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진구 기자
master@ilovecharacter.com | 2025-10-09 08:00:31
고마컴퍼니가 행복을 그리는 작가로 유명한 에바 알머슨과 함께 뮤지컬 공연을 제작한다. 일상의 소소한 순간을 사랑스럽고 따뜻한 시선으로 그려온 작가는 프로듀서로 직접 참여해 최고의 제작진과 호흡을 맞춘다. 그녀가 새롭게 선보일 그림은 무대와 전시 공간으로 확장돼 지금까지 보지 못했던 몰입형 경험을 선사할 것으로 보인다.
한국과 인연이 깊다. 한국은 자신에게 어떤 곳인가?
에바 알머슨 제2의 고향과 같다. 16년 전 아트페어에 작품을 선보이려고 처음 한국에 왔다. 한국어를 한마디도 못했지만 내 그림과 그 안의 감정이 아주 특별한 방식으로 사람들에게 다가가는 걸 느꼈다. 아시아는 처음이었는데 마치 무언가의 문이 열린 것 같았다. 한국은 예술이 중요한 위치를 차지하는 나라다. 난 이곳에서 다양한 프로젝트에 참여할 수 있는 영광을 누렸다. 다양한 방식으로 꿈꾸고 창조하고 상상할 수 있는 기회를 얻었다. 한국이 특히 의미 있었던 또 다른 이유는 교육이다. 난 아이들이 항상 예술과 문화를 접할 수 있게 해야 한다고 믿는데 한국에서 이런 방향에 기여할 기회를 얻었다. 이런 경험이 큰 행복감을 주고 한국에 대한 애착을 느끼게 했다.
한국에서 수많은 전시와 협업을 진행했는데 기억에 남는 순간은?
이번에는 뮤지컬 프로듀서로 변신했다. 처음 제안을 받고 든 생각은?
에바 알머슨 내 작품을 바탕으로 뮤지컬을 만들겠다는 말을 들었을 때 마치 꿈만 같았다. 항상 내 캐릭터들이 살아 움직이는 모습을 보고 싶었다. 프레임 밖으로 나와 3차원으로 움직이고 노래하고 춤추고 그들의 이야기를 들려주는 모습을 보고 싶었다. 그저 아름다운 꿈이었지만 뮤지컬을 만들 기회가 올 줄은 몰랐다. 이 프로젝트는 완전히 새로운 모험처럼 느껴져 정말 기대된다. 전문가 팀과 함께 작업하게 돼 정말 행운이다. 이들은 창의력과 전문성이 뛰어나다. 나도 배우고 성장하며 여정을 즐길 멋진 기회다. 아주 특별한 경험이 될 거라 믿는다. 앞으로 나아갈수록 기쁨과 기대가 커진다.
뮤지컬 아이디어는 어디에서 얻었나?
박성일 2022년에 국립현대미술관에서 열리고 있던 에바 알머슨의 전시를 우연히 찾았다. 빨간 원피스를 입은 소녀의 그림을 보고 ‘이걸로 뮤지컬을 만들어보면 어떨까’란 생각이 문득 스쳤다. 그러고는 잊었다. 그러다 작년에 오다가다 정말 우연하게도 국내에서 에바 알머슨의 IP 사업을 진행 중이란 소식을 듣고 눈이 번쩍 뜨였다. ‘이게 무슨 운명같은 일인가’싶었다. 주위에 뮤지컬을 만들어보면 어떨지 물었더니 수많은 아이디어가 쏟아지더라. 그래서 결심했다. 연극영화과를 전공했지만 무대를 향한 꿈을 접었던 내가 35년여 만에 공연을 준비하고 직접 끌고 가려니 무척 설레면서도 한편으로는 어떻게 성공시킬지 고민도 많다.
무대를 어떻게 꾸밀지 궁금하다
박성일 이미 작고한 거장의 삶을 조명하거나 명화를 보여주는 공연은 있었지만 현존하는 작가를 위한, 그의 작품으로 무대를 꾸민 공연은 없었다. 그게 가장 매력적이어서 뮤지컬을 선택했다. 그간의 공연이 대사가 별로 없는 퍼포먼스 위주였다면 우리는 작가의 세계관을 서사가 있는 정통 뮤지컬 형태로 보여주려고 한다. 대본은 이미 나왔다. 그런데 공동 프로듀싱을 맡은 에바 알머슨이 어떤 감정으로 어떤 그림을 그리느냐에 따라 이야기도 달라진다. 아티스트가 직접 자신의 컬러를 입혀 극을 새롭게 구성하는 방식이 신선하게 느껴질 거다. 행복을 그리는 작가, 에바 알머슨이 강조하는 사랑, 행복, 가족이란 세계관을 70분짜리 공연에 담겠다.
언제 공개하는가?
박성일 초연은 내년 7월로 예정하고 있다. 지방 순회나 해외 투어도 염두에 두고 있다. 그보다 앞서 5월 1일부터 뮤지컬과 관련된 작품을 모아 전시를 먼저 열어 공연의 시작을 알릴 계획이다. 미술 작품을 종합예술공연으로 본다는 것도 매력적이지만, 내가 보고 느낀 공연을 그림으로 접하면 또 다른 감동을 받을 수 있다. 이번 전시와 공연은 한국전력과 공동으로 기획한 만큼 제대로 멋지게 보여줄 테니 기대해 달라.
공연을 기다릴 한국 팬들에게 한마디
에바 알머슨 뮤지컬을 통해 전하고자 하는 메시지가 있다. 주변의 작은 것을 바꾸면 큰일을 해낼 수 있다는 것이다. 아이들에게 할 수 있다는 용기를 불어넣어 주고 싶다. 아이와 부모가 공연을 보고 나갈 때 나도 히어로가 될 수 있겠다는 자신감을 가졌으면 한다.
아이러브캐릭터 / 장진구 기자 master@ilovecharact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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