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니작 이병준 대표, 딱히 비결은 없어요 실패해도 계속 문을 두드렸을 뿐이죠

Interview

장진구 기자

master@ilovecharacter.com | 2026-10-14 08:00:37

이병준 애니작 대표가 제9회 지식재산의 날 기념식에서 지식재산 진흥 유공자로 선정돼 산업통상부장관 표창을 받았다. 총 1,650분 분량에 이르는 자체 애니메이션 IP 창출과 국내외 저작권 · 상표권 확보로 권리화 기반을 다지고, 100여 개국 수출 및 라이선스 사업을 연계한 IP 수익 모델을 구축해 K-콘텐츠의 글로벌 경쟁력 제고와 지식재산 산업 발전에 기여한 공로다.
 


수상 소감이 어떤가?

지식재산의 날 기념식이 8년째 열리는데 산업통상부가 애니메이션 분야에 표창을 수여한 사례는 없는 걸로 알고 있다. 애니메이션과 캐릭터 IP의 가치를 문화콘텐츠 관점을 넘어 산업의 관점에서도 인정받은 점이 무엇보다 기쁘다. 정말 큰 행운이라고 생각한다. 이번 수상이 애니메이션 IP의 산업적 가치와 위상을 더욱 널리 알리는 계기가 되길 바란다.
 


어떤 의미를 부여하고 싶은가?

애니메이션과 캐릭터 IP가 단지 문화적 창작물을 넘어 라이선싱, 제조 · 유통, 수출 등으로 이어지는 고부가가치 산업 자산임을 인정받았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이번을 계기로 한국 애니메이션 IP의 산업적 가치가 여러 부처와 정책 분야에서 더 폭넓게 인정받길 기대한다.

그간의 노력 중 무엇을 가장 높이 평가했다고 보는가?

잘 모르겠다. 뭔가 많이 팔았으니 표창을 준 게 아닐까. 그렇게 보면 아무래도 콘텐츠 수출 실적을 높게 평가하지 않았나 짐작한다. <좀비덤>, <시간여행자 루크>, <인앱>, <스컬킹> 등 지금까지 우리가 만든 콘텐츠는 세계 100여 개국에서 방영했다.
 


해외 진출 비결이 궁금하다

특별한 비결은 없다. 그저 계속 문을 두드렸다. 해외 마켓에서 바이어에게 거절당하면 다시 다른 시장, 다른 바이어를 찾는 걸 무한 반복할 뿐이다. 작품 하나를 만들었다고 해서 해외 바이어가 알아서 찾아오는 일은 거의 없다. 처음에는 나도 좋은 작품을 만들면 당연히 해외에서도 알아주리라 믿었다. 그런데 나가 보니 아니더라. 한국에서 잘 만든 작품과 해외에서 사업이 되는 작품이 반드시 같은 건 아니다. 특히 해외 진출은 현지 시장과 사람을 이해하는 과정과 같다. 콘텐츠 비즈니스도 결국 사람이 한다. 한 번 만나 계약하고 끝나는 게 아니라 계속 만나고 우호적 관계를 만들어 가야 한다. 우리 작품이 100여 개국에 나갈 수 있었던 것도 뭐 대단한 전략이 있었다기보다 오랫동안 시장을 돌아다니며 실패해도 계속 문을 두드린 결과다.
 


제작 · 사업 환경이 어려워도 이 길을 고집하는 이유는?

오랫동안 방송 제작 현장에서 드라마, 다큐멘터리, 예능 같은 콘텐츠를 경험했다. 실사 콘텐츠는 기본적으로 카메라 앞에 존재하는 걸 찍는다. 물론 그것만으로도 무한한 이야기를 만들 수 있지만 애니메이션은 달랐다. 세상에 존재하지 않는 것까지 만들어낼 수 있으니까. 캐릭터를 만들고, 캐릭터가 살아갈 공간을 만들고, 그곳의 법칙을 정하고 이야기를 만든다. 아무것도 없던 곳에 하나의 세계가 생긴다. 그리고 방송이 끝나도 그 세계와 캐릭터는 사라지지 않는다. 누군가 기억하고 좋아해 준다면 IP로서 생명력을 계속 이어갈 수 있다. 솔직히 애니메이션 사업이 쉬워서 계속하는 건 아니다. 제작 기간도 길고 투자비도 많이 들고, 힘든 순간도 많다. 그럼에도 계속하는 건 아직 세상에 없는 걸 만들어서 남길 수 있기 때문이다. 우리가 만든 캐릭터를, 내가 가 보지도 못한 나라의 아이들이 좋아하고 있다는 얘기를 들을 때가 있다. 그런 순간을 한 번 경험하면 또 다음 작품을 만들게 된다.
 


준비 중인 차기작이 있다면 소개해 달라

진척이 가장 빠른 건 <다이노빌>이다. 동물들이 좌충우돌하면서 힘과 지혜를 모아 쓰레기섬을 지상낙원으로 바꿔 간다는 이야기다. 인간이 무분별하게 토해내는 쓰레기와 생명을 위협하는 독성물에 대한 경각심을 일깨워 미래 세대를 위한 환경 보전 메시지를 코믹하고 발랄하게 보여주겠다. <좀비덤>도 올해 탄생 10주년을 맞았다. 새로운 이야기로 기존과 또 다른 모습을 보여주기 위해 열심히 준비 중이다.

 

 

 

아이러브캐릭터 / 장진구 기자 master@ilovecharact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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