뜻을 하나로 모으고 목소리를 내면 힘이 훨씬 커질 거란 얘기는 늘 있었다. 그러다 이제는 말만 하지 말고 진짜 행동으로 옮겨보자는 의지가 강해져 구체적인 계획을 짜서 움직인 게 한 1년 전쯤이다. 특히 작년에 처음 열린 월드 웹툰 페스티벌, 글로벌 웹툰 어워즈를 지켜보면서 연대의 필요성과 공감대가 확 커졌다. ‘우리가 바라고 해야 하는 일을 남에게 맡기거나 의지할 수 없다. 그러려면 우리가 하나가 돼야 한다’는 생각이 모아지면서 발대식 준비에 속도가 붙었다.
어떤 역할을 하게 되는가?
만총연이 추구하는 건 상생을 바탕으로 한 선순환과 지속 가능한 소통이다. 콘텐츠 분야가 다 그렇지만 만화·웹툰계에서도 핵심 주체는 창작자다. 그런데 이들이 창작할 환경이 나아지고 활동의 장을 보장받으려면 기업의 적극적이면서도 안정적인 활동이 필수적이다. 사실 웹툰 산업을 일으키고 해외에서 사업을 개척하는 네이버와 카카오는 앞으로도 잘돼야 한다. 다만 그들에게 도움이 되는 부분은 협력하되, 부족한 부분이 있으면 문제를 제기할 수도 있어야 한다. 운동장이 기울어지면 안 된다. 창작자와 기업이 균형과 조화를 이루면서 선순환하는 상생의 생태계를 만들어가야 한다. 이를 위해 가장 중요한 건 소통이다. 업계와 정부 간의 소통, 창작자와 기업 간의 소통, 선후배 창작자 간의 소통이 필요한데 만총연이 이를 연결하는 다리가 될 것이다. 합리적인 협력을 도모하는 방향으로 움직이겠다.
현안 과제는 무엇인가?
ISBN(국제표준도서번호)처럼 웹툰표준식별체계를 국제 표준으로 확립하는 것이다. 우리나라가 웹툰 종주국인 만큼 작품 정보를 체계적으로 정리·관리할 수 있는 시스템을 구축해 세계가 쓰는 국제 기준으로 만들어야 한다. 현재 국립중앙도서관이 웹 콘텐츠 UCI 등록관리시스템을 시범 운영하고 있는데 기능을 제대로 발휘하는지 모니터링하고 이를 국제 표준으로 확립하기 위한 활동을 펼치겠다. 만화·웹툰 산업에 대한 전문적인 연구나 자료도 부족하니 R&D를 전담하는 연구소 같은 기구 설립도 추진해 볼 생각이다. 또 지역 기관과 협력해 각기 다른 방식으로 운영하는 여러 웹툰 관련 프로그램을 체계화하는 방안도 검토 중이다.
올해는 어떤 활동에 집중할 계획인가?
먼저 4월에 국회에 세미나를 열려고 준비하고 있다. 웹툰 산업은 다른 산업군에 비하면 초창기다. 글로벌 진출도 이제 막 시작하려는 시점이다. 신성장 동력 사업이므로 규제보다는 지원과 진흥이 필요하다. 세미나를 통해 업계의 의견을 모으고 정부의 제도적 뒷받침을 끌어낼 수 있게끔 노력하겠다. 하반기에는 명랑 만화의 부활을 주제로 한 우당탕탕 명랑웹툰전도 열 예정이다. 원로 만화가부터 젊은 작가들까지 모두 참여해 명랑 만화를 웹툰으로 새롭게 만들어보는 건데 온라인에 연재하고 오프라인에서 전시도 하고 책도 내려고 한다. 중장년층을 웹툰 독자로 끌어들이고 만화 산업을 활성화하기 위한 프로젝트라 할 수 있다. 올해 2회째를 맞는 월드 웹툰 페스티벌과 글로벌 웹툰 어워즈에도 적극 참여하겠다. 작년에 처음 열렸는데 모르는 사람이 태반이더라. 변화가 필요하다. 조직위원회 구성에 앞장서서 행사가 성대하게 치러지도록 힘을 보태겠다.
웹툰시장이 정체기라고 하는데 원인과 해법은 뭘까?
원인과 해법 모두 다양성에 있다. 장르의 다양성은 독자의 다양성과 연결된다. 10∼20대뿐 아니라 30∼60대도 볼만한 작품이 많아져야 한다. 소재가 다양하고 이야기가 풍성해지면 독자층도 자연스레 넓어진다. 글로벌 시장으로 나아갈수록 특정층의 취향에 몰린 장르만 과생산하면 안 된다. 해외의 다양한 독자를 만족시키려면 장르의 다양성이 우선이다. 시장의 다양성도 필요하다. 네이버, 카카오 외에 특화하거나 전문적인 장르를 다루는 중소형 플랫폼도 있어야 한다. 나아가 해외 현지 플랫폼의 성장도 중요하다. 현지 작가의 작품도 대박이 나야 진정한 웹툰의 글로벌화라고 할 수 있다.
아이러브캐릭터 / 장진구 기자 master@ilovecharact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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