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현경 기자
master@ilovecharacter.com | 2024-08-20 11:00:52
간략한 본인 소개를 부탁드린다
리코와 핑코로 이뤄진 캐릭터 브랜드 모모레이의 작가다. 요즘 들어 새 아트워크와 이모티콘을 개발하고 있는데 인스타툰도 그리기 시작했다. 조금씩 새로운 모습을 보여 드리려고 늘 고민하고 있다.
<모모레이>의 탄생 배경이 궁금하다
해외여행 중 얻은 영감을 바탕으로 복고풍의 발랄한 캐릭터를 창작하고 싶었다. 토끼가 적합할 것 같아 리코를 개발했는데 행복한 일상을 함께할 친구가 필요해 핑코도 만들었다. 리코는 발랄하며 천진난만하고 패션과 리본을 좋아하는 러블리한 흰토끼다. 복슬복슬한 털의 핑크색 곰 핑코는 리코의 베스트프렌드다. 다정다감하고 친절하며 섬세한 소녀 감성을 지녔다. 둘은 우연한 계기로 도움을 주고 받으며 친한 친구가 됐다. 패션 코드와 라이프스타일이 잘 맞아 좋아하는 것들을 공유하며 서로의 필요를 채워주는 각별한 사이다. 모모레이는1980∼90년대 레트로 코믹스 스타일에 좀 더 현대적이고 키치한 무드를 캐릭터에 녹여낸 스타일이라 할 수 있다. 모모레이는 원래 작가명으로 썼는데 자연스레 캐릭터 브랜드가 됐다.
이모티콘을 개발할 때 중점을 두는 부분은?
캐릭터를 귀엽게 그려 호감을 얻는 것도 중요하지만 일상 대화에 유용하게 쓰이고 최신 트렌드를 반영하는 것이 성공의 관건이라 본다. 그러나 캐릭터가 롱런하려면 당장의 트렌드만 좇는 것보다 캐릭터 성격이나 스타일과 잘 맞게 표현하는 것 역시 중요한 것 같다. 그래서 ‘사람들이 대화에 어떤 메시지를 담은 이모티콘을 쓸까?’ 라는 보편성을 먼저 생각한다. 그러고 나서 최근의 밈이나 트렌드를 참고해 메시지를 정한 뒤 캐릭터 성격과 어울리는 동작으로 표현한다. 사실 이모티콘을 만들 때 아이디어 구상부터 모션 작업까지 전 과정이 무척 고되다. 플랫폼 승인도 받아야 해서 내가 하는 작업 중에 가장 난도가 높은 것 같다.(웃음)
팬들과 어떻게 소통하나?
팬의 90%가 여성인데 20대 중반에서 30대 초반이 많다. 국가별로는 태국, 타이완, 한국, 일본 순으로 많더라. 브랜드가 오래된 만큼 오래된 팬이 꽤 있다. 팬들이 인스타그램에 코멘트를 달면 댓글을 쓰거나 DM을 보내는 식으로 소통한다. 응원 글이나 어떤 제품이 나오면 좋겠다는 바람을 담은 DM이 많이 오는 편이다.
기억에 남는 콜라보레이션 사례를 소개해달라
에이치엠플러스와의 협업이다. 다이소에 다양한 제품을 출시 중 인데 모모레이 브랜드를 대중에게 알릴 수 있었던 절호의 기회였다. 에이치엠플러스도 브랜드에 대한 이해도가 높았고 디자인도 재밌고 다채로워 매우 만족스러웠다.
해외 진출 현황은 어떤가?
올초부터 일본 오사카와 교토에 지점을 둔 코스메틱·잡화전문점 무닛(Munit)에 입점해 자체 제작한 폰케이스와 잡화를 판매하고 있다. 하반기에는 아동복 브랜드(Caitac Family)와의 콜라보레이션도 진행하고 도쿄 걸즈 컬렉션 행사에서 모모레이를 소개할 예정이다. 매달 105만 부를 발행하는 하이틴 대상의 월간지 스위트(Sweet)에 모모레이 콘텐츠도 연재한다. 수많은 유명 캐릭터의 본고장인 일본에 모모레이가 진출하게 돼 무척 영광스럽다.
타이완에서 인기를 얻은 계기는?
라인 메신저에 스티커(이모티콘)를 지속적으로 올리면서 인지도를 높일 수 있었다. 조금은 이국적인 모습이 타이완에서 선호하는 감성과 스타일과 잘 맞지 않았나 생각한다.
캐릭터 브랜드화를 시작하는 작가들을 위한 조언 한마디
난 운좋게도 활동을 시작한 지 얼마 되지 않아 에이전시를 만나 수월하게 진행할 수 있었다. 다만 몇 가지만 꼽는다면 매뉴얼 가이드를 만들 때 인터넷에 일부 공개된 다른 매뉴얼을 많이 찾아보고 참고했다. 상품화에 앞서 저작권을 등록했고 최초 캐릭터 공표일을 인터넷에서 누구나 확인할 수 있도록 블로그에 올렸다. 상표 등록은 직접 진행하진 않았지만 등록을 대비해 브랜드 로고도 만들어놨다. 브랜드명도 특허청 사이트에서 중복되는 이름이 없는지 찾아보고 확정했다. 해외 상표권 등록 여부는 확인할 수 없었지만 최소한의 대비는 했다고 생각한다.
캐릭터 브랜드를 운용할 때 주의할 점은?
브랜드는 콘텐츠 자체로 존재하기보다 다양한 유무형의 상품이 나와야 유지할 수 있다. 따라서 늘 상품화를 염두에 두고 콘텐츠를 드는 게 중요하다. 시중에 나온 캐릭터 제품뿐 아니라 다양한 제품을 보며 제품의 매력과 특징을 잘 캐치하는 감각과 안목을 키우는 것도 필요하다. SNS를 운영할 때 계정 보안에 특별히 신경 써야한다. 꼭 2단계 인증 설정을 하고 정기적으로 백업해야 한다. 만약의 경우를 대비해 2개 이상의 플랫폼에 작품을 업로드해두는 것이 좋다. SNS를 운영하더라도 브랜드 소개와 아트워크가 한 눈에 보이는 공식 홈페이지가 있다면 더욱 좋다. 대중과는 SNS로 소통하지만 협업을 원하는 기업은 홈페이지를 참고하는 경향이 있다. 또 소량이라도 자체 제작한 상품이 있으면 상품화 예시를 보여줄 수 있다.
브랜드의 지향점은?
일상의 작고 귀여운 행복이라고 할 수 있다. 리코와 핑코는 순수한 에너지로 하루하루를 가꾸고 채우며 서로의 일상을 공유하고 교감한다. 행복을 멀리서 찾으려 하지 않고 일상과 소중한 사람에게서 찾는다. 모모레이가 더 많은 사람의 삶 가까이로 가 소소한 일상의 행복과 즐거운 에너지를 전해줄 수 있으면 좋겠다.
아이러브캐릭터 / 김현경 master@ilovecharact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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